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면서 제일 보람있는 건, 병원에 별로 안 간다는 것입니다. 지금껏 한 손에 뽑을 정도밖에 가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아이들의 면역기능이 잘 돌아가고 있는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 공은 상당부분 아이들의 미생물들에게 있습니다.
왜냐하면 면역기능의 활성화정도를 결정하는 역할을 미생물이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인체에 중요한 면역기능을 우리가 아닌 타자인 미생물이 한다니 말이죠. 면역기능은 우리와 외부를 구별하고 그 외부의 것을 공격하는 걸 말합니다. 보통 면역기능은 너무 활발하여 외부의 존재가 발견되면 달려나갑니다. 그것을 없애버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때 염증반응이 일어납니다. 면역기능이 과하게 활발할 경우 이 염증반응이 잘 일어난다고 해요.
그런 점에서 요즘 흔하게 보는 아토피, 알레르기 등은 면역기능이 과한 활동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심지어 먼지나 꽃가루같은 것에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니 말입니다. 어느 시대보다 위생적인 현대는 오히려 각종 면역질환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때문에 예전엔 위생가설이 대두되었습니다. 즉 무조건 세균으로부터 방어만 해서는 안된다는 관점이었어요. 적당히 세균에게 노출시켜줘야 몸에서 항원항체 반응이 생긴다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들을 흙에 노출시키고 잘 안씻기고 이런 게 가능해 집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다른 세균이 아니라 먼지에 대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만다는 것입니다. 꽃가루도 마찬가지죠. 이들은 세균이 아니니깐여. 따라서 위생가설의 설명도 부족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올드프렌드가설이 있습니다. 스웨덴의 아그네스 올드란 분이 처음 제시한 접근법입니다. 이 분은 현대에 왕왕 벌어지는 면역계 혼란이 미생물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면역기능이 과하게 발하는 아이들의 경우 미생물 생태계가 단순했기때문입니다. 전반적인 미생물의 다양성이 부족해서 면역기능이 폭주하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미생물이 우리 면역기능의 활성화정도에 대한 스위치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 면역계는 기본적으로 활발합니다. 항진할려는 속성을 갖고 있죠. 이에 대해 브레이크를 밟는 게 바로 미생물이란 것입니다.
면역기능의 강약을 조절하는 걸 T세포가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포가 많을수록 면역기능은 진정되며 이 세포가 적을 수록 면역기능은 더 격렬해집니다. 그런데 이 T세포를 조절하는 건 인간이 아니라 미생물이라고 합니다. 미생물이 인간과 공생하면서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도록 이 세포를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인간도 살고 자신들도 살기 때문입니다.
미생물이 약한 경우 T세포의 활성화는 낮아집니다. 그래서 면역기능은 폭주하기 쉬우며 먼지, 꽃가루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각종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반면 우리와 공생하는 미생물이 다양할 경우 T세포는 활성화되며 면역기능은 저절되기 쉬워집니다. 과하게 달리지 않게 되는 것이죠.
면역기능은 자아와 관련있습니다. 자아가 너무 강하고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면역기능은 과할성화됩니다. 위생자아는 그런 면역기능을 우리 현대인들에게 초래했습니다.
사실 자아란 건 생존기계인 뇌가 만들어낸 도구이지 우리 존재가 아닙니다.
이제는 내 안에 나보다 많은 존재, 또 다른 주인인 미생물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 공생하기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