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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7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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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니아꽃은 지고
저의 산책길에 아로니아를 경작하는 작은 농원이 하나 있습니다. 몇 해 전 가을, 검푸른 열매들이 포실하게 익어가는 그곳에서 묘목 5그루를 분양 받았습니다. 이녀석들이 잘 자라 기특하게도 작년에는 몇 송이 열매를 맺었습니다. (몇 일 전 찍은 농원의 아로니아들 입니다.) 올 봄에는 저의 뜰에도 화사한 꽃들이 풍성하게 피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보는 이마다 예뻐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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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회를 먹다
부산 친구와 거닐던 옛 추억이 떠올라 일부러 기사 아저씨께 부탁드려 아름다운 달맞이 고개를 넘어 대변항으로 갑니다. 아주 오래전엔 이 길이 고리를 거쳐 울산까지 이어졌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변항은 상징조차 멸치입니다. 포구의 거리입니다. 이른 시간이어선지 아직은 한산합니다. 멸치 터는 광경을 내심 기대했었는데... 부두에는 멸치잡이 배들이 고적하게 정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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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안녕!
철 이른 송도 해변을 거닐다 발을 담가 봅니다. 날씨조차 흐려선지 지나던 객들이 "물이 좀 차지 않나요?" 묻기에 "즐길만 합니다." 라고, 대답했지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재미있게 노는 할머니와 아기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곁에 서너 마리의 물새가 사람들의 잦은 왕래에도 꺼리낌없이 놀고 있습니다. 이 멋진 광경을 담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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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제3
5월의 어느날 초저녁, 발그스레 익어가는 앵두나무 아래 우리가 모였습니다. 작기는 하지만 도담스레 맺힌 열매 무게에 가녀린 가지들이 축축 늘어져 있어 손이 닿는대로 몇 개를 따 입에 넣었습니다. 새콤하고 달콤한 즙과 향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의자를 둥글게 모으고 둘러앉아 음악회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진의 '카로미오 벤' 이 영의 반주를 타고 흐르자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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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시길...
퇴근 후 집 근처 주점에서 양꼬치를 안주삼아 한 잔 했습니다. 매콤하게 양념된 꼬치를 불판 자체가 돌리며 굽고 숯향까지 배어들게하니 타지도 않고 맛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고픈 말은 양꼬치가 아니라 마주앉은 숙녀 이야기입니다. 저의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있는 딸의 사진입니다. 이 아이가 어느새 자라 아빠랑 술잔을 나누고 있는 겁니다. 이녀석이 어렸을 때, 중.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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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반팔 옷 꺼내려다 얼핏 창밖을 보았어요 오셨다 가시려는 걸 서둘러 뛰어나가 눈인사 건네는데 에두른 담장 따라 서성이다 차마 돌아섰지만 바람에 스쳐 꽃비 내리던 앵두 송글송글 오르는지 한 번 더 기웃거리지요 웃으시더니 아주 가버리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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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마주친 꽃
아침 산책길에 만나는 꽃입니다. 종모양의 분홍 꽃송이들이 담장 안에 다소곳이 피어있습니다. 코가 다을 듯 고개 숙여 보니 뭔가 연상되는 모양이긴 한데... 이 예쁜 꽃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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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제2
사실 처음엔 가장 구석에 서 있는 앙상하고 볼품없는 나무가 앵두라는 것도 몰랐는데, 친구가 주전자 하나를 들고 와 한 잔씩 따라 주며 빛깔 곱고 향그러운 이것이 앵두주라는 겁니다. 그 술 한 잔 몰레 마시고는 갑자기 앵두가 어떤 나무인지 열매는 무슨 맛일지 궁금해졌습니다. 그 친구 말로는 열매가 예쁘긴 하지만 너무 셔서 잘 먹진 않는 답니다. 그리고 4월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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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제1
내 작은 뜨락엔 어느새 앵두가 송글송글 맺혀있습니다. 여러 해 전 이곳에 머물만한 처소를 마련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몇 그루 나무를 심는 것이 었습니다. 친구네 집 뜰에 서 있던 대추나무 대학 시절 추억이 깃든 라일락 삼남 어디선가 마주쳤던 미선이 서양 귀족들이 먹던 열매가 맺힌다는 말에 현혹되어 심은 아로니아 다섯 그루 그리고 오늘의 화두인 앵두나무 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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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꽃
<애기똥풀꽃> 봄 나비를 쫓아다니던 우리 아기가 함께 놀던 햇살 곁에 주저앉아 조그만 손아귀를 옴켜쥐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용- 쓰길래 응가라도 하나싶어 다가가 보니 꼭, 고것인양 앙증맞은 꽃들이 산자락에 묻어있군요. 어쩌면 아기를 따라하던 봄 햇살이 살짝 지린 똥꽃인가요? 한 송이 꺾어 별 생각 없이 코끝에 대어보았는데 에구구- 샛노란 그 똥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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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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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 진달래
<천마산 진달래> 불이야 불 분홍의 산불이야 4월, 푸석한 하늘가를 달궈 이팔청춘 생가슴 다 살라버릴 봄바람이 들레어 처녀애들 속옷 빛깔 보일라 수줍을수록 풋풋한 꽃내음 이는 불이야 불 아주 진홍의 꽃불이야 NAVER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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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를 두 번 건너다
광안대교를 건너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석양이 물듭니다. 어둠이 내렸습니다. 28층에서 본 광안대교입니다. 밖으로 나와 해안도로를 걷다가 제방 너머로 보는 광안대교의 야경입니다. 제방 너머 밤바다는 어둠에 잠겨있고 방파제에 부딛는 파도 소리만이 청아합니다. 멀리 밤배들의 불빛이 점점이 물위에 떠있습니다. 날이 밝았습니다. 이제 저 다리를 다시 건너 자갈치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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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철쭉> 요 몇일 시달린 하늘가에 피었다 늙은 잡부의 노역으로 이식된 꽃 그래야만 하는지 화단은 어설픈 격식을 준수하고 거기에 서슬 다부진 꽃 아파트 벽에 새겨진 브랜드만큼이나 분명하게 애증이 된 꽃 무심하자 했지만 황사를 제치고 아프게 눈에 박히는 꽃 그러니까 못 본 척 꽃그늘에 누워 꽃이 되자는 꽃 NAVER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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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에서 해상케이블카를 탔습니다.
대학 시절 부산 친구를 찾아와 조개구이를 먹던 송도는 참 많이 변했군요. 무엇보다도 해상케이블카가 눈길을 끌어 타기로 했습니다. 투명한 발밑으로 방파제가 보입니다. 바다로 가는 길 위를 걷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와우! 하늘에서 보이는 바다가 일렁입니다. 입항을 기다리는 건지 멀리 배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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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보
오늘도 하늘은 뿌였습니다. 미세 먼지, 초미세 먼지, 황사가 겉힌 날이 드물어 약수터 나들이를 자제했습니다만 오늘은 초미세 먼지 경보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집을 나섭니다. 제일 먼저 또랑에 사는 송사리 친구들을 만납니다. 지난 겨울을 잘 견디고 힘차게 유영하고 있습니다. 핸드폰은 들이댔더니 놀라 모두 숨었는데 한참을 나오질 않는군요. 제가 좋아하는 목련은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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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출근해서 창을 여니 잿빛 하늘 기대는 창가에 짙은 향기가 밀려듭니다. 정신없던 3월이 지나고 조금은 대학생다운 스무 살의 4월, 소녀들의 속삭임보다 황홀하게 마음 빼았던 그 향기입니다. 제가 다니던 대학의 문리대 건물은 오랜 풍파를 견뎌냈지만 드디어 세월다하여 무너질 듯 복도마저 삐걱거리던 2층 돌집이었습니다. 늘 우중충한 분위기가 감돌던 이 건물의 백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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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목마른 화단에 물을 주려다 눈길을 주고만 보랏빛 향기 안녕! 인사하려 쪼그려 앉아 보니 작은 꽃잎에는 몇 개의 줄무늬와 흰 빛깔도 숨어 있습니다. 이파리만 보면 영락없이 들풀이지만 가녀린 목아지에 힘주어 손톱만큼 4월 하늘을 우러르고 있습니다. 하나, 둘, 셋 혹은 한 옹큼 모여도 딩구는 목련꽃잎보다 작은 이들이 너른 둔덕을 마다하고 앵두꽃 그늘 밑 돌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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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니3
서울특별시민 시절 자주 찾던 횟집이 있었습니다. 회식이나 손님맞이를 늘 그곳에서 하고, 출출하거나 한 잔 생각이 나면 들르곤 했던 곳입니다. 어느날 그집 주인장에게서 특별한 횟감이 들어와 단골들에게 대접하려 하니 퇴근 후 오셨으면 한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늘 앉던 자리에 앉자 내가 평소 즐기던 따뜻한 술과 도톰하게 썬 회 한 접시를 내놓습니다.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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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모자에게 듣다
<밀짚모자에게 듣다> 좀 찌푸린들 이미 유채꽃밭에 노는 소녀의 가슴은 마냥 설레었더니, 어쩌다가 차디찬 손으로 움켜쥔 물 위로 서먹한 하늘이 고이고 궃은비는 권태로운 환절기의 맑은 콧물 팽- 풀어버려야 할 것을 부질없이 종일 훌쩍인다 사무쳐 목메는 엄마 무르팍에 고개 묻어버리면 울컥 예사롭던 바다마저 제 가슴 치고 멍들어 맴돌이치는데, 먹먹하여 붉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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