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하지 못하는 자가 "있잖어......"하고 운을 뗄 때마다 상대방은 "아프다 그러려고 그러지, 내가 더 아퍼" 하고 그 입을 막곤 해왔다. 그래서 그는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그 신음들이 새어 나오는 입을 틀어막으며, 자신의 불운함을 '참을성'이라고 거짓 해석을 해왔다. 한 번도 제대로 내비쳐본 적 없는 그 엄살이 독처럼 몸에 가득할 대, 누군가의 엄살을 들어주는 척하며, 자신을 포함한 두 사람을 함께 위로한다.(그래서 동분서주, 위로의 달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곤 하지만, 언제나 '겨우 그런 일로 너는 엄살을 떠는 거니' 싶은 울분이 남을 뿐이다.)스스로를 위한 독자적인 위로의 타이밍은 언제고 없다. 늘 그렇게 옵션처럼 누군가의 엄살에 대한 위로의 타이밍에 더부살이를 한다. 평생을, 그렇게. 상대의 얘기를 들어주는 척하면서 그 틈을 타서 운다. 누군가가 자기에게 그렇게 해주길 바라왔던 것들을 엄살 잘하는 그자 앞에서 다 해준다. 위로란 언제나 자기한테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형태대로 나오는 것이다.
김소연, 《마음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