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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4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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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iatrics
zzan
2019-10-09 00:01
[책, 짧은 글] 인간이 강해질 때
맥머피는 우리가 강한 척하는 것이 순전히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들 이상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농담을 해도 우리를 진짜로 웃길 수는 없었다. 어쩌면 그는 우리가 왜 웃을 수 없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사물에 대하여 우스운 면을 발견할 때 비로소 강해진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켄 키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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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10-08 00:00
[책, 짧은 글] 소중한 존재, 필요한 존재
소중한 존재는 그 자체가 궁극이지만, 중요한 존재는 궁극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이다. 돈은 전혀 소중하지 않은 채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여 있다. 너무 중요한 나머지 소중하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어느샌가 소중했던 당신이 중요한 당신으로 변해가고 있다. 조금씩 덜 소중해지면서 아주 많이 중요해지고 있다.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 소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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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10-07 07:18
[책, 짧은 글] 거짓말
실망과 공포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불행에 빠지지 않을 수위로 자신의 기억들을 재편집한다거나, 적절한 때에 다가와주는 망각에 의존한다거나, 미리 의심하고 미리 이별하고 미리 포기하기도 한다. 혹은 상상함으로써 현실 너머로 건너가기조차 한다. 김소연, 《마음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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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10-06 00:10
[책, 짧은 글] 고통의 인내
인간이 고통을 잊을 수 있다면 그것은 고통을 망각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고통의 숙주가 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잊기보다는 익숙해지기. 고통의 숙주가 되어간다는 것은 통증의 수위만큼을 인내심으로 제방을 쌓아두는 행위이다. 인내심이란 제방은 한꺼번에 무너져버리거나 혹은 서서히 균열이 간다. 결국 인내심은 거짓말의 또 다른 얼굴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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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10-05 00:07
[책, 짧은 글] 엄살
엄살하는 자는 엄살의 힘으로 산다. 엄살을 안으로만 삼켜온 자는 엄살하는 자의 엄살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엄살하지 않는 자의 귀는 타인의 엄살 앞에서 언제나 오작동 번역기계가 된다. 엄살이 불과한 그것을, 지나치게 안쓰러워한다. 그래서 엄살을 간과하질 못한다. 왜냐하면 그는 정말로 '나 좀 어떻게 해주라' 말하고 싶을 때에만 엄살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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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10-04 00:05
[책, 짧은 글] 가난의 편
이런 건 아니었는데 때문에 잠을 청할 시간에 뒤척이게 된다면 그 사람은 송경동의 편이자 가난의 편이다. 가난의 편에 서서, 가난하지 않은 삶의 가난을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가난하지 않은 삶이 도리어 불편한 사람이다. 안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밥그릇을 빼앗겨 내몰리고 죽음에까지 이르는 사람들의 소식이 귓전에 들려오는 이 세상에서, 나만 안녕하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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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10-03 00:00
[책, 짧은 글] 따뜻한 무심함
그는 열 번 중에 딱 한 번의 기회를 아주 잘 포착하는 귀신이다. 아홉 번은 무심하다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다가와 위로 한마디를 툭 던진다. 대개 '거봐' 라고 시작되는 걱정 한마디다. '거봐' 라는 한마디 때문에, 무심한 줄 알았던 그가 꽤 오랫동안 내 문제를 속으로 걱정해왔겠구나 감동하게 한다. 그는 그 어떤 말들도 효력이 없다고 믿는 편이어서, 말을 아껴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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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10-02 00:41
[책, 짧은 글] 성숙
한 세계와 또 한 세계의 문지방 위에서 기대에 대한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가장 농밀하게 흔들리는 시간을 산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화학적으로 성숙한다. 성숙에 대해 한 시인이 이렇게 말해놓았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 함민복 '꽃'에서 김소연, 《시옷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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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10-01 06:12
[책, 짧은 글] 새로운 기분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조금 더 행동력이 필요할 때 행동하는 문구들을 일상에 들인다. 기분 탓일지 몰라도 어쩐지 조금 더 부지런해지는 느낌이 든다. 사실 나의 본성은 무척 게으르지만 행동하는 문구들이 어느 정도 커버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겠다. 체크리스트의 할 일들을 하나둘 지워가고 다이어리의 빈칸들을 하나씩 채우며, 나는 아주 조금씩 더 성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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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30 01:47
[책, 짧은 글] 문구의 범위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을 문구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대체 어디까지를 문구라고 해야 할까? 한편 문구와 소품의 경계는 어디일까? 어디까지가 문구고, 어디까지가 오브제와 소품일까? 이에 대한 내 대답은 간단하다. ‘내가 문구라고 부르면 문구인 거지요.’ (…) 누구에게는 문방구가 아닌 것이 누군가에게는 문방구일 수 있다. 그러니 어떤 오브제를 문방구로 쓰려고 마음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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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29 00:00
[책, 짧은 글] 새벽 네 시
새벽 네시는 하루가 얼마가 남았는지를 생각할 수 없는 곤란한 시간이지만 하루가 시작되려면 얼마나 남았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설레는 시간이다. 하루 24시간 중에 그나마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미묘한 시간인 것이다. 김소연, 《시옷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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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27 23:55
[책, 짧은 글] 필기구의 매력
오랜 시간 써서 나에게 꼭 맞는 형태로 만드는 것.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수단으로 만들어나가는 것. 일방적으로 소유하거나사용하는 게 아니라 서로 교감하고 맞춰나가는 상대로서의 필기구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내가 도구를 길들이기도 하지만, 실은 내가 도구에 길들여지기도 한다. 서로에게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어가는 것. 김규림,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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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26 23:44
[책, 짧은 글] 19, 열아홉 살
열아홉 살은 희망 따위를 믿는 마지막 나이다. 진정으로 유유할 수 있는 나이가 스무 살일 거라는 희망을 주먹 안에 꼭 쥐고 있을 나이가 열아홉이다. 자신이 살아온 찌질한 일상과는 확연히 다른, 더러는 자신감에 차오르고 더러는 겸손해지기조차 할 수 있는, 진정으로 키가 크는, 진정으로 세상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중심까지를 날렵하게 가로지르는 튼튼한 날개가 어깨죽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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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25 23:49
[책, 짧은 글] 만년필 길들이기
만년필에는 ‘길들인다’는 표현을 쓴다. 내가 만년필을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 표현을 중학생 시절 처음 만년필을 선물 받았을 때 들었는데,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오랜 시간 써서 나에게 꼭 맞는 형태로 만드는 것.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만들어나가는 것. 일방적으로 소유하거나 사용하는 게 아니라 서로 교감하고 맞춰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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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24 23:40
[책, 짧은 글] 사랑
사랑 앞에서 사랑을 믿는 행위는 거짓말을 숭배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노련한 거짓말이라서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숭배에 관하여 노련하기 때문에 가능한 작당이다. 거짓말이 사랑을 부르는 것은, 사랑이 거짓말을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작당이다. 영원히 변치 말자는 거짓말이 약속으로 둔갑하는 그 순간을, 사랑은 사랑한다. 영원하자고 말하는 순간을, 그 발화 자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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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24 00:10
[책, 짧은 글] 아이들의 풍경
아이들은 으레 수천년 전의 성인과 같이 풍경을 바라보지 않는다. 스스로 풍경 속에 뛰어 들어가서 논다. 스스로 풍경의 일부가 된다. 김소연, 《시옷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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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22 23:44
[책, 짧은 글] 살핌
살피다 : 마음을 먹는다는 말은 어쩐지 마음을 간식 정도로 생각하는 말 같다 마음은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마음은 살피는 게 맞다. 마음을 따르고 싶다면 마음을 살피면 된다. 마음을 다스리고 싶다면 보살피면 되듯이. 김소연, 《시옷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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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21 23:30
[책, 짧은 글] 인생의 경제학
자서전이든 전기든 인생담의 경제학은 다음과 같다. 경제 주체가 이윤을 추구하듯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체는 의미를 추구한다. 이 말은 곧 이야기를 들려줄 때 우리는 개별적인 사건들을 인과의 사슬로 연결한다는 뜻이다. 김연수, 《시절일기》
pediatrics
zzan
2019-09-20 23:25
[책, 짧은 글] 심심함
심심함 : 우리가 잃어버린 세계는 꿈이 아니라 심심함의 세계이다. 심심함을 견디기 위한 기술이 많아질수록 잃어가는 것이 많아진다. 심심함은 물리치거나 견디는 게 아니다. 환대하거나 누려야 하는 것이다. 김소연, 《시옷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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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9 23:18
[책, 짧은 글] 일기
심지어는 자신조차 읽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써야 일기가 된다. 일기를 쓰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쓰는 행위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백 년 뒤에 누군가 읽는다고 생각했다면 카프카도 이처럼 두꺼운 일기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카프카 역시 자신의 일기를 지우곤 했는데 그건 일기의 목적이 쓰는 행위에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김연수, 《시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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