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나 글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칠현금이나 퉁소의 소리는 마음의 소리라서 결코 가장할 수가 없는 것이외다. 소제와 곡형이 서로 사귀게 된 후 칠현금과 퉁소 소리로 서로 화답하는 가운데 마음과 뜻이 통하게 되었소.’
- 김용(金庸) '소오강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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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주할 때 편하고 즐거운 사람이 있다.
빨라지거나 느려질 때 혹은 음량이 크거나 작아질 때 성심껏 맞춰준다. 하지만 너무 변화가 크다면 이를 교정하기 위해 서로 이끌어 준다. 이끌어 줄 때 상대를 무시하지 않는다. 상대의 연주가 좀 틀리거나 불안해져도 이를 짜증내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믿음과 배려를 확인하게 되며 마음과 뜻이 통한다. 마음과 뜻이 통한 연주는 메트로놈에 맞춘 녹음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때로는 음악으로 상대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것은 '공격'이 아니라 '놀이'다. 서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면서 상대가 튀어나와 마음껏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음악은 마음의 소리라서 결코 가장할 수 없다. 같이 연주하는 이 사람이 나를 배려하고 존중하는지 알 수 있다. 자신만 즐거우려고 하는지 함께 즐거우려고 하는지 알 수 있다. 자신만 즐거우려고 하는 사람은 같이 연주하는 사람을 자신에게만 맞추는 세션처럼, 배경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의 합주는 즐겁지 않으며 좋은 연주가 나오지 않는다.
합주를 통해 함께 즐거우려고 하는 사람과의 연주는, 마음과 뜻이 맞게 되어 듣는 사람에게도 최고의 음악이 된다.
흔히 음악 하는 사람들이 날카롭고 까다롭고 괴팍하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이 뛰어난 음악을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수준의 음악을 만들거나 연주하려면 맞는 얘기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음악은 마음의 소리다. 거짓으로 꾸밀 수 없다. 날카롭고 까다로워서 좋은 음악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음악에는 날카로움과 까다로움이 담기기 마련이다.
정말 '좋은'음악과 연주는 함께 하는 사람이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해서 못 견딜 정도로 즐거워 나오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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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대하역사소설 소오강호에 음악으로 서로를 깊이 사귄 친구 얘기가 나옵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 바로 이 둘이 연주하는 곡의 제목입니다. 음악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는 정파와 사파의 고수가 음악으로 진정한 우정을 나눕니다. 환경과 경험이 다르지만 그들은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언어로는 할 수 없는 진정한 소통과 교분을 나누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