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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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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내가 먼저?
찻집에서 늘 앉던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 책, 공책, 필통을 펼쳐 두었다. 다른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커피 잔을 든 사람들이 자꾸 내 자리 주변을 서성이며 기웃거렸다. 한참 만에 이유를 알았다. 지금 이 찻집에 유일하게 남은 콘센트 구멍이 내 자리 아래에 있었다. 얘기를 하지? 얘기를 듣기 전에 내가 먼저 자리를 옮겨 줘야 할까? 익숙한 자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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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인공지능의 자아분열
또 바둑게임 얘기다. 여전히 한 번도 못 이겼다. 오늘은 그래서 게임에서 제공하는 힌트를 매 수마다 이용했다. 그런데 나를 이기겠다고 바둑 두는 놈이나 내게 힌트 주는 놈이나 같은 놈이다. 인공지능. 힌트가 제대로일까? 처음부터 두라는 대로 두었더니, 내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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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억울하겠다
아침에 나오는데 차가 정말로 많이 막혔다. 비야, 꼭 이때 내려야했니? 월요일, 출근시간에. 그런데 비 때문이 아니었다. 교차로에 덤프트럭 두 대가 주차해서 차선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회전하려고 일찌감치 차선 바꾸었던 차들이 전부 덤프트럭을 우회하는 곡예를 해야만 했다. 비야 억울하겠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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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하필이면 #4
웹 메일 이용하면서 또 광고 배너를 누르고 말았다. 분명히 맨 위쪽 안 읽은 메일을 클릭하는데, 그 순간에 화면에 나타나는 광고를 누르게 된다. 광고가 이미지 때문에 조금 늦게 로딩 되어서 그런 것이다? 그것으로 모든 의혹이 해소되는 것일까? 하필이면 그 자리에? 미리 광고 공간을 남겨둘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자꾸 이런 의심하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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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픽션) 시키는 대로
스마트폰 화면이 약하게 살짝 반짝였다. 약속된 신호였다. 인공지능 비서가 내게 앞 사람 몰래 할 얘기가 있다는 얘기다. 앞에 앉은 친구 몰래 내용을 확인했다. "이제 그만 친구 분께 본론을 얘기하세요. 그러고 10분만 얘기 들어보고 도움이 안 되면 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할 것이다, 늘 그렇듯이. 제목에 밝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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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픽션) 더 중요한 것
유명한 점술가가 강연을 끝내고, 행운권 추첨을 했다. 선물은 즉석에서 점을 봐 주는 것이었습니다. "딱 한 가지만 알려드립니다. 87번" 번호를 부르자마자 한 남자가 일어나서 물었다. "오늘 오르나요?" 점술가가 대답했다. "오릅니다. 역시 그게 궁금하시군요. 더 중요한 게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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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요즘 모든 길은
"사람이 긴장하면 실수할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객관식이나 단답형 문제로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돼."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그렇지." "주관식 서술형으로 하면, 풀이 과정에 대한 점수도 반영할 수도 있잖아." "그 많은 것을 어떻게 채점하겠어. 동일한 기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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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고르게
뉴스 보다가 문득 어제 읽은 책 한 구절이 생각나 옮겨봅니다. "한번은 알렉산더가 그의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물었습니다. 진정한 통치 방법이 무엇이냐고요. 이 대철학자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그대 저 앞의 밭에 자라는 밀이 보이지 않는가? 그 중 특별히 크게 자란 몇 포기를 잘라 버리면 된다네.' 이 말은 조금도 틀리지 않습니다. 논밭에 벼나 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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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요약의 가치
도서관에서 전에 읽었던 자기 계발서를 요약한 얇은 책을 발견했다. 원래 책을 오분의 일 정도로 줄여놓은 것 같았다. 이것만 읽고는 그 책 읽었다고 말할 사람들 많을 것 같았다. 그런데 책값은 그만큼 요약이 안 되었다. 약간 더 쌀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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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돈값
책가위할 때 비닐을 주로 사용한다. 튼튼하기도 하고 책표지가 그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책장에서 다시 꺼냈는데, 그 비닐 책가위 때문에 책이 뒤틀려 있었다. 비닐이 수축하면서 책을 조였기 때문이다. 싼 비닐을 샀더니 결국 그것이 문제였다.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책가위에 적합한 비닐을 샀어야 했다. 그건 책끼리 들러붙지도 않는다고 한다. 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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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형세 판단
요즘 이동할 때 스마트폰으로 바둑 게임을 자주 한다. 여전히 한 번도 못 이겼다. 이 바둑 게임은 한 수 둘 때마다 형세 판단을 해 준다. 지금 둔 한 수가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문득 사람 사는 데에도 누가 이렇게 형세 판단을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내가 한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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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계산된 양보
늦었다, 선착순으로 입장하는 설명회인데. 이럴 때 꼭 엘리베이터도 잘 안 온다. 다들 그 설명회 참석하는지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급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엘리베이터 문 앞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내 앞에 서 있던 아줌마가 자리를 비켜주었다. 설명회장이 있는 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아뿔싸! 내게 자리를 양보해 주었던, 그래서 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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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다행이
동네 도서관 앞에서 한 아줌마가 쪼그리고 앉아 폐식용유 분리수거 용기에 들고 온 식용유를 따르고 있었다. 한 남자가 다 마신 음료 페트병의 비닐 라벨을 뜯어낸 다음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렸다. 다행이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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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성적이 오른 이유
옆을 지나는 학생들의 얘기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 XX이 성적 엄청 올랐다면서?" "응." "거봐. 머리 좋은 놈 맞다니까." 대개 머리가 좋아서 라고 얘기한다.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 나는 그렇게 '안'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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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누가 좋아할까?
자리에서 잠깐 조는 사이에 꿈을 꾸었다. 어느 꼬맹이에게 선물하려 했는지, 완구점에서 플라스틱 장난감 권총을 샀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그 총이 분홍색이었다. 분홍색 총을 누가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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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다른 가능성
도서관 열람실이다. 지금 막 도착한 사람이 테이블에 커피 두 캔을 내려놓았다. 예전 같으면 커피 무지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아예 오래 있겠다고 작정하고 왔구나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다른 가능성을 먼저 염두에 둔다. "1+1" 나도 그러니까. 그 유혹 떨치기가 어렵다. 다른 것을 더 좋아하거나, 한 캔을 남겨 무겁게 들고 다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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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부자의 지갑
오늘따라 유난히 바지 앞주머니에 든 지갑이 툭 튀어나와 보였다. 돈이라고는 만 원 지폐 한 장밖에 없는데. 카드들 때문이다. 때에 따라 잘 골라 써야 한다. 무슨 할인과 적립 카드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커피 가게 스탬프 카드들도 한몫하고 있다. 부자들의 지갑은 어떤 모습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예전에는 두툼한 지갑이 부의 상징이었는데. 요즘 진짜 부자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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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이야기를 읽는 이유
최근에 헌책방에서 소설책을 많이 샀다, 다 읽지도 못하면서. 읽으면 뭐가 남지? 단지 재미? 책 '여행의 이유(김영하, 문학동네)'에 이런 글이 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별똥별은 운석이 되어 지붕 위로 떨어질 수 있지만, 현실과 달리 이런 사건들은 주인공의 삶과 인생에 중대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현실에서 무질서하게 일어나는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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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픽션) 화, 응징 그리고 시간
오랜만에 도서관을 찾았다. 자리표를 뽑아 앉으려는데 책상 위에 이렇게 적힌 종이 한 장이 떨어져 있었다. 화내고 응징하는데 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이 문장을 적으며 '낭비'라는 단어를 선택하는 순간 이미 비겁함의 길로 들어선 것일지도 모른다. 당하는 사람이 이런 생각으로 가만히 있을 것임을 알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착취하는 인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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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요즘 애들
"요즘 애들은 뭐든 숟가락으로 떠서 입에다 갖다줘야 한다니까." 이런 얘기를 가끔 접한다. '요즘 애들'도 아닌데, 언제부터인가 나도 이런 일기예보가 더 좋아졌다. "오늘은 우산을 들고 나가세요." "어제보다 약간 더 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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