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과 공포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불행에 빠지지 않을 수위로 자신의 기억들을 재편집한다거나, 적절한 때에 다가와주는 망각에 의존한다거나, 미리 의심하고 미리 이별하고 미리 포기하기도 한다. 혹은 상상함으로써 현실 너머로 건너가기조차 한다.
김소연, 《마음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