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엄격, 강직, 성실, 절제, 겸손, 온화, 배려, 공감...
참 좋은 미덕들입니다.
하지만 그 좋은 미덕들 뒤로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두려움, 유약, 시기, 질투, 분노, 탐욕, 교만이 그 모습입니다.
어릴적에 그림자는 의식의 뒤편으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미덕들은 필요에 의해 드러났고 어느 순간 합리란 이름으로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충천한 미덕들은 페르소나가 되어 제 얼굴을 덮었습니다. 어느새 저는 그 얼굴이 제 본 얼굴이라 착각했지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고나선 누군가에게서 발견하는 그림자에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남의 눈에 티는 확연해도 제 들보는 안 보였으니까요.
우연히 발견한 스팀잇이 거울이 되었습니다. 잊고 살던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올랐습니다. 덕분에 시선은 뒤편을 향했고 따라가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실은 아직도 희미합니다. 어둠 속에서 바라보니 그럴 밖에요.
차마 너무 부끄러워 내놓지 못 한 것이 훨씬 많기는 합니다. 그나마 제가 봤으니 됐습니다.
그렇게 정수씨는 살아갑니다.
지나간 '정수란 이'의 얘기들
프롤로그
1. 부담
2. 지적 허영
3. 분노, 그리고 두려움
4. 피해의식, 두려움과 분노가 만났을 때
5. 권력, 완장의 다른 이름
막간
6. 도둑질
7. 자존심이란 이름으로 덮힌 부러움과 질투
8. 나르시스
9. 소풍
10. 가장된 겸손, 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