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빛이 없다면 사진을 만들 수 없다. 스페인 오는 날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보슬비가 드디어 멈추고 강렬한 햇빛이 사진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예술은 남과 다른 독창성을 요구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굳이 예술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빛의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다양한 그림이 가능하지만 항상 똑 같은 위치에 변함없이 버티고 있는 자연에서 남과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건 어렵다. 그래서 난 자연에 사람을 덧붙여 찍는 걸 선호한다. 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아무 연고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을 모델로 세울 수는 없다. 같이 온 멤버 중에서 누군가를 찾는 게 가장 합리적이나 그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내 사진 철학을 장황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시간이 없다. 소통에서 말보다 중요한 건 직감이다.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가장 짧은 시간, 내 파인더를 채울 모델을 찾아야 한다.
구엘 공원은 가우디가 설계한 작품이 공원 전역에 늘려 있다. 그의 천재성은 폐기물을 활용하여 훌륭한 건축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에 관한 일화가 조금 충격적이다.
1926년 6월 7일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지나가던 노면 전차에 부딪혀 치명상을 입었다. 그러나 운전수는 지저분한 노숙인으로 생각하고 그를 팽개치고 가버렸다.
사람들이 병원으로 데려가고자 택시를 찾았지만 기사들 역시 3번이나 승차거부하고 4번째로 병원으로 운반되었으나 2곳에서 진료 거부를 당하고 결국 빈민 구제 무상 병원으로 이송되어 방치되었다가 정신을 차린 가우디가 이름을 말하자 그때서야 친지들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큰 병원으로의 이송을 반대하며 "옷차림을 보고 판단하는 이들에게 이 거지같은 가우디가 이런 곳에서 죽는다는 것을 보여주게 하라. 그리고 난 가난한 사람들 곁에 있다가 죽는 게 낫다"라며 그대로 빈민 병원에서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