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매출은 어떻게 하고 그렇게 떠날 수 있지요?"
그렇게 또 한 달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여행 DNA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후 한 달 정도 일을 접어도 내 인생에 큰 일이 일어난다거나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는 한편 언제나 원할 때마다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해 보았다. 수입과는 상관이 없이 직장을 다니든, 가게를 하든 결국 매어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때 "경제적인 자유를 얻기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가?"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기 시작했다.
잘츠부르크는 가을에 가기 좋은 도시이다. 음악 축제가 끝났기 때문에 아름다운 간판으로 유명한 게트라이데 거리가 관광객으로 미어터지지도 않고 5성급 호텔도 반값에 예약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만 잘츠부르크 역에서 사고가 났다. 지도를 구하기 위해 인포메이션 센터 앞에 줄을 선 미쉘양이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것이다. 로마에서도 철벽 수비를 했던 우리였는데 오스트리아는 치안이 괜찮다는 말만 믿고 마음을 놓아버렸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돈보다 지갑의 가격이 더 비쌌기때문에 미쉘양은 무척 아쉬워했다. 얘기를 들은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이 경찰에 신고해 주겠다고 했지만 나쁜 기억은 빨리 잊고 싶어서 거절했다. 미쉘은 웃으며 말했다. "경찰서에서 허비하는 시간에 카페에서 달콤한 것을 먹는게 나아."
초콜릿 가게에 들어가서 초콜릿 두 알을 사서 입 안으로 쏘옥 넣은 후 호텔로 출발했다.
브리스톨 호텔에 도착해서 방문을 열어본 순간 탄성을 질렀다. 유럽에서 처음 묵어보는 5성급의 방! 발코니 창을 열면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보였다.
특히 아침에 조식을 먹는 공간이 앤틱해서 왕족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기분이 좋아진 미쉘양은 아침마다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 긴 숄을 두르고는 혼자 중세시대로 떠나곤 했다.
잘츠부르크에서 보낸 가을
게트라이데 길을 수없이 걸었다.
2012년 가을은 그렇게 흘러갔다.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가게문을 열었을 때 단골 손님들은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와 주었다. 한가지 놀라웠던 일은, 잘츠부르크에서 도난 당한 지갑이 다시 가게로 배달되었다는 점이다. 소매치기가 버린 빈 지갑을 주운 그곳 시민이 그 안에 들어 있던 미쉘양의 주민등록증 주소를 보고 한국으로 보내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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