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시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히로시마성(広島城)은 1589년 전국시대의 무장 모리 데루모토가 축성을 시작하면서 역사가 시작된 성이다. 산 위가 아닌 오타강 하구의 평지에 지어진 평성으로, 이후 후쿠시마 가문과 아사노 가문을 거치며 히로시마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히로시마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높은 건물이 천수각인데, 일본 성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로 성을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 원래의 천수각은 목조 건축물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으며 1931년에는 국보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1945년 8월 6일 원폭이 투하되면서 히로시마성은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됐다. 천수각 역시 폭풍으로 무너졌다.
현재의 천수각은 1958년에 철근콘크리트로 외관을 복원한 건물이다. 오랫동안 히로시마의 전후 복구를 상징하는 장소였지만, 건물의 노후화로 인해 2026년 3월 22일 내부 관람이 종료됐다. 현재 이 건물을 목조로 새로 지을 것인가, 보수를 할 것인가를 논의 중이라고 한다. 지금은 천수각의 외관과 성터, 해자 등을 둘러볼 수 있으며 니노마루의 복원된 건물들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다른 도시처럼 화려한 일본 성을 기대하고 방문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지만, 히로시마성은 단순히 오래된 성을 보는 곳이라기보다 ‘전쟁 전의 성이 원폭으로 사라지고, 전후 다시 복원된 과정’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성 동쪽 입구에는 앞서 소개한 원폭을 견뎌낸 히로시마 호국신사의 피폭 대도리이도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히로시마를 여행한다면 성의 모습뿐 아니라 이 도시가 지나온 시간까지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보기 좋은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