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가 없을 독자들조차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글을 쓰는 것도 저자에게 중요한 능력이지만, 모든 글을 그렇게 쓸 수 있는건 아니다. 어떤 글은 충분한 배경지식이 있어야만 즐길 수 있다. 글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배경지식을 요약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지만, 그 배경지식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그 글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한 흥미에서 나온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아무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글이라고 해도, 우주에 관심이 하나도 없다면 그 글을 재밌게 읽을 수 없다.
내가 쓰고 있는 글이 그랬다. 리처드 가필드와 아티팩트에 대한 이야기. 몇시간 전에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플레이 영상을 공개한 사이버펑크2077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사흘 뒤에 열릴 PAX West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정보를 모아서 초고를 쓰다가 문득 그 글의 존재가치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그 글을 즐길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