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snuff12님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다.

Words
1118
Reading
5 min
Listen
Play
8y

글이 늦었습니다.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분명 처음 저 사람의 글들을 봤을 땐 화가 매우 나다가, 다음날 저 사람의 가치관을 알고 나서는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다시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는 또 다시 감정이 실리고 있다. 분노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나는 이 글을 마지막으로 snuff12님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쓴 답글에 대한 대답을 하겠다.

1.

'저랑은 일말의 관련도 없는 글에 태그하고' '적어도 저와 관련된 곳에서 태그하고 바판을 하던 비방을 하던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보이지 않습니까?

당신과의 대화는 참 뭐랄까, 문맥을 다 따로 떼어놓고 글자 그대로만 갖다가 하는 느낌이다. 문장만 딱 떼어놓고 상황은 살피지 않는 것이다. 당신은 분명히 내게 아무 상관 없는 글에 태그해놓고 뭐하는 짓이냐며 불쾌한 감정을 비쳤다. 그래서 나는 이것에 대한 사과를 했다.
허나 당신은 단순히 관련 없는 글에 태그당한 것에만 분노한 게 아니다. 내게 '여성혐오자' 딱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저랑은 전혀 관련없는 글에 태그하고 '여성혐오자'라니... 대놓고 시비를 거시는군요.

'젼혀 관련 없는 글'에 회색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야 한다면, '여성혐오자라니... 대놓고 시비를 거시는군요.'엔 노란 형광펜으로 줄 쫙쫙 긋고 별표까지 쳐야 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의 글에서 당신의 감정이 어디에 쏠린 것인지 그 분위기를 읽었다.

2.

육아휴직에 대한 건인데, 당신은 현재 한국에서는 여성이 육아휴직을 더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당신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모양이다.
사내 분위기, 대한민국의 통념 자체가 육아를 여성이 할 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더 강하기 때문에, 여성이 육아휴직을 더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그 남편들 중에는 육아휴직을 쓰고싶지만 그러한 사내 분위기(ex :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 때문에 못 쓰는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남자가 돈 버는게 더 좋지."라며 본인이 스스로 육아휴직을 쓰는 것을 거부하는 남편들도 있다.
흔히 일컬어지는 "꼰대"들은 육아를 여성의 일로 치부하고, 육아휴직 쓰고 싶은 남편들은 저런 꼰대들 때문에 쓰고 싶어도 쓸 수 없고, 일은 남자가 하는 거라고 말하는 가부장적인 남편들은 육아 휴직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이게 여성혐오가 아니라면 뭐라 말할 수 있는가. 경제적 선택이 아니다. 당신은 현실을 너무나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3.

왜 성별로 구분짓는지 모르겠네요. 범죄는 범죄일 뿐입니다.
'남성들은 여성에게 범행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길거리 지나다닐 때에 두려움을 느끼나요?'
범죄를 당하는데 가해자의 성별을 고려해야하나요?

여기서 당신은 또 다시 여성혐오자임을 드러냈다.
자, 살인 피해자 남녀비율이 1:1이고 가해자 남녀 비율은 8:2~9:1이다.
남자를 죽이는 것도 남자, 여자를 죽이는 것도 남자란 소리다.
여성들은 필연적으로 남성보다 공포를 더 느낄 수 밖에 없다.
또한 내가 여러번 서술했듯이, 여성들은 일상생활에서 공포를 느낀다.
그런데 남성인 당신이 여성인 나와 동급의 것을 느끼냐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말이 나오냐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당신은 정말 양심 없는 사람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다.

4.

지속적으로 '남성은 기득권' '남성은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등의 일반화를 하시는데 한가지 입장만 취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남성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기득권인 게 맞다. 그 증거가 바로 스스로 기득권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당신 그 자체이고. 하지만 당신은 또 말 할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이 기득권이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거라고 말하죠. 이건 그들이 할 말이 없을 때 써먹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이다. 나는 남성이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고 한 적 없다. 여성보다 덜 느낀다고 했지.
이거는 툭 까놓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굳이 뭐 예시를 여러개 나열하지 않겠다. 잘 생각해 봐라. 남성들이 여성들만큼 일상생활에서 공포를 느끼나? 이건 양심의 문제다.


감정의 결이 다른 이유는

서두에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 나는 정말 당신에 대한 생각을 오래 했다.
이유는, 당신이 다른 안티 페미들과 다르게 페미니즘이란 탈을 쓰고 여성들의 언어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쓴 페미니즘 관련 글들을 보여주겠다.

남녀 살인 피해자 성비가 약 1:1이므로, 여성이라서 죽고 남자라서 살아남았다는 캐치프레이즈는 지양해야 한다는 글

은하선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라고 했다. 당신은 은하선이 '십자가 딜도' 사건을 일으켜 신성모독 논란을 일으켰다고 했는데, 은하선씨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셨다.
은하선씨 페이스북
그리고 당신은 저 게시물에서 이런 워딩을 썼다.
"그럴땐 빠르게 사과하는게 최선입니다.
그러나 이 '페미니스트'는 그걸 몰랐나봅니다."
페미니스트에 따옴표를 붙여가며 강조했다.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나와 크게 다툼이 있었던 글이다.
나도 논리적 오류를 범해서 사과드렸는데, 이 글이 찜찜한 이유는 내가 지금까지 그와 한 언쟁을 살펴보면 된다. 그는 캐나다를 두고 성차별이 거의 없는 국가라고 했으며, 캐나다뿐만이 아닌 다른 국가들의 여성 이공계 참여율이 낮다는 자료를 들고와서는 "이건 성차별이 아니라 남녀간의 차이이다." 라는 말을 했다. 그러니까, 이공계 여성 비율 낮은건 전세계적인 일이니 성차별이 아니란 것이다. 이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성차별이 만연할거란 생각은 못 해봤나 보다.

이사람 안티페미 글을 리스팀 했다. 그래놓고는 여성혐오자가 아니란 소리를 하고 있다.

피고인 성별에 따른 형량이 다르게 적용됨을 지적하는 글이다.
나도 1차원적으로는 이 글에 반박할 생각은 없다. 살인죄 강도죄 횡령, 배임죄 등등에서 여성에게 관대한건 사실이니까.
그러나 내가 이 글을 보고 느낀 것이 있다. 이 사람이 저 글을 쓴 의도는 너무나 뻔하다.
"여자들이 지금 홍대 몰카사건으로 동일범죄 동일수사 해달라고 하네? 여자가 범죄 저질렀을 때에 선처받는 경우도 꽤 있는데."
여성이 관대한 형량을 받은 게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저 사람의 저열한 속내가 너무나 뻔히 보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snuff12님은 이런 내용을 적으셨다.
"우선 저는 성평등을 지향하며, 성차별이 뿌리뽑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냐고 물어본다면 단언컨데 아니라고 할 것 입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스팀잇에 페미니즘글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일베'와 다를바 없는 그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죠."
그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가 아니며, 페미니스트들은 일베와 다름 없다는 말을 했다.
이 점 잘 기억해야 한다.


위의 것들을 미루어 보아, 그는 안티페미이며 페미니즘에 누를 가하기 위해 페미니즘 관련 글을 쓰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그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사실관계 왜곡하지 말고, 실존하는 여혐에 집중하자는건 100개의 페미니즘중 하나일 뿐입니다.
언제부터 페미니즘이 여혐이 됐나요."

안티페미가 언제부터 페미였나?
그리고 저 사람 계속해서 "100개의 페미니즘"을 운운하는데, 저사람의 이러한 행동은 여성들의 언어를 훔치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100개의 페미니즘이란건 말이다. 그 의미가 저 사람이 말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페미니즘의 1차적 목표는 여권 신장이며, 페미니스트들의 행동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페미니스트들끼리 미러링에 대한 견해가 나뉘는 것 (미러링을 아주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는 없다.) / 다른 소수자 집단과의 연대 (장애인/퀴어 등등과의 연대에 대해 집단끼리 생각이 나뉜다.) / 결혼제도에 대한 생각 (비혼주의로 갈 것인지 아닌지)

페미니스트들끼리 각자 생각하는 게 조금씩 다를 순 있어도, 그 목적지는 여권 신장으로 동일하다.
100개의 페미니즘이란 바로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 사람이 100개의 페미니즘을 운운하는 이유가 뭔가?
단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페미니즘처럼 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분노와는 다른 무언가를 느끼고 있다.
이 감정은 뭐라 표현해야 할까.

저 사람은 페미니즘을 모독함과 동시에 "제가 하는 건 100개의 페미니즘 중 하나일 뿐이라구요." 라며 페미니스트인 척 위장하고 kr-feminism 태그에 들어왔다.
그가 이렇게 말 할 수도 있다.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것 또한 페미니즘과 관련 된 내용이니 kr-feminism 태그를 써도 되지 않습니까?"

근데 당신 방식을 보라고.
새까맣고 어리석은, 저열한 의도가 너무나 분명하지 않냐고.
애초에 "저는 100개의 페미니즘 중 하나를 추구할 뿐입니다." 이런 태도 취하지 않고 "저 님 공격하려고 왔음." 이러는게 차라리 더 나을 것이다.

또 이렇게 말 할 수 있다.
"저 예전 글에서 분명 페미니즘은 일베와 같다고 표현했고, 페미니스트 아니라고까지 말 했는데요?"

나한텐 또 100개의 페미니즘 중 하나일 뿐이라며.


그래서 결론은, 내가 이렇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드는 이유는
snuff12님이 교묘하게 페미니즘을 모독했기 때문이다.
"사실관계 왜곡하지 말고, 실존하는 여혐에 집중하자"라고 말하면서 페미니즘을 위한 척 하지만 사실상 페미니즘을 모독하는 데에 그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snuff12님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snuff12님과 내가 페미니즘을 문제로 적대관계에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저 사람의 행동이 비양심적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snuff12님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다.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