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릿의 <연인>
누군가는 이 그림이 세상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만큼 행복한 두 사람을 표현했다고 말하는데, 아무리 쳐다봐도 난 이 그림의 속 연인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어두운 채색과 흐릿한 윤곽 속, 연인이지만 서로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그저 자신이 상대에게 투영한 이미지를 사랑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닌가 싶다.
타자와의 소통과 그 불완전성,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고 그 인식까지 가지 않는 사랑은 허구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서로가 깊이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다.
"사실상 그들은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버리는'것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 에리히 프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