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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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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3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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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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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3 09:34
유혹에 빠지길 원하는 인간
인간은 교묘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시험한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냉장고에 케이크를 넣어놓고, 금연을 하겠다며 남은 담배와 라이터를 버리지 않는다. 금주를 하겠다며 술이 빠지지 않을 자리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다짐을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시험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은 셀 수 없다. 그들에게는 다양한 핑계가 있다. 유혹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해서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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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lee
kr
2018-10-31 08:59
공허한 영감
일기가 아닌 글을 쓰려고 했다. 머릿속을 맴도는 키워드가 있어서 제목을 짓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키워드는 명확했고, 완성될 글의 청사진도 뚜렷했다. 절반도 쓰지 않았는데 완성된 글이 눈에 보였다. 마치 베껴쓰듯 옮기기만 하면 그만인 느낌이었다. 평소 글이 술술 나올 때 그런 기분이다.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진도가 느렸다. 명확하게 느껴졌던 글을 쓰는게 이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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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lee
kr
2018-10-29 00:49
기복이 없는 사람
원할 때 꺼낼 수 있는게 아니라, 때때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능력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그 때때로 나타나는 기복이 심한 능력을 자신의 것이라 믿고 그 능력에 의존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초인적인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을 괴로움 속에서 보내게 된다. 강박적으로 최적의 능력을 발휘했던 상황을 재현하려고 한다. 자신의 능력을 다루는게 아니라, 능력이
kmlee
kr
2018-10-25 18:01
손을 쓰는게 어설픈
나는 손을 쓰는게 어설프다. 조각칼을 다루다 크게 다친 적도 있고 농구를 하다가 손가락이 부러졌고 그 외에도 자잘하게 손을 다친 횟수를 셀 수 없다. 이처럼 다친 것 말고도 어설픈 손동작으로 실수하는 일이 잦다. 가령 피자를 먹으면 꼭 피자 서버를 어설프게 놀리다가 조각이 뭉개지거나 떨어진다. 술자리에서는 술을 따르다가 흘려서 취한거냐고 그만 먹으라는 얘기를
kmlee
kr
2018-10-22 00:36
당신은 물을 많이 마시는 편입니까?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냐는 질문에 나는 항상 고민한다. 자주 마시는 편이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많이 마시는 편이냐 묻는다면 나는 주말에 운동을 같이 하던 친구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그 친구들은 운동을 마치면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데, 나는 그렇게 많은 양의 물을 빠르게 받아넘기는 식도도 신기하고, 숨이 찬 상태에서 쉬지도 않고
kmlee
kr
2018-10-18 04:08
계절의 변화
잠깐 산책을 나갔다가 춥다는 핑계로 금새 들어왔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오히려 추운 계절에 산책을 더 오래, 자주 다녔는데 말이다. 장갑을 답답하다고 싫어하는 나는 손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가려워도 매일 산책을 나갔다. 왜 그랬을까? 오래 전도 아니고 고작 재작년까지만 해도 매일 산책을 다녔음에도 그 시절의 내가 왜 매일 길을 나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왜 정말로
kmlee
kr
2018-10-15 22:18
일출
누구에게나 찾아가는 무력감이 나에게도 찾아왔다. 떨쳐내고 싶어도 도저히 떨쳐낼 수 없게 만드는 무력감, 그 무력감은 나를 갉아먹는다. 내 활력을, 자신감을, 그리고는 지성까지도 갉아먹는다. 그리고 그 치명적인 무력감의 무서움은,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원인을 찾을 수 없는건, 원래 무력감이란 그런 것이라서일지도, 아니면 그 무력감에 뚜렷한 원인이
kmlee
kr
2018-09-14 09:29
독백에 대한 생각
나는 설명이 없는 장면들이 좋다. 늘어지는 설명을 들으면 창작자가 만들어 낸 세상에서 인물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게 아니라, 인물이 작품 밖으로 나와서 수용자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와 다른 생각을 가진 수용자에게 원하는 바를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그건 비록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제각각
kmlee
kr
2018-09-11 11:12
귀뚜라미 소리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태워버릴 기세로 이글거리던 태양도 시간을 이기진 못 했다. 때를 기다리던 가을비가 무더위를 주춤한 틈을 타서 차분하게 내리고나니 열기는 흔적도 없이 사그라졌다. 모기조차도 숨어지내던 열기에 더욱 신이 난듯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어대던 말매미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말매미 소리가 사라진 공간을 귀뚜라미 소리가 매운다. 나는
kmlee
kr
2018-09-05 03:45
갈아놓은 커피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커피 한잔 없이는 하루를 시작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커피는 처음에는 기호, 그 다음에는 습관, 그리고 지금은 뇌에 대한 의무다. 특별히 더 피곤한 날에는 그만큼 더 많은 커피를 마시는데, 그러지 않으면 도저히 정신이 깨어나질 않는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저히 잠이 오질 않는다고 술을 점점 더 많이 마시는 사람과
kmlee
kr
2018-09-04 08:28
평생을 함께한 친구에게
평생을 가까이에서 지낸 너는 마침내 먼곳으로 떠나야만 했다. 나는 네가 그 순간을 미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고 있다. 거기에도 즐거운 일들이 많다고, 즐거울거라고 말하고도 거기서 무얼 하고 지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던 네 모습을 기억한다. 너는 외로움을 많이 타니 아마도 그것이 본심에 더 가까웠겠지. 너는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나와 보냈다.
kmlee
kr-diary
2018-08-31 00:45
임종체험에 대한 기억
임종체험에 참가한 적 있다. 죽음에 대한 강의를 듣고 유서를 쓰고 낭독한 후, 수의를 입고 관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는 체험이다. 사람들은 주로 유서에 후회를 담았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그럼에도 남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길 바라며 마쳤다. 유서를 읽으며 울고, 그 눈물이 관속에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나는 조금 달랐다. 상실의 슬픔이라는건
kmlee
kr
2018-08-27 23:37
푸념
흥미가 없을 독자들조차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글을 쓰는 것도 저자에게 중요한 능력이지만, 모든 글을 그렇게 쓸 수 있는건 아니다. 어떤 글은 충분한 배경지식이 있어야만 즐길 수 있다. 글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배경지식을 요약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지만, 그 배경지식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그 글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한 흥미에서 나온다. 칼 세이건의
kmlee
kr-diary
2018-08-25 09:25
광합성
며칠간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어두컴컴하게 지냈다. 대부분의 시간을 암막을 두른 어두운 집에서 생활했으며 요일의 변화를 디지털 기기들을 통해서나마 희미하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 정신적인 면을 설명하기에 앞서, 신기하게도 감정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는 사실을 밝힌다. 무너지는걸 막기 위해 본능적으로 정신과 감정 사이를 갈라놓은 것인가, 아니면 수련의 성과인가는
kmlee
kr
2018-08-20 23:26
무파사는 약자가 아니다
정의를 영어로 말해보라면 문과생은 Justice라 하고, 이과생은 Definition이라 한다는 오랜 농담이 있다. 이 농담은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농담일 뿐이며, 正義와 定義라 표기한다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힘은, 훨씬 복잡하다. Force라고 하면 조금은 의미가 좁혀지겠지만, Power라고 한다면 조금도 의미가 좁혀지지 않는다. Power는
kmlee
kr-story
2018-08-20 05:01
성의 없는 변명
아이와 같이 공을 가지고 놀다가, 아이가 보지 않을 때 공에 접착제를 발라 바닥에 고정시킨다. 아이는 공을 몇차례 밀어보지만 공은 더 이상 굴러가지 않는다. 아이는 아주 서럽게 울음을 터트린다. 그렇게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다시 공이 구르는 모습을 보여주저야만 한다. 아이는 울먹거리며 직접 공을 몇번 굴려보고, 공이 다시 정상적으로 구른다는
kmlee
kr-game
2018-08-12 16:11
엘론 머스크의 오픈 AI, 이번에는 팀대팀에서 승리
작년에 Dota2의 행사, The International 2017에서 엘론 머스크의 오픈 AI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이 전세계 최고의 선수들과의 일대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그 소식을 전하며 영리법인인 딥마인드보다 비영리법인인 오픈 AI를 응원하고 싶다며 엘론 머스크의 말을 인용했었죠. It’s hard to fathom how much
kmlee
kr
2018-08-11 13:13
프로페셔널 아마추어
나는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집착을 갖고 있다. 글쓰기에 메달린지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글쓰기가 내 물질적 삶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도 글쓰기가 원래 그렇기도 하지만,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내 집착에도 책임이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 내가 말하는 아마추어리즘이란 글쓰기를 가벼이 여기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지향하는 아마추어리즘이란, 글을 대하는 태도는 진지하되
kmlee
kr-travel
2018-08-09 00:38
[완]베트남 여행기 11. 달궈진 아스팔트
남은 현금을 철저히 계산했지만, 조금은 불안함이 있었는지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서 현금이 모자라 택시기사에게 만원 지폐를 내미는 꿈을 꾸었다. 당연히, 혹은 당연하지 않게 택시기사는 원화를 거부했다. 그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서 10만동 한장을 따로 빼두었다. 이제 정말로 다낭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순간이 다가온다. 수염이 매력적인 리셉션 직원의 미소도 이번이
kmlee
kr-travel
2018-08-08 10:08
베트남 여행기 10. 참파 왕국의 성지를 품은 아름다운 산
By Thomas Hirsch - Own work, CC BY-SA 3.0, Link 미썬은 美山이다. 그 아름다운 산은 참파 왕국의 성지다. 참파 왕국에 대해 아는건 없었지만, 벽돌 사이사이로 풀들이 자라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 같은 유적지의 사진 한장만 보고서도 너무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서 내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적지로 향하는 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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