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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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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투자자, 시민 기자 그리고 스티미언. "삶은 지식과 경험의 보고(寶庫)이자 향연이다. 그러므로 나 풍류판관 페트로니우스가 다음처럼 말하노라." - 사티리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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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1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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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자전적 소설] 13편
그녀는 이번에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키스하고, 제대로 된 애무도 없이 그녀의 팬티를 벗겼다. 술 냄새 나는 입으로 다짜고짜 그곳을 빠는 내게 그녀가 무슨 감정을 느꼈을지는 여자로 태어나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 그나마 이불 속으로 들어가 그걸 했다는 것은 최소한의 매너는 되었으려나. 섹스에서 혀는 양날의 칼이다. 잘 사용하면 좋지만,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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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10.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오타쿠들이다
혜수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그날 이후 나는 한동안 하나를 피해 다녔다. 그녀에게 혐오감이나 실망감을 느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단지 그녀와 마주칠 자신이 없었을 뿐이다. 치부를 드러낸 쪽은 그녀인데 왜 내가 먼저 기가 죽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하나가 그렇게 독하고 악질적인 여자애는 아니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에 현실을 부정하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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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9. 투명인간
<김웅섭은 왜 저런 삶을 살게 되었을까? 그것이 과연 스스로 택한 길일까?> 나는 정리하고 있던 보고서의 마지막 문항을 적었고 그 답을 찾아내기로 했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김웅섭을 찾아가 넌 대체 왜 이 모양으로 살게 되었냐고 윽박지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좀 더 본질적인 접근을 위해 나는 김웅섭의 과거를 탐문하기로 했다. 역사로부터 현대사회를 진단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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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8. 특별한 공부
어둑어둑 해가 지면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즐겁다. 하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요즘 부쩍 나에게 적극적이라는 건 의식하고 있었지만, 지난번 김웅섭의 고백사건 이후로 나는 행실을 좀 더 조심하기로 했다. 굴뚝에 들어간 소년, 그리고 굴뚝에 들어가지 않은 소년. 둘 중에 굴뚝 안 들어간 소년이 먼저 세수를 한다지 않는가? 나는 일상적인 호의를 오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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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7. 아버지의 짐
양선생에게 수업을 들은 이후로 내 성적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시험에서는 드디어 마의 80점 고지를 돌파했다. (전에도 한 번 얘기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수학 시험에서 단 한 번도 80점을 넘어본 적이 없다.) 토요일 오후에 학원에 가니 양선생이 전에 없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디서 전해들은 건지 양선생은 내 수학성적이 30점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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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6. 겨털머리 엘비스
주말에 박하나와 용산에 영화 보러 갔었다. 극장 옆 백화점에는 프라모델을 파는 큰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박하나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나는 그 프라모델 샵 쇼윈도를 들여다보았다. 가게 안에는 건프라와 일본 애니메이션 피규어들이 즐비했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다 있네?’ 신기해하던 참에 한 무리의 남자들이 가게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오는 걸 보았다. 맨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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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5. 고독한 천재
박하나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새로운 단서를 찾았다. 작년 한 해 동안 양선생의 수업을 들은 하나는 의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양선생이 김웅섭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 아마 자기 아들 때문 일거야.” “양선생님 아들?” “왜? 양선생이 모태 쏠로라도 되는 줄 알았어?” “그건 아니지만, 유부남일 줄은 몰랐는데.” 하나는 그런 내 반응이 재밌었는지 키득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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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4. 탐문수사
한 달 내내 나는 어김없이 학원 보충수업을 들었다. 김웅섭은 전과 달리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 수학 문제를 풀었다. 양선생은 첫인상과 다르게 제법 샤프한 사람이었다. 성격은 더러웠지만 그의 강의력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덕분에 양선생에게 배운지 고작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나의 수학 실력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었다. 하기야 매일 밤 이렇게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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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3. 유병훈의 증언
학교 점심시간에 1학년 때 친구들과 노닥거리며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못 보던 사이 병훈이는 같은 반에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긴 듯 했다. 나는 병훈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애 조언들을 잔뜩 해주었다. 한 달 만에 차이긴 했지만 어쨌거나 나도 연애 경험이 있긴 하니까. 다소 과장 섞인 내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병훈이의 순진한 눈망울을 보자 며칠 전 운동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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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2. 푸닥거리
“너 이제 피곤하겠다. 양선생한테 찍히면 괴로울 텐데.” 박하나가 빨대 꽂은 바나나우유를 홀짝거리며 말했다. 그녀는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다. 실력 좋은 박하나는 나와 달리 선생님들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나는 1학년 때 그녀와 같은 반이었다. 그리고 한때는 내가 그녀를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몇 번 추근거리기도 했지만 그녀와의 관계가 생각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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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더쿠스] 1. 신인류의 등장
아이들이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햇볕에 그을린 맨다리로 벌써 몇 바퀴째다. 태양이 나무한그루 없는 운동장을 통째로 녹여버릴 것만 같다. 눈이 부셔서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땀방울은 미간의 굴곡을 따라 눈으로 흘러든다. 손등으로 눈을 훔쳐보지만 땀에 젖은 손으로 땀을 닦는 건 소용이 없다. 그때 신기루 같은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운동장 구석에서 살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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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4. 세계 공산당 선언 中 발췌
한마디로 공산주의자들은 어디서나 현존하는 사회 정치 제도를 반대하는 모든 혁명 운동을 지지한다. 이러한 모든 운동에서 공산주의자들은 소유 문제가 더 발전한 형태를 취하고 있느냐 덜 발전한 형태를 취하고 있느냐를 가리지 않고 이 문제를 운동의 근본 문제로 앞에 내세운다. 끝으로, 공산주의자들은 모든 나라 민주주의 정당의 단결과 협력을 위해 어디서나 애쓴다. 공산주의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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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연구] 18. 징기스칸의 훈요 30조 中 마지막
우리 몽골인들의 즐거움이란 배신자와 적들을 모두 죽이고, 다른 사람이 힘들여 일궈놓은 재산을 약탈하며 그들을 소리 높여 울게 해 그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얼룩지게 하고, 그들의 처첩과 딸의 배꼽을 침대나 이부자리로 삼아 깔고 누워 그 붉은 입술을 빠는 데 있다. 「징기스칸의 훈요 30조 中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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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연구] 2. 오페라의 유령 中
"종국에는 알게 될 것이다. 내 힘이 자라고 있으며 너를 압도한다는 것을." 「오페라의 유령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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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자전적 소설] 12편
그렇다면 그 논리적 툴에 맞게 제가 그 사람을 죽여야 하는가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아직 그 사람을 미워하고 있는가를 보자. 나는 여자애 셋을 태워죽인 은봉암 사건의 가해자를 피해자만큼 동정한다. 군 복무 중 집을 빼앗기고 가족이 해체되는 걸 보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젊은 청년이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원한에 의한 살인 관계는 보통 괴로워야 일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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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평전] 3. 셜롬 홈즈의 마지막 인사 中 발췌
셜록 홈즈 이야기 중 마지막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쿨한 사람은 없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만 그래도 친구라는 관계는 돈 문제만 얽히지 않으면 적당한 거리에서 늘 유쾌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 같은 감상과 관련하여 여태껏 읽은 글 중 가장 아름답다고 여겨 여기 포스팅 합니다. "한잔 더 어때, 왓슨?" 임페리얼 토케이의 병을 내밀면서 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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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평전] 15. 정 변호사
인턴 기간 중 만난 모 로펌의 정 변호사는 참 미남이었다. 살짝 보면 정준호를 닮았다. 자세히 보면 정준호와는 좀 다르다만 떨어지는 수준으로 다른게 아니라 '비슷한 수준'으로 달리 생긴 얼굴이었다. 키는 185를 좀 넘었던 것 같고, 몸은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았다. 출신 대학은 연세대. 정확히는 모른다만 그 나이대에 상위 1%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고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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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의 에로스] 9. 르네 마그릿의 「연인」
르네 마그릿의 <연인> 누군가는 이 그림이 세상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만큼 행복한 두 사람을 표현했다고 말하는데, 아무리 쳐다봐도 난 이 그림의 속 연인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어두운 채색과 흐릿한 윤곽 속, 연인이지만 서로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그저 자신이 상대에게 투영한 이미지를 사랑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닌가 싶다. 타자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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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연구] 1. 엘리노어 루즈벨트
주목을 끌고 선망의 눈초리를 받은 것이야말로 내가 10대시절 내내 원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주의를 끌거나 선망을 받을 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엘리노어 루즈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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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자전적 소설] 11편
HJ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취업과 로스쿨을 준비하며 만났던 여자이다. "네가 사랑스럽다." "네가 보고 싶어 죽겠다." "네가 그 사람과 같이 있어서 질투가 났다." 이런 말은 하기 쉽지만, "현실이 비루해서 너 정도로 타협했어.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중인데 내가 더 잘난 사람이 되서 괜찮은 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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