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란 이가 기억해낸 것들이 어디 이것 뿐이겠읍니까만 나름 뇌리에 깊게 박힌 기억들로 적어봤습니다.
이 이는 기억들을 더듬어가며 지금의 자신을 보려고 합디다.
그러곤 하는 말이 '사는데 쫒겨서...'란 변명은 비겁해서 그랬던 거라고. 사실은 돌아볼 용기를 내지 못 하고 있었던 거라고.
도리던 합리던, 혹은 무슨 이름으로던 짜집기를 해놓는 것은 여러모로 편리했었다고 합디다. 어쩌면 용기를 냈다고 하는 지금도 기실은 그 덫을 못 벗어난 건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사실 기억을 받아 적는 제가 보기에도 이런 혐의가 짙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만 놓고 보면 지나치게 평면적입니다. 설핏 봐도 눈에 띱디다.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든 흔적은 안 보이더군요. 피해의식에 갇혀있는 모습도 여실합디다.
괴물을 죽이고 보물을 얻는 영웅 만들기와 차이를 모르겠더군요. 나르시시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고 보는게 타당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다만 기억들은 정리되어야 하고 또 바깥으로 나와야, 그렇게 펼쳐져서 드러나야 그나마라도 실루엣이나마 보입니다. 내친 길이니 가봐야죠.
정수란 사람이나 받아적는 저나 아직은 거기까지가 몫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