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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6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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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2 03:59
NUMINOSE & RELIGIO
'원시인들의 생활은 언제나 어딘가에 숨어서 빈틈을 노리고 있는 정신적 위험의 가능성에 관한 끊임없는 배려로 가득 차 있고, 그 위험을 완화시키려는 시도는 수없이 많다.' '무의식의 예기치 못한, 위험한 경향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는 오직 하나의 목적으로 실시되는 마술적 의식이 수없이 많다.' (융 기본저작집 4권, 인간의 상과 신의 상) 참 많이 공감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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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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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1 01:19
방랑
영웅들은 대개 방랑자들이다. 방랑은 그리움을 나타내는 상이다. 잃어버린 모성을 찾고 있는 상이다. <융 기본저작집 8권, 영웅과 어머니 원형> 마음뿐이긴 했어도 비박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가끔 산행에서 만나는 그들을 보면 경외감마저 느꼈었다. 비박이란 사실 우리말로 하면 한뎃 잠이다. 결국 50 초반에 캠핑을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장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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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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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30 01:53
스팀잇도 봄인가?
제 feed에 올라오는 글들이 다채로와지고 있네요. 마치 봄 꽃들의 향연처럼. 첨 뵙는 분들도 많고 글의 내용도 그렇고. 봄은 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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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7 03:57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오이디푸스는 무서운 어머니상에 대한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융 기본저작집 8권, 영웅과 어머니 원형) 스핑크스가 내 놓은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 수수께끼는 바로 오이디푸스에게 제시한 함정이었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오성을 과대평가한 나머지 순전히 남성적인 방법으로 접근했고 의기양양하게 수수께끼를 풀고 입성했다.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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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6 02:21
도약은 두려우니 징검다리.
살면서 세번가량의 panic attack을 경험했다. 한 겨울 홀로 들어섰던 세종대왕 기념관 주전시실. 벽에 걸린 키보다 컸던 인물들의 그림도 그림이었지안 공간이 압도했었다. 칠흙같던 김녕굴의 입구. 마치 어둠의 괴물 아가리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어느 사찰 대웅전의 뒤켠을 돌았을 때 보였던 탱화. 그순간 난 얼어붙었다. 이 모든 공포는 아니마 원형을 자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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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2 09:08
2차 세계대전은...
영화 '남아있는 나날 (The Remains of the Day)'은 '순진해 빠져 영혼까지 털리는 영국 귀족 신사와 차갑게 매력적인 팜므파탈 독일 여인, 발에 끼는 구두를 신고 본데를 또 보느라 물집이 잡혀 쩔쩔 매는 뚱보 프랑스인, 당신들은 아마추어라 일갈하는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은 실용주의자 미국인. 이들이 펼치는 희대의 우화'라고도 읽힌다. 그러고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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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2 04:43
남아있는 나날 (The Remains of the Day)
영화 '남아있는 나날 (The Remains of the Day)'은 1989년 노벨상 수상자인 일본 태생의 영국 작가 카즈오 이시구로 (Kazuo Ishiguro)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라는군요. 그 소설은 이미 그 해에 맨부커상을 수상했다고도 합니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이 소설을 원작으로 1993년에 동명의 영화를 제작하였고 아카데미는 이 영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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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1 11:00
풋내기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는 나른한 주말 저녁입니다. 반쯤 내린 블라인드 아래, 창너머 왼 편으론 짙거나 옅은 연두색 나무 숲, 그리고 오른 편엔 초록으로 이어지는 가로수, 그 사이를 사선으로 가르는 포도, 그 위를 수 놓은 빨간색 브레이크 등의 긴 사슬. 안경을 벗고 바라보는 그 빛은 희미한 윤곽 덕분에 더욱 영롱합니다. 그리고 오른 편 가로수 너머 몇 동의 아파트,
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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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9 23:06
몇 글자 저의 댓글에도 보팅?
굳이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제 체면치렙니다. 호의는 호의로 그냥 받으면 될 것을 이렇게 번잡하게 포스트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저는 쿨하지 못 한, 정말 꼰댑니다. 그리고 은혜를 입었다면 입으로 '감사', '감사'하며 립서비스를 할 것이 아니라 비록 고래가 아니어도 작으면 작은대로 저도 그렇게 제 글에 달린 댓글에 보팅을 하면 될텐데, 꼭 이렇게라도
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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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8 15:40
철죽이 흐드러지던 때
아내와 식사를 하고 돌아오던 길가에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꽤 오래 된 일이긴 해도 생생히 기억되는 일이 있다.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이 4월 하순 어느날이고 그날을 며칠 남기고 있었던 일이니 딱 이맘때이다. 밀레니엄으로 소란스럽던 만 18년 전의 일이다. 이런 저런 연유로 본의 아니게 몇달째 빈둥대던 때였다. 어설픈 죄책감에 오랜 냉담을 풀고 성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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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7 02:24
정수란 이의 얘기. 에필로그
책임감, 엄격, 강직, 성실, 절제, 겸손, 온화, 배려, 공감... 참 좋은 미덕들입니다. 하지만 그 좋은 미덕들 뒤로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두려움, 유약, 시기, 질투, 분노, 탐욕, 교만이 그 모습입니다. 어릴적에 그림자는 의식의 뒤편으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미덕들은 필요에 의해 드러났고 어느 순간 합리란 이름으로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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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 23:22
정수란 이의 얘기 # 10 가장된 겸손, 교만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정수는 거의 모든 과목에서 두각을 내보였다. 영어는 1학년 겨울방학에 학원 수업을 통해 '성문종합영어'가 너덜너덜 해지도록 이미 보고 또 봤다. 마찬가지로 수학 역시 그때 수강한 해법수학 II를 통해 고등학교 전과정 수학을 이미 마쳤다. 당시의 대학입시는 예비고사라는 것만 통과하면 가고싶은 대학을 지원하고 국영수만으로 따로 대학 주관의
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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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 13:21
宿命
엄숙한 명령이라고 읽어도 될까? 물론 숙명의 宿과 엄숙의 粛자는 다르긴 하다. 숙명의 命자도 목숨 명이고 명령의 命자도 목숨 명인게 놀랍다. 한자에는 문외한이라 운명, 혹은 숙명에서와 같은 목숨 命자를 명령에서 쓴 이유는 모르겠다. 운명은 앞에서 날아오는 화살이고 숙명은 뒤에서 날아오는 화살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운명은 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삶의 끝은?
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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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 01:19
젊은 이의 부고.
매번 누군가의 죽음은 슬프다. 슬픔은 나와 가까왔던 만큼과 비례한다. 특히나 나보다 젊은 이의 죽음은 더 슬프다. 오늘 아침, 20년의 인연만큼 슬프게 나보다 젊은 이의 부고를 받았다. 이미 1년 하고도 얼마 전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을 때 오늘을 생각했지만 방정 맞은 생각은 생각대로 될 수 있어 억지로 접으려 애썼었다. 생각대로 되었다.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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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018-04-14 17:17
A talk from a person named 'Jung soo'
Prologue The beginning was a slow and worn forging. Breathing seemed to fade and fades. The tune that was going to be cut off as if it was bored enough, is to be bended for a moment. From a giddy vi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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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4 12:38
정수란 이의 얘기 # 9 소풍
정수는 1남2녀의 맏이인데다 동생들과는 터울이 길다. 정수가 태어난 다음 해에 세상에 나온 여자 아이는 며칠을 넘기지 못 하고 떠났다고 했다. 4살 터울인 여동생 뒤로도 셋인가가 태어나고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났다. 늦둥이 막내와는 띠동갑이다. 지금도 막내를 업고 기뻐하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정수는 그런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었다. 하루가 버겁기만 하던 엄마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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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4 04:28
정수란 이의 얘기 # 8 나르시스
그렇게 1학년을 마치고 또 시간은 흘러 정수는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 여름방학을 앞 둔 때였다. 별로 친하진 않았지만 교복 바지 주머니에 똑딱 단추를 달고 나팔 모양으로 밑단을 넓힌, 당시로선 최첨단으로 트렌디하게 교복을 입던 호진이가 제안을 하나 했다. 종로에 가면 어마무시한 학원들이 즐비한데 그곳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엄청난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영문법
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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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3 13:06
정수란 이의 얘기 # 7 자존심이란 이름으로 덮인 부러움과 질투
5학년 즈음 정수의 내면에서 일어난 변주가 드러난 것은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였다. 사실 그 전에도 정수의 기억에 깊게 뿌리 내린 사건이 하나 있다. 1학년 2학기 초였다. 여전히 말은 없었지만 그런대로 상위 10%정도의 성적과 미술 시간이면 보여주던 나름의 기량은 그대로였다. 하루는 반장이던 영준이가 정수에게 다가왔다. 평소 말을 섞을 일은 없는 사이였다.
spacey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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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3 04:58
정수란 이의 얘기 # 6 도둑질
주번의 달콤했던 기억 탓일까? 여름 방학을 맞은 정수는 어느 날부터 엄마가 집을 비운 시간에 집안의 빨간 색 돼지 저금통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저금통을 뒤집어 흔들어서는 핀셋으로 동전을 꺼내기 시작했다. 동전을 넣는 틈을 손상 없이 최대한 보존하면서. 영악하기론 당해낼 사람이 없는 것이 분명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4살 어린 여동생에겐 그 일부를 나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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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3 03:39
막간
정수란 이가 기억해낸 것들이 어디 이것 뿐이겠읍니까만 나름 뇌리에 깊게 박힌 기억들로 적어봤습니다. 이 이는 기억들을 더듬어가며 지금의 자신을 보려고 합디다. 그러곤 하는 말이 '사는데 쫒겨서...'란 변명은 비겁해서 그랬던 거라고. 사실은 돌아볼 용기를 내지 못 하고 있었던 거라고. 도리던 합리던, 혹은 무슨 이름으로던 짜집기를 해놓는 것은 여러모로 편리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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