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담수첩] 일기장을 잃어버렸다.

eternalight(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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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글은 내가 제일 많이 읽어보지 않을까 싶다.

쓴지는 사흘이 지났지만 분명 몇시간 전만해도 댓글과 보팅이 달렸었다.

글이 언제 중간부터 사라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사이 나를 찾아주어 댓글과 보팅을 달아주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모든 것이 박제된다더니 글을 쓴 후 일주일이 지난 다음에나 있는 일인가 보다.

허망하다. 활동내역을 살펴봐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나는 해상도가 낮아 볼품없어 보이던 배경사진만 해상도를 높여 바꿨을 뿐이다.

누가 해킹을 한 것인가 하고 비밀번호를 바꾸려고도 해봤다. 자꾸 틀렸단다. 처음 받은 비밀번호를 입력했는데도 말이다. 크롬에서 로그아웃하고 다시 로그인을 해볼까 하다 불안해서 말았다. 평소 글을 쓸 때만 사용하던 busy로 들어가 보았다. 혹시나 글을 복구할 수 있을지 하고 말이다. 없다. steemkr로 접속해본다. 없다. 포스팅키로 로그인을 하란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다시 비밀번호 변경을 시도한다. 처음 받은 오너키를 입력하고 새로 키를 받고 다시 또 입력한다. 안된다. 얼굴이 달아오른다. 이렇게나 바보같다니. 잠이 확 달아난다.

구글링을 해본다. 쓴 글이 사라졌다는 글은 찾지 못했다. 비밀번호를 잃어버렸다는 페이지만 잔뜩이다.
다시 얼굴이 달아오른다. 지갑속 달러보다 수 많은 팔로워들이 머리속을 스쳐간다. 진심이다.

가입을 한지 200일이 다 되어 간다. 처음 가입인사 글 이후 여행기를 썼다. 한 편을 쓰는데 3일 이상을 할애했다. 자료조사하고 다녀온 기억도 복기하며 있는 힘을 끌어 모아 썼다. 반응은 딱 중간정도 였던 것 같다. 3일 이상 할애했는데
다른 글을 보니 허망했다. 그래서 여행기 이후에는 스팀잇을 매일 찾지 않았다. 글도 띄엄띄엄 불쑥 생각이 날 때마다 글을 썼다. 쓰는데 할애 하는 시간도 많이 줄었다.

그렇게 몇 개의 글을 썼다. 그래도 꾸준히 보팅을 해주는 분들이 있었다. 지금도 생각이 난다, 그 분들.
댓글은 아주 가끔 달렸다. 나도 그랬다. 남들의 글을 읽어보고 댓글은 달지 않고 보팅만 했다. 티도 나질 않았다. 보팅이 글을 읽고 간다는 의사표시가 될 리가 없었다.

그래서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 읽고 갑니다'로 시작했다. 정말 잘 읽고 갔다. 진짜다. 하지만 자신의 글에 달린 그 댓글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내 마음을 알 리가 없다. 무성의하다 느낄 수도 있다. 지금 내가 열심히 댓글을 달다 보니 이제는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작전을 바꿨다. 정말 잘 읽고, 진심을 담아 느낀 바를 적었다. 내가 쓴 댓글의 줄 만큼이나 대댓글이 달린다. 댓글 한 번 달고 '잘했어!'하고 스스로 칭찬하고 뒤로 하기에는 아쉬웠다. 그래서 또 대대댓글을 달았다. 또 달린다. 댓글 어디에도 '그래요, 다음에 또 봐요'라는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무언가 또 말을 건내고 싶은 댓글이다. 그래서 또 단다. 그런데 부담이 조금 된다. 상대방은 나의 댓글에 보팅을 해준다. 그것도 내가 올리는 포스팅의 액수와 맞먹는 숫자다. 그래서 '그럼 이만'의 의미를 담아 댓글을 달았다. 그렇게 댓글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고맙습니다. 왕꽃선녀님.(갑자기 생각났다, 그 분을 달리 부를 별명이)

포스팅에 [별담수첩]을 단 이후 부터 열심히 썼다. '전체관람가'감독들의 영화엿보기란 연재도 했다, 아무도 모를 수 있다. 독후감콘테스트에서 1등을 했다. 마지막 날 혹시나 해서 썼다. 정말 열심히 썼다. 처음 여행기를 쓸 때 처럼. 그리고 나를 스팀잇에 인도한 친구와 술을 마셨다. 내 블로그를 확인했다. 역시나, 실망이다. 그래서 술이 더 들어갔다. 다음 날 일어나서 다시 확인했다. 헙, 잠이 확 달아났다. 두자리 수 보팅은 처음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발표날이 다가왔다. 헙헙,,,또 놀랬다. 1등이란다. 눈물이 쏟아질 뻔 했다. 언제 1등을 해봤는지 기억도 나질 않았다. 상금도 받았다. 쟁여놨으면 지금은 엄청 큰 돈이다. 받자마자 파워업을 했다. 그렇게 몇일이 흘렀다. 스달이 마구 올랐다. 파워업 비율은 점점 떨어졌다. 마켓에서 0.6정도에 파워업을 한 것 같았다. 비율은 1이 넘어가고 있었다. 하...미련 한것. 그걸 못참고.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 댓글은 더 박차를 가했다. 따로 누군가를 찾아가 팔로우 하지 않아도 되었다. 나만의 친구찾기가 시작되었다. 좋아하는 글에 가면 나와 같은 마음으로 공감한 이들이 댓글을 달았다. 그 사람들을 팔로우 했다. 점차로 친구들이 늘어갔다. 그에 더해 오르는 스팀과 스팀달러는 더욱 더 스팀잇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전보다 더 글을 썼고 전보다 더 꼼꼼히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았다. 그와 함께 보상도 늘어갔다. 더 할 나위 없지 않은가.

나는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다. 지갑 한 번 잃어 버린 적이 없다. 술 먹다 폰 한번 잃어 버린 것이 전부는 자랑이 아니다. 나의 손을 탄 물건에 대한 집착 아닌 집착이 있다. 그 안에 나도 모르게 심어 놓은 의미까지 담겨 있으면 더 그러하다. 친구가 미국 놀러 갔다 사온 왕따시 만한 칼라풀한 라이터(bic, 흡연자들은 알 것이다.)를 내게 주었다. 크기 만큼이나 오래갔다. 잃어버렸다. 허망했다. 허망함이 하루는 간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 내가 쓴 글을 잃어버렸다.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비번을 바꾸려다 실패하고, 영영 이곳을 찾지 못할까봐 두려웠다. 계정을 다시 만들면 될 일이지만 eternalight은 그 곳에는 없는 것이다. 아이디도 만들 때 고생많았다. r자를 빼먹어 가입이 일주일이 늦어졌다. 그때도 지금만큼은 ㅇ니여도 스달이 고가를 달리고 있을 때 였다. 무어만 쓰면 댓글과 보상이 달리는 걸 멀리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만든 계정을 놓을 수는 없었다. 물론 지갑에 담겨있는 소중이들도 발이 밟혔다.

멘탈이 조금 나가 글이라도 쓰며 달래볼까 하는게 횡설수설이 길어졌다. 사라진 글에 잠이 확 달아나게 한 그 몹쓸 놈때문이다. 다시 찾고 싶다. 아니, 내일 정현이를 있는 힘을 다해 응원을 해보련다.

어쩌다보니 200일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두서 없이 써내려간 일기장이 되어버렸다.

이글만은 뺏어가지 말아다오, 이 몹...아니...몰라 그래 너, 나 일 수도 있겠지.


여기까지 제 두서 없는 글을 읽어 내려 오신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헤어지는 줄 알았습니다.ㅠㅠ

[별담수첩] 일기장을 잃어버렸다.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