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laylador(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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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여러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건진 키워드는 배려이다. 그동안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되보이려고 애썼던 시간을 거쳐왔기에, 내 초라했던 자신을 마주했고 인정했기 때문에 그 과정 속에서의 외로움에 대해선 익숙하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때 그 사람의 힘든 점, 외로웠던 점을 가장 먼저 알아보는 편이다. 공감하기 가장 쉬운 지점을 찾는 것이랄까. 레이더망에 걸린 그 공감점은 대부분 그 사람의 약한 점이기도 하다.


 위로하며 토닥이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친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때 느낄 수 있는 그 기쁨이란. 내 진정 아픈 부분을 상대방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은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만 가능한 일임을 알기에, 서로의 벌거벗은 마음을 확인하고 나면 허세와 입바른 말 이랑 훌훌 버리고 진심으로 나와 상대를 마주할 수 있다. 물론 타인을 과의식해 이 사람과 좋은 관계로 남고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오롯이 내 자신을 내보이지 않으면 상대방과 진실로 친해지기란 어려운 일이다. 솔직하고 배려있게 그러나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 따듯하지만 이성적으로 대하는 것의 중요함을 아는 사람 또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 만난 지인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려본다. 그는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 했다. 믿지 않는다, 라는 말로 굳이 너와 나 사이의 선을 긋는 마음이란 뭘까 고민에 빠지던 찰나 그는 가장 친한 친구가 몇년동안 그를 속여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사람에게 온전히 자신을 내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진정으로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타인과 연결되려 노력하는 내 태도가 사회적으로 웃음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면, 나만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느껴진다면 나라도 분명 돌이킬 수 없는 회의감에 빠질 것이다.


 물론, 사회에서 나를 스쳐 지나가며 상처를 준 사람들 때문에 더이상 사람을 신뢰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설령 그러할지라도 타인과 나 사이의 선을 긋는 목적으로 나는 이만큼이나 너를 그리고 모두를 경계하고 있어 라는 뜻으로 비춰질 태도를 취하는 것은 내겐 납득적이지 않다. 이해와 수용은 다르니까. 그저 나는 내가 얼마나 멍청하던 사람에게 잘 속던 간에, 상처에 무뎌지고 절어있던 간에, 사람을 본질을 믿고 나를 내보이는 것에 대한 현명한 방법을 모색함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를 드러내는 데에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두렵고 쉽지 않은 일이 될테지만, 그것만이 내가 상대방에게 갖출 수 있는 최소한의 예우다. 사람마다의 정의는 다를테고,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따질 순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