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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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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인상들 – 그냥 좋았던 것들의 모음
낙서, 숫자, 상징 여행길에서 나는 관찰자가 된다. 길과 벽, 문의 그림과 숫자를 살피고, 다른 공기를 먹고 자라난 풀과 나무잎들이 내뿜는 빛을 본다. 또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표정과 눈빛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낯선 지하철 노선도와 메뉴판에 적힌 음식 이름을 보면 나도 모르게 도전의식이 살아나기도 한다. by @levoyant 일상에서 새로움을 찾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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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0921 - 내가 투사한 것
- 낙엽이 오고있다 어제 샹보르성 여행기를 쓰다가 요즘 내가 훈련에 너무 빠져있다는 것을 알았다. 성 안의 이중나선계단 그림을 보면서 쿤달리니 에너지를 떠올리고, 불을 뿜는 상상 속의 동물 살라맨더의 부조를 보면서 이것은 매일밤 호흡훈련을 더 집중해서 하라는 계시가 아닐까,라는 가정을 하고는 은밀한 기쁨을 느꼈던 것이다. 심지어 그림을 거꾸로 돌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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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속의 여행 - 샹보르 성
종이성 꼬마는 아주 어릴 때부터 뾰쪽한 첨탑으로 이루어진 성을 동경했다. 그 꼬마가 언제부터 성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아마 11살 때였을 것이다. 그 때 꼬마는 겨울 방학때 만들기 숙제로 멋진 성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엄마, 난 푸른 지붕이 있는 성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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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0915 - 꽁치찌개
Photo by @michellbarry 어제 저녁에 혼자 마트에 가서 동원꽁치통조림을 집었다. 나는 꽁치찌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틀 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보다가 미국 친구들이 꽁치찌개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오랜만에 먹고 싶어져서 마트의 통조림 코너로 갔던 것이다. 나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사조에서 나온 꽁치통조림은 품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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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단편 - 터널속에서
작은 장미는 과연 피어날 수 있을지 간조차 보지도 않고 그렇게 피어나고 있었다. 터널속에서 4년전 폐업신고를 마친 그 무렵의 나는 매일 집과 서점을 오가며 보이지 않는 쳇바퀴를 굴렸다. 집에서 서점까지는 도보로 10분. 중간에 새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면서 조성된 메타세콰이어 길을 지나야 했다. 그 길 안에는 터널이 있었는데 입구에 들어서면 웜홀 같은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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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歌之感] 바가바드기타 13장 들판과 들판을 아는 자
illusted by eliciaedijanto 제 13장 들판과 들판을 아는 자 바가바드기타 13장에서 참다운 앎이란 들판과 들판을 아는 자를 동시에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들판의 구성요소와 그 변화를 아는 사람은 오만과 위선에서 벗어난다. 비폭력, 용서, 정직, 순수, 스승에 대한 헌신 등이 그들의 특징이다. 그들은 내적인 힘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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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0905 - 불편하지만 행복한
오늘은 미쉘양이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우리는 연산동에 있는 이태리포차에서 홍합스튜를 먹고 집까지 저녁산책을 했다. 생각해 보니 언제나 산책코스는 저녁식사를 한 곳에서부터 집까지이다. 우리는 노을이 내려 앉는 과정교를 건넜고, 강아지풀이 우거진 수영강 산책로를 따라 나루공원까지 걸었다. 과정교를 건너고 나서 과정교를 보았다. 미쉘양은 개강 후 학교에서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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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것들의 이야기
빨간 것들의 이야기 [켈로그 콘플레이크 틴 케이스] 몇 년 전에 저 빨간색 틴에 혹해서 시리얼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무려 4개나 구입했다. [장난감 공] 다이아나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구입한 고무공. 고무냄새가 심했을 때 잘 갖고 놀더니 냄새가 없어진 지금은 다이아나가 새 "딸랑이" 장난감에 버닝중이라 찬밥신세가 되었다. [아필코 커피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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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단편 - 비 내리는 마콘도
비 내리는 마콘도 습기는 그저께부터 몰려왔다. 산책하는 도중에 비가 왔는데 다시 집에 돌아가기가 어중간한 위치라 그냥 비를 맞고 산책을 했었다. 광안리 바닷가에서 민락수변공원을 거쳐 집까지 걸었다. 마린시티의 야경과 함께 잔잔하지만 제법 거센 비가 바다에 떨어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머리카락이 다 젖어있었다. 샤워를 하고 명상을 한 후 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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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도착할 지 모르는 초대장
초대받았다는 걸 알았다. 언제 도착할 지 모르는 초대장 “우연”이 빚은 장면 속에 초대받았다는 것을 자각할 때가 있다. 재작년 여름 나는 멋진 노을을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매일 집을 나섰다. ‘오늘은 어쩐지 노을이 굉장할 것 같은데!’ 부푼 가슴으로 현관을 나섰지만 그저 그런 노을을 본 적도 있고, 별 기대도 하지 않은 날 물감으로 곱게 붓질한 것 같은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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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0828 - 시계가 날 보았다
-바닥에 눕히고 보니 엄마와 딸같다. 광안 지하철역 상가앞을 지나가다가 오래된 원목시계 2개를 보았다. 우리는 검보하우스라는 브런치집에 가는 중이었다. 이 앞을 수없이 지나쳤을 텐데 왜 이제서야 이 시계가 내 눈에 들어왔을까. 시계가 날 발견한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가게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장님, 저기 오른쪽 제일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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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歌之感] 바가바드기타 12장 박티 요가
illustrated by eliciaedijanto 12장 박티 요가 박티 요가를 읽는동안 Y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입학식날 학교로 가는 버스안에서 Y를 처음 보았다. 그 때 Y는 빨간색 파카와 까만색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숱이 많은 눈썹과 강렬한 눈동자가 이상하게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이었다. 한 시간 후에 나는 Y와 같은 반이라는 것을 알았다. Y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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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0823 - 박하사탕과 매일우유맛 스틱
카페 붓에서 이걸 본 순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떠올랐다. 캔들포커스와 호흡훈련을 다시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훈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정적이고 명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동적인 이 은밀한 시간은 55분이 걸린다. 시간이 없을 때는 36분만 한다. 의식은 간단하다.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만다라 천 앞에 반가부좌를 하고 앉아 캔들에 불을 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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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세이 - 알베르토의 여유
돈은 목표가 아니라 탁월함의 부산물이다. -레이 달리오 알베르토의 여유 티브이 속의 고민남은 10년 동안 연애를 못하고 솔로로 보냈다고 했다. 아파트도 있고, 차도 있고, 외모도 나쁘지 않은데 왜 연애를 못할까. 그런 그에게 알베르토가 질문을 한다. "당신이 지금 두 식당 앞에 서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한 식당은 사람들이 꽉 차 있는데 바깥에는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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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단편 - 유령의 이름은 인도네시아 발리 블루문
유령의 이름은 인도네시아 발리 블루문 2009년 7월 2일에 마신 인도네시아 발리블루문을 소환할 수 없다. 난 이미 미래에 있기 때문이다. 그 커피는 붉은 꽃, 익어 터지는 과일, 빗방울에 젖는 흙냄새를 풍겼다. 갑자기 혀 끝에 닿는 몽글몽글한 커피 한모금. 사라 본의 노래가 흐른다. 나는 인디고의 바 의자에 앉아 선생님이 넬드립을 하는것-선생님은 오른팔 관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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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방랑자
공간도 예쁘고, 커피도 맛있는 나이브브류어스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면 선택의 기준이다. 난 소유하기보다는 경험하기를, 그 자리에 머물기보다는 움직이기로 정해놓았다. 그렇게 강력하게 정해놓지 않았다면 침대밖으로 1미터 빠져나오는 것도 귀찮아했을 것이다. 특히 나는 잠자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여름 한 철만 먹지 않고 잠만 잘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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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인상들 - 구스타브 모로의 팔레트
모로가 빚은 색이 누워있다. 여기는 구스타브 모로가 쓰던 팔레트 앞이다. 그가 죽은 지 117년이 흘렀고, 나는 파리의 미술관을 돌면서 수 천장의 그림을 맛보던 참이었다. 이 지점을 축으로 두고 시간의 반대쪽에는 구스타브 모로가 살아서 이 팔레트를 쓰고 있다. 그는 일생의 대작인 쥬피터와 세멜레를 그리는 한편, 그의 집을 미술관으로 개조하는데 몰두하고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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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0725 도착하는 아침밥
Photo by @michellbarry 나는 봄의 식탁을 좋아했다. 산책하다가 벚꽃을 가져오면 미쉘양은 식탁에 꽃잎을 흩뿌렸다. 그냥 감자채 볶음과 순두부찌개였을 뿐인데, 옆에 있던 E가 탄성을 질렀다. 가장 더울 때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다. 며칠동안 결단을 내리지 못해서 자꾸만 내일로 넘기던 문제가 있었다. 오늘이 계속되었기때문에 내일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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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일기 20180717- 싯귀 한 구절과 분꽃 씨앗 2알
모래톱에 흰 별처럼 박혀 있는 조개 껍데기를 주웠다. "호사란 편안함을 느끼는 거라오. 단순히 편안한게 아니라, 감싸이는 듯한 편안함."이라고 로사나 오를란디가 말한다. 15년전 그 호사란 것을 누리고 싶어 집을 나왔다. 1인가구라는 말도 없었던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나의 독립을 끝까지 반대했고 나는 포기한 척 연기하며 은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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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세이 - 적당한 온도
적당한 온도 지난달 제주도에서 비누공방을 하고 있는 친구가 해운대에서 열리는 마켓움에 나가게 되어 이틀 밤 재워준 적이 있었다. 친구는 선선한 금요일 밤에 도착했는데 마켓이 시작되는 토요일 아침이 되자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했다. 그날따라 바람 한 점 없어서 고생할 친구가 염려가 되었다. 밀짚모자를 쓰고 땀을 뻘뻘 흘리며 디스플레이를 마친 친구가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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