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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4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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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8 23:54
[책, 짧은 글] 타인의 죽음과 고통, 우리의 삶
타인의 고통과 그의 죽음은 그토록 견고한 것이라 결코 이해되지 않은 채로 우리 마음 속에 영영 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건 분명히 괴로운 일 이리라. 누군가의,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 아가야 한다면 말이다. 그럼에도 남은 삶은 계속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김연수, 《시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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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7 23:25
[책, 짧은 글] 거울 속 모습
거울 속에 늙은 얼굴이 있다고 해서 그 거울이 그를 늙게 만들었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세계는 그 거울과 같다. 세계는 늘 그대로 거기 있다. 나빠지는 게 있다면 그 세계에 비친 나의 모습일 것이다. 김연수, 《시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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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6 23:31
[책, 짧은 글] 일상의 겉과 속
더 나은 사람으로 진화하려면 시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시적인 인간이란 어떤 사람인가? 일상의 리듬에 삼켜지는 사람이 아니라 일상의 리듬에서 튕겨져 나오는 사람이다. 굳이 시를 쓰지 않더라도 일상의 안락에 취해 의식이 마비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 항상 예민한 도덕적 촉수를 갖고 시대를 직관하고 대중의 척도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다. 장석주, 《호젓한 시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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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6 00:16
[책, 짧은 글] 춤
음악에 맞추는 춤은 멋이 나고, 음악에 맞추지 않는 춤은 웃음이 나고, 음악도 없이 추는 춤은 어쩐지 눈물이 난다. 여럿이 추는 춤은 신명이 에워싸고, 둘이서 추는 춤은 사랑이 에워싸고, 혼자서 추는 춤은 우주가 에워싼다. -「춤」 김소연, 《한 글자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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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5 23:20
[책, 짧은 글] 동경의 장소
문득 우리 안에서 잃어버린 갈망과 본성들이 살아나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바람이 불 때 설레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나는 여행 가방을 꾸리고 먼 곳으로 떠난다. 먼 장소들, 먼 나라들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 동경의 장소가 되고, 유토피아로 변한다. 장석주, 《호젓한 시간의 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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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5 00:15
[책, 짧은 글] 쇼핑
쇼핑은 내게 아일랜드의 애런 제도부터 미국 포틀랜드와 캘리포니아의 시에라 산맥을 넘어 뉴욕과 파리, 뮌헨을 거쳐 일본의 오카야마현과 도쿄를 넘나드는 세계 여행이기도 했다. 새로운 브랜드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가령 그 브랜드가 탄생한 지역에 실제로 여행을 간 사람보다 그 동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큰 애정을 품게 된다. 김교석, 《오늘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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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4 00:14
[책, 짧은 글] 종이, 이 위대한 것의 발명
감히 종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물론 상상은 해 볼 수 있다. 사람은 뭐든 상상할 수 있는 존재니까. 위대한 작가, 화가. 음악가 들이 책, 그림 음악을 통해 상상하는 법을 가르친 덕이다. 우리는 그동안 종이로, 종이를 통해, 종이를 이용해서 상상하는 법을 배우고 훈련받았다. 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것도 종이 덕분이다. 장석주, 《호젓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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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3 00:13
[책, 짧은 글] 첫
첫사랑은 두 번 다시 겪을 수 없다. 첫째도 복수형이 될 수 없다. 첫인상도 첫만남도, 첫 삽도 첫 단추도 첫머리도 두 번은 없다. 하지만 첫눈은 무한히 반복된다. 해마다 기다리고 해마다 맞이한다. -「첫」 김소연, 《한 글자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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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2 00:12
[책, 짧은 글] 살림과 아이템, 인연
살림에 대한 관심도 프렌치 프레스와 마찬가지다. 유행이나 최신과 상관없이 나만의 적당함을 찾는 게 중요하다. 살림은 경쟁의 영역도 아니고, 뽐내야 할 기술도 아니다. 어떤 비기를 갖고 있거나, 신묘한 꿀팁이나 혁명이라는 아이템을 품고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 아이템은 살림에 애정이 있다면, 더 잘해보고 싶다면, 연구하고 찾아보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인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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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1 00:11
[책, 짧은 글] 생
인간의 한 생은 ‘생’일 수밖에 없다. 익지 않거나 익히지 않은, 엉뚱하고 공연한, 본디 그대로의, 지독하거나 혹독한 것일 수밖에 없는. -「생」 김소연, 《한 글자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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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10 00:10
[책, 짧은 글] 취향과 소유
자신의 취향을 전시하며 사는 삶처럼 피곤한 일도 없다. 너무 비싼 물건을 고를 필요도 없고, 아무도 모르는 공방의 특이한 제품을 써야 일상이 더욱 윤택해지고 특별해지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그저 물 한 잔 마시더라도 언제나 변함없는 위안과 안정을 줄 수 있는지와 같은 일상성에 있다. 그러니 실용성이 너무 떨어지는 전위적인 제품이나 깨먹었을 때 심적 타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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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09 00:09
[책, 짧은 글] 등
동물은 평화롭고 생선은 푸르며 사람은 애처롭다. -「등」 김소연, 《한 글자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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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08 00:04
[책, 짧은 글] 집을 통해 볼 수 있는 사람의 진정한 모습
모든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공간은 이것을 때론 풀어놓고 때론 숨겨놓는, 무대이자 미로다. 누군가의 집에 놀러가는 게 재밌는 것은 그 사람을 알아가게 되는 흥미로운 단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집에서 살림이 아니라 사람을 보게 된다. 다른 이의 집을 구경하는 재미는 얼마나 넓은지, 어떻게 멋지게 꾸며놓았는지를 보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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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07 00:03
[책, 짧은 글] 몸
우리가 가장 믿고 사는 이것. 우리가 가장 숭배하고 사는 이것. 우리에게 가장 큰 실망을 주는 이것. 우리에게 가장 다양한 실망을 주는 이것. 우리에게 변함없이 새로운 실망을 주는 이것. 그리하여 가장 연연하는 이것. 하여, 몸은 우리에게 말한다. 몸의 언어로. 몸의 방식으로. 몸으로써. 몸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 ‘감각’이며, 감각에 기대어 몸의 언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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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06 00:01
[책, 짧은 글] 혼자 사는 사람의 가구
1인 가구에게 가구는 늘 마음의 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경제적인 이유인데, 집은 어쩔 수 없이 좁고, 언제 이곳을 뜰지 모르며, 한번 사면 바꾸기 어렵다. 그렇다고 오픈마켓 최저가를 검색하며 저렴이를 들이자니 공간 심리 차원에서 마뜩지 않고, 이케아에 전적으로 의존하자니 글로벌 자본주의에 포섭되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내심 불편하 다. 값을 차치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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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05 00:00
[책, 짧은 글] 유튜브
나는 유튜브가 다른 매체와 비교했을 때 흥미로울 정도로 비대리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볼 때처럼 당신이 상상할 수 없거나 접근할 수 없는 경험이나 즐거움을 찾아 시청하지 않는다. 예상해볼 수 있는 것은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태도는―시청자인 당신도 조만간 화면에 그려진 것을 행할 것이고, 여기서 보이는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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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03 23:56
[책, 짧은 글] 내가 방을 가꾸는 이유
내일의 일은 알 수 없다. 더 정확하게는 온전히 나만의 힘으로 만들어갈 수 없다. 당장 새해부터 시작될 취업전선에서 어떤 전투가 벌어질지 역시나 모른다. 연인은? 올바른 정신세계를 갖고 있다면 당연히 계획해서 만들 일이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노력하고 도전할 뿐이다. 그런 만큼 온전히 내 힘과 정성으로 만들어가고, 가꾸고, 유지하는 오늘 하루가 내게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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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03 06:50
[책, 짧은 글] 좋은 소설
좋은 소설에서 인물들은 대개 비슷한 일을 겪는다. 문득 사건이 발생한다, 평범한 사람이 그 사건의 의미를 해석하느라 고뇌한다, 마침내 치명적인 진실을 손에 쥐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자신이 더 이상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런 식이다.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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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9-01 00:20
[책, 짧은 글] 엄살
엄살하지 못하는 자가 "있잖어......"하고 운을 뗄 때마다 상대방은 "아프다 그러려고 그러지, 내가 더 아퍼" 하고 그 입을 막곤 해왔다. 그래서 그는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그 신음들이 새어 나오는 입을 틀어막으며, 자신의 불운함을 '참을성'이라고 거짓 해석을 해왔다. 한 번도 제대로 내비쳐본 적 없는 그 엄살이 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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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2019-08-31 00:15
[책, 짧은 글] '사랑해'라는 말
당신은 이제 새처럼 자유로워져라. 당신은 이제 나 없이도 밥을 먹고 길을 걷고 잠을 잘 사람. 당신은 이제 나 없이도 그래야만 하는 사람. 당신은 이제 모든 기억과 흔적과 추억과의 인연을 끊어라. 망각하라. 당신은 나로부터 얻으려던 것을 이제 다 얻었노라. 나는 더 이상 줄 것 없는 누추한 몰골이 되었도다. 그렇지만, 개새끼, 돌아서서 다른 사람을 향해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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