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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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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이미
마을버스에서 내려 걷는데, 주머니 속 핸드폰에서 "까꿍"하고 깨톡 소리가 울렸다. 그때 옆에 있던 갓 걸음마를 시작한 듯한 꼬마가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그 꼬마에게 얘기했다. "소리가 어디에서 났을까~?" 문득 그 꼬마도 이미 그 소리가 '까꿍'이 아님을 알 뿐만 아니라, 뭔지도 알고 있을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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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누구를 탓하랴 #2
아침에 일어났는데, 평소보다 많이 피곤했다. 이유가 생각났다. 어젯밤에 불을 끄고 누웠는데, 베개가 늘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 아무리 손을 휘저어도 찾을 수가 없었다. 눈이 어둠에 적응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일어나서 불을 켜고 베개를 찾으려다, 그냥 이불을 말아서 베고 잤다. 그러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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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내 입장
'그래, 이거지!' 집 안 구석구석을 한참 뒤진 후에 간신히 찾았다, 작년에 사용했던 전기 모기채를. '이거야 말로 제대로 된 응징이지!' "너도 내 입장 알면서, 피 아주 조금 가지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나?" 모기의 항변이 들리는 듯했다. "밤잠 설치면, 나도 살기 어렵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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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무제 #31
마을버스에 한 어르신이 탔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자리가 하나 비어 있었고, 그 어르신도 그쪽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그 어르신 무슨 이유인지 그 자리에 앉지 않고 내 옆에 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앉은 자리가 그 자리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 자리에도 누가 앉았다. 버스도 출발했다. 버스 안 사람들이 모두 어르신을 세워둔 나에게 눈총을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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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자리 잡기
요즘은 입시 설명회도 자리 경쟁이 심하다. 늦게 가면 다른 방에서 중계 화면을 그것도 구석자리에서 봐야 한다. 일찍 와서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았는데, 책상 위에 볼펜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 누가 자리를 잡아 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뒷자리로 옮겼다. 그 자리에 한 아줌마가 왔다. 볼펜 집어서 한번 보더니만, 옆자리로 옮겼다 그 볼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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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커피만
어제의 찻집 큰 테이블에 오늘도 자리를 잡았다. 8명이 앉는 테이블의 한쪽 끝에 앉았다. 근처 회사 직장 동료인 듯한 4명의 아가씨가 다른 테이블도 많은데 굳이 이 테이블로 왔다. 그런데 4명이 가로로 나란히 앉았다. 심지어 한 명은 나랑 마주보며 앉게 되었다. 4명이 모두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정말로 커피만 마시기로 하고 온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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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넓지 않은 오지랖
요즘 찻집에 가면 여러 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이 있다. 단체 손님이 와도 여기에 앉겠지만, 혼자 오는 코피스족들이 주로 이용한다. 나도 오늘 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한 아가씨가 찻집 안을 두리번거리다가 내 앞자리에 앉았다. 아주 잠시 후에, 찻잔과 짐을 챙겨 일어나서는 윗층으로 가는 계단으로 갔다. 아직 윗층 안 열었는데. 짐 들고 올라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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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핸드폰과 화장실
찻집 옆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핸드폰을 살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통화로 방해를 주지 않겠다는 듯 문밖으로 나간다. 나는 안다. 전화 통화를 위해서 밖으로 나간 것이 아니다. 조금 전 화장실이 누군가에 의해 점령 당해서 그냥 되돌아오다, 문밖에서 핸드폰 들고 나오는 그와 마주쳤기 때문이다. 그는 문을 나오자마자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화장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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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여기도
증권사 '주식 투자 설명회'에 갔는데, 나누어준 책자에는 없는 슬라이드가 화면에 떴다. 거의 습관적으로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어 찍었다.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자주 다니는 '입시 설명회'가 아닌데. 원래 여기도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나 때문에 시발된 것일까? 여기저기서 셔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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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내 멋대로
이 사과는 왜 이렇게 못생겼을까? 사실 사과 입장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사과가 맛은 더 있더라고. 맛도 없었다. 내 멋대로의 생각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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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픽션) 이기는 재미
"왜 그렇게 얼굴이 죽상이더냐?" "졌으니까요." "그래도 재미있게 하지 않았느냐?" "졌는데, 어떻게 재미가 있을 수가 있어요. 이겨야 재미있지요." "이겨야 재미가 있다? 너보다 잘하는 사람 만나면 뭐든지 재미가 없어지겠구나. 그런 사람 만나면, 보통 어떻게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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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폭염주의보와 감기
집을 나서다가, 눈뜨자마자 자리에 누운 채 핸드폰으로 봤던 인터넷 뉴스 기사가 떠올랐다. "폭염주의보 예상!" 얇은 점퍼를 챙겼다. 이런 날 감기를 더 조심해야 한다. 에어컨 심하게 틀어야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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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마감 효과
2시간 남았다. 할 수 있을까? 도서관에서 빌린 책 대출 연장하려고 했더니만, 예약된 도서라서 연장이 안 된다고 한다. '마감' 싫다. 그래도 마감 효과란 것이 있으니, 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열심히 읽어야 하는데, 뒤표지의 책 가격표만 자꾸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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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야식 공범
평소보다 더 많이 피곤한 월요일 아침이다. 이 유달리 피곤함의 이유를 잘 안다. 11시에 야식으로 먹은 매운 라면 때문이다. 몸에 좋은 것 하나도 없음을 알면서도 그 유혹을 물리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어제처럼 공범이 아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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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습관적으로 #2
9시 정각에 홈페이지 팝업 창으로 선착순 예약 공지가 뜬다고 했다. 일찌감치 웹브라우저 띄워두고 '새로 고침' 버튼을 누르고 있다. 드디어 팝업 창이 나타났다. 습관적으로 "오늘 하루 그만 보기"를 누르고 말았다, 그것도 재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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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스케줄
마을버스 안에서 엄마가 초등학생 아이에게 얘기했다. "숙제 다하고 나온 거지?" "아니, 아직 두 줄 남았어." "엄마랑 같이 나갈 거면, 학교 다녀오자마자 숙제를 했어야지." "그건 안 돼. 축구 수업 가야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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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기다림의 이유
건물에 들어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좀처럼 엘리베이터가 내려오지를 못했다. 각 층마다 멈추어서는 한참을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듯했다. 옆에 선 아줌마가 계속해서 투덜거렸다. 엘리베이터가 왜 이렇게 굼뜨느냐고. 마침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사람들이 다 내렸고, 타는 사람은 그 아줌마와 나 둘밖에 없었다. 그 아줌마가 내렸다, 2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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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어떤 승부욕
눈을 떠서 제일 먼저 핸드폰으로 시각을 확인했을 때가 새벽 3시 반이었다. 그러고 거의 1시간마다 한 번씩 잠이 깨서는 시각을 확인했다. 오늘까지 선착순에서 뒤처질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잠이 깼다. 드디어 6시 알람이 울렸다. 재빨리 인터넷 접속해서 신청 버튼을 눌렀다. 500원 할인 쿠폰을 받았다. 오늘은 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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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으레
"오늘 하루만 파격 세일" 매일 걷는 길의 핸드폰 가게에 붙은 광고 문구다. 물론 어제 아침에도 있었다. 가게 들어가서 어제도 저 광고 그대로 붙어 있지 않았느냐고 따지면 뭐라고 할까?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 것이다. 기껏 대답이 돌아온다고 해도 어제의 파격과 오늘의 파격은 다르다 정도 아닐까? 아무도 따지지 않는다. 무뎌졌다. 으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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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알고서는
화장실에서 바지 지퍼 올리려는데 잘 올려지지 않아 세게 당겼더니 터져버렸다. 오늘따라 위에 입은 티셔츠도 짧아서 길을 걷는데 벌어지는 부분이 가려지질 않는다. 저녁에 집에 들어가서야 한참을 그러고 다녔음을 발견할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고서는 그냥 다닐 수가 없다. 집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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