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되진 않았지만 스팀잇에서 만난 몇 몇분들은 오래전부터 마음을 나누는 친구처럼 여겨집니다.
여러날 감감 무소식이었다는 것으로 봐선 꼭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하지만 최근 얼마동안은 정말 오랜 친구들 소식에도 실제 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때 맞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입을 열면 공연한 하소연만 될 듯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굳이 알릴 필요도, 이유도 없는 이곳에 근황을 적어봅니다.
제 특기인 하소연을 적었다가 @kyunga님의 글을 보고 전면 개편합니다. 그래도 조금 정신이 들어서 하는 하소연이라 철들었다 생각했는데 내친 김에 더 철이 들어야겠단 생각입니다.
제 나름의 막연한 기준이 문제였습니다. 그 기준은 수시로 고무줄처럼 늘어나기도 하고 쪼그라들기도 합니다.
자괴감에 빠지는 것도 그렇고 우쭐해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를 또 제 가족을 그렇게 수시로 변하는 기준에 대놓고는 또 그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제 간판일 순 없다는 생각을 벌써부터 하긴 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자유롭진 못 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사실 마음이 더 쓰이는 것은 하루하루를 겪어내고 있을 그 아이들의 힘겨움입니다. 그리고 정작 두려운 것은 이러다 좌절의 상처가 너무 커서 영영 헤어나오지 못 하는 것은 아닐지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제가 대신 겪을 수도 없고 겪어 줘도 안 되는 것이니...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바라보고 기다리는 것이죠.
아내도 그렇습니다. 결혼 전 아내는 제게 여신이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언제나 저는 어딘가 모지리였었죠. 헌데 요즘 아내가 달라졌습니다. 매사 부탁이고 눈물입니다. 마치 울 일을 찾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파김치가 되서 퇴근을 하면 그때부터 아내는 곁을 떠나지 못 하게 합니다. 뭐가 그리 두려운지. 밤새 뒤척이는 날이 허다합니다.
하지만 힘겨워하는 것은 아이들의 경우와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의 곤란도 곤란이지만 이게 언제 끝날지, 끝나기는 할지, 그 걱정이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이더군요.
정신을 추스리고 가만 보니 그러고 있었더군요.
다만 요 몇달 아내를 대하는 태도가 바로 제가 제 내면을 태도와 같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피상적인 관심으로, 어떤 때는 신으로 우러르고 어떤 때는 벌벌 떨며 두려워하고 또 어떤 때는 호되게 나무라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지 않았고 동반자로 여기지 못 했었다는 것이죠.
사실 어려운 시절은 다시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젠 정말 다 끝났다고, 웬만한 흔들림으론 미동은 있을지언정 큰 출렁임은 없을 것이라고 여겼었습니다.
하지만 잊고 있던 것입니다. 그럴 즈음 예기치 못 한 출렁임이 왔었다는 것을.
아내의 우울, 연로하신 부모님의 고통, 진행하고 있는 장모님의 치매, 딸 아이의 고전, 막내의 괴로움, 거기다 얼마 전부터 부쩍 느끼고 있는 삶의 무거움. 하지만 이렇게 거의 동시에 닥치다니.
만일 예기치 못 한 펀치를 한 두대 더 맞았다면 저까지도 KO되었을지 모릅니다. 아니요.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무슨 일이 온다고 해도 부딪히고 또 거기서 새로운 길을 찾았을 겁니다.
부모님께,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새삼 고맙습니다. 삶은 언제나 스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