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正義)의 정의(定義)가 계층(사람)마다 다르다

yunta(56)
Published in
#essay
Words
363
Reading
2 min
Listen
Play
9y

한 학교(대안학교)에 관한 포스팅에 '정의(正義)'란 단어가 나왔다. 어떤 사람이 그 포스팅에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그 사람은 그 포스팅이 대안학교는 정의롭고 다른 학교는 정의롭지 않다는 내용이라고 생각한 듯했다.(너무 주관적인 해석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정의라는 '단어'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인간과 사자가 설령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들은 소통할 수 없다.' - 비트겐슈타인

80년대의 '민주정의당'의 '정의'와 2010년대의 '정의당'의 '정의'를 통해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두 당이 사용한 언어(단어)는 똑같지만 그 의미는 꽤 다르다.

환경과 경험이 다르면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서로 소통하기는 힘들다. 계층, 계급의 차이가 클수록 단어의 의미는 더욱 달라진다.

정의(正義)의 정의(定義)는 다음과 같다.

정의[正義]

  1.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2. 바른 의의(意義).
  3. <철학>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
  4. <철학> 플라톤의 철학에서, 지혜ㆍ용기ㆍ절제의 완전한 조화를 이르는 말.

'올바르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올바른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올바르다'라는 것은 상대적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올바른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나쁜 것이 될 수도 있다. 한 명을 죽이면 여러 명을 살릴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정의(正義)를 고민한다.

삼국지 같은 '소설'에서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거나 혹은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사람을 영웅호걸로 숭상한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
-쉽고 계량적인 설명이다. 더 많은 사람이 이익을 얻는 것이 올바르다는 관점이다.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
-'대의'가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이데올로기가 선이나 이익이라고 더 많은 사람이 생각할 때 그것이 올바른 것이 된다. 심지어 더 많은 사람이 아닌, '소수의 권력자'가 강하게 그것이 대의라고 믿으면 그것은 '정의'가 된다.

수천 년간 벌어진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것이 '대의'를 위한 작은 희생, 곧 '정의'가 된다. 광주항쟁에서 시민을 죽인 것은 이 나라가 빨갱이 소굴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시킨 '정의'가 된다.

대학교수가 사적인 이익을 위해 학생회비와 기자재를 빼먹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것이라고 누구나 인정한다. 또한 이를 외면하고 방관하는 것도 '정의'롭지 못하다고 한다. 이것이 나쁜 짓이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소수가 큰 '이득'을 얻는 것이 때로는 '정의'가 된다. 교수가 학생들 돈과 노동을 갈취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큰 일이다.

한 대안학교에 관한 포스팅에서 나온 '정의'의 의미는 소소하다. '올바른 도리', '지혜', '용기', '공정한 도리'같은 '거창한' 의미가 아니다. 나의 이득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올바른 것(정의)이 아니다. 단지 그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