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제 새처럼 자유로워져라. 당신은 이제 나 없이도 밥을 먹고 길을 걷고 잠을 잘 사람. 당신은 이제 나 없이도 그래야만 하는 사람. 당신은 이제 모든 기억과 흔적과 추억과의 인연을 끊어라. 망각하라. 당신은 나로부터 얻으려던 것을 이제 다 얻었노라. 나는 더 이상 줄 것 없는 누추한 몰골이 되었도다. 그렇지만, 개새끼, 돌아서서 다른 사람을 향해 예의 그 그윽한 눈빛으로 또 '사랑해'라는 말을 할 거면서. 그 사람을 안고 핥고 탐미하다가 허기질 거면서.
김소연, 《마음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