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919] 넷플릭스 스캔들,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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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좋아했던 터라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나온 《스캔들》도 궁금했다. 2003년 개봉한 영화가 이미숙, 배용준, 전도연의 조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면, 이번에는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같은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낸다.

《스캔들》은 프랑스 고전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로 옮긴 작품이다. 여성에게 엄격한 규범이 요구되던 시대, 자신의 욕망과 재능을 마음껏 펼치기 어려웠던 조씨부인(손예진)은 사촌동생 조원(지창욱)에게 위험한 내기를 제안한다.

내기의 대상은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남편을 잃고 정절을 지키며 살아가는 청상과부 희연(나나). 조원이 희연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시험해 보려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어디 내기처럼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가벼운 유희로 시작한 게임은 세 사람의 감정과 욕망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이번 작품에서 흥미로운 건 단순히 남녀 사이의 유혹과 사랑만 다루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조씨부인이 가진 욕망과 시대적 한계, 희연의 선택, 그리고 조원 자신의 감정까지 여러 인물의 관계를 따라가게 된다.

영화가 두 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유혹과 파국의 긴장감을 압축해서 보여줬다면, 넷플릭스판은 여러 회차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좀 더 길게 들여다본다. 같은 이야기지만 배우들이 바뀌고 표현 방식이 달라지니 또 다른 작품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이미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두 작품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익숙한 고전 이야기 속에서 인물들의 욕망이 어떻게 얽히고, 사랑과 내기의 경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지켜보는 것도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

개인적으로는 열린 듯한 드라마의 엔딩이 좋았다.
영화와 비교하면서 스토리나 배우에 대한 악평도 많은 것 같지만, 난 배우들의 연기도(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스토리도 잼있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