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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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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200307
자가격리 13일째. 드디어 거실로 나와서 동거인과 겸상을 했다. 보통 때는 식탁 모서리에 붙어 앉아서 식사를 하지만 아직 14일이 되지 않았기에 식탁의 맨 끝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밥을 먹었다. 동거인은 내가 예민을 떤다고 하지만 확실하게 해서 나쁠 건 없다. 오늘의 메뉴는 제육볶음, 시래기감자밥, 시금치나물, 두부조림, 장조림, 미역국이다. 동거인은 제육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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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점
결이 바뀌는 지점이 있다. 난 그 지점에서 슬펐고, 그 슬픔을 감추기 위해 화를 냈다. 결은 늘 바뀐다. 타인에게 한결같음을 바라면서 내가 결을 달리했던 적도 있다. 한결같다는 것도 어떤 지점에서 본 마음이다. 그러니 이제 결때문에 슬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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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wri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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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조나단
날개가 있는 것들은 주먹을 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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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자의 기쁨
서재의 문을 열었을 때 나는 타임라인이 진짜 바뀌어 버렸다는 걸 알게되었다. 세계지도는 뒤집혀 있었고, 나는 이름도 전화번호도 필체도 바뀌어 버렸다. 나는 내가 아니었다. 그럼 난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한 달 전 문앞에 “I change the timeline of our destiny”라는 글을 써붙였다. 그리고 코로나가 창궐할 무렵 명상을 하러 다른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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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onwaterwalkinsky
눈을 감으면 내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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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바다가 달려왔다 아니라면 창이 바다로 날아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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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th
아무리 강해도 한 풀 꺾이고 사라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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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 일곱개의 새벽
일곱개의 새벽 그 해 봄에 우리는 피렌체의 구시가지 안에 있는 천고 높은 벽돌집에 묵었다. 오백 년이 훌쩍 넘었다는 건물의 내부는 한겨울의 냉기가 물러가지 않았는지 라디에이터를 틀었는데도 추워서 잠옷 위에 스웨터나 가디건을 껴입고 자야할 정도로 추웠다. 새벽 5시쯤 되면 닫혀 있는 긴 덧창 틈으로 수레를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바닥에 삐걱대는 바퀴의 마찰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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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1021 - 따끈한 것들
최근 아침식탁이 간소해졌다. 미쉘양이 새벽에 일어나 학교에 가서 늦은 밤에 돌아오기때문에 같이 밥을 먹는 것도 드물어졌다. 하루 두 끼를 혼자 샌드위치나 두유로 때우다 보니 살이 빠지고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미쉘양이 이틀에 걸쳐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미쉘밥”을 만들어주었다. 어제 아침 메뉴는 태국식 바지락찜과 달걀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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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 호엔 잘츠부르크 성과 논베르크 수녀원
호엔 잘츠부르크 성채 안개 낀 부드러운 아침, 첫 푸니쿨라를 탔다. 푸니쿨라에서 내리면 성채의 안으로 가는 길이 펼쳐진다. 까마득한 절벽위에 솟아 있는 단단한 몸체과 탑. 한번도 함락되지 않았다는 성은 구시가지 어느 길 위에 있어도 눈에 띄었다. 호엔 잘츠부르크 성은 잘츠부르크 대주교 게프하르트가 남부 독일의 침략을 대비해 1077년 건축을 지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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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나 배리의 가을
다이아나 배리는 봄에 태어난 작은 치와와였어요. 블루베리맛 껌을 좋아하고 게으른 집사가 네잎 클로버를 찾는동안 노즈워킹으로 죽은 지렁이 찾는걸 좋아했지요. 첫 가을이 왔어요. 다이아나는 배리는 자꾸만 몸이 오들오들 떨렸습니다. 햇빛이 너무 빨리 사라졌어요. 어느날 미쉘 언니는 집사가 구두를 사고 사은품으로 받아온 줄무늬 양말을 꺼냈어요. 그러더니 양말을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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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 게트라이데 거리에서
두 번째 유럽여행 여행지에서 지갑은 늘 낯선 것을 향해 열린다. 길을 걸으며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고 개를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까페가 나타나면 주저 없이 들어갔다. 처음 보는 디저트가 보이면 배가 불러도 사먹었는데, 한 입 먹어보고 버린다고 하더라도 괜찮은 것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똑같은 걸 파는 데가 없기 때문이었다. 겨울에 수도관이 동파되어서 떠난 첫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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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 대성당과 카페 주카의 카푸치노
베니스에서 돌아온 다음날 밀라노 대성당을 보러 갔다. 그 시절 돈이 부족했던 우리는 밀라노에 있는 사흘동안 한인 민박에서 묵었는데, 운영하는 분이 나이 어린 대학생이었다. 그녀는 방 3개인 아파트를 빌려 하나는 자신이 쓰고 하나는 현지인에게 세를 주고, 나머지 하나를 한인 민박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스케쥴이 잘못 되었는지, 다른 한국인 커플이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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亥時에 읽는 동화 - 찰스 키핑의 [창 너머]
Charles Keeping 창 너 머 내가 동화책을 모으게 된 계기는 순전히 찰스 키핑때문이다. 커피가게를 시작할 무렵, 가게 구석에 큰 책장을 만들었다. 그 때 미쉘양과 내가 가지고 있던 책이 합쳐졌다. 미쉘양은 삽화가 아름다운 동화책을 많이 데려왔는데, 그 때 알게된 작가가 찰스 키핑이었다. 찰스 키핑은 런던의 람베스라는 동네에서 태어나 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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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세이 - 검은 목요일을 통과하면서
검은 목요일을 통과하면서 늘 겪는 일이지만 늘 시험 당하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예고된 폭락이었다. 유가와 상품가격은 점점 오를 것이고, 금리는 오를 일만 남았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불러 일으킬 파장을 예고하듯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급락했다. 한 달에 한 번 분할매수가 진행되고 있는 장기계좌의 종목도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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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 가면축제에서 찾은 자유
한파가 보내준 베니스 그 해 겨울에는 물이 나오지 않았다. 하룻밤 사이에 5층 옥상에 설치된 물탱크 안의 물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2011년 기록적인 한파가 부산을 덮친 날 나는 텅 빈 커피가게 안에서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졌다. 헛수고라는 것을 알면서도 옥상까지 걸어 올라가 물탱크 안에 펄펄 끓는 물 7리터를 들이부었다. 그러기를 반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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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1011 - 숨을 잘 쉬면서
어제 꿈에 형체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존재가 나에게 물 속에서 숨쉬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흰 방에 있었는데 그 존재가 신호를 할 때마다 천장 끝까지 맑고 푸른 물로 채워졌다. 물 속에 완전히 잠긴 내 몸 안에 희고 가느다란 관이 생겨났다. 난 그 관을 이용해서 간신히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러나 관이 너무 좁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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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세이 - 일 년 전의 호황을 기억하며
호황 시장의 막바지 단계에서 투자자들에게 장기 보유 전략을 권하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 -사이 하딩 일 년 전의 호황을 기억하며 호황시장에서 물량을 받아줄 ‘호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는 나만의 지표가 있다. 그 지표를 확인하려면 대형서점에 정기적으로 가야한다. 어느날 갑자기 해당 섹터의 대형 매대가 새로 생기고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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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1007 - 태풍이 지나간 날의 기록
Photo by @michellbarry 어제 새벽에는 눈을 뜨니 비바람이 치고 있었다. 우리는 어둑한 침실에서 거센 바람소리를 들었다. 갑자기 그저께 읽었던 일의 기쁨과 슬픔이 생각나서 미쉘양에게 읽어주었다. 이 소설은 창비 신인상 당선 소설로 앱 개발을 하는 벤처회사의 막내가 겪은 헤프닝을 풀어놓았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태풍을 잊은채 다이아나가 깜짝 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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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단편 - 사실은 나의 트라우마
사실은 나의 트라우마 다이아나가 태어난 지 6개월쯤 되었을 때 목줄을 하지 않은 개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 개 역시 작은 치와와였는데 어린 다이아나에 비하면 덩치가 컸기때문에 무척 위협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 그 후로 다이아나는 큰 개만 보면 -사실 이 동네에 다이아나보다 작은 개는 없다- 등에 털을 세우고 이빨을 드러내거나, 인사를 하는 척하며 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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