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살은 희망 따위를 믿는 마지막 나이다. 진정으로 유유할 수 있는 나이가 스무 살일 거라는 희망을 주먹 안에 꼭 쥐고 있을 나이가 열아홉이다. 자신이 살아온 찌질한 일상과는 확연히 다른, 더러는 자신감에 차오르고 더러는 겸손해지기조차 할 수 있는, 진정으로 키가 크는, 진정으로 세상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중심까지를 날렵하게 가로지르는 튼튼한 날개가 어깨죽지에서 돋아날 수 있는. 그래서 절망과 설렘 사이에서 쉼 없이 멀미를 하는 나이.
김소연, 《시옷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