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은 3대 유배지 중에 하나였다고 한다. 그만큼 험준하다. 그래서 운남과 사천성 간 철도를 놓는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도 한다. 그렇다고 이점이 없었던 건 어니다. 외부의 정치 풍파로부터 자유로운 부분이 있었다. 험준한 지형이 방패막이 되어준 것이다. 그래서 이것 사람들은 느긋하고 편안하다. 이 생태계에서 품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움microbiome도 아마 편안한 기분일 것이다.
장내 미생물에 관심을 가다보니 미생물의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 여행은 자아가 하는 게 아니라 미생물이 하는 건 아닐까. 그동안 익숙했던, 조금은 단조로운 미생물 생태계가 여행을 통해서 풍부해진다. 다른 지역의 풍미를 받아들이는 건 그 지역의 미생물들을 박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미생물들이 만들어내는 화학물질들이 신경전달물질과 유사하다고 하니, 그 정서도 함께 받아들이는 셈이다.
미생물 이야기를 하니,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에 대한 분노가 생긴다. 병이 세균에서 온다는 전제아래 정치적 위생권력으로 모든 세균을 싹쓸이 해 버리는 항생제. 그 항생제가 지나간 자리에는 유익균도 유해균도 없어진다. 이들과 지혜롭게 고통하여 면역계를 유지하던 몸의 중용도 깨진다. 싹쓸이 하고 난 다음에는 살모렐라 균같은 유해균이 다 빨리 퍼진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도 강하고 이미 장내부를 장악해 버리면 쫒아내기도 힘들다고 한다. 항생제를 가축에게 먹이면 많게는 15%까지 살이 찐다. 국소적 경제적 관념이 더 큰 문제를 불러 온 것은 아닌지 싶다.
이곳의 음식은 담백하다. 과일의 경우 단 맛보다는 담백함이 있다. 그 듬백함을 기본으로 그 토대로 신맛, 닷맛, 쓴 맛등이 향과 함께 올라온다. 미각은 삶이다. 단당류에 길들어진 현대 한국인의 미각이 염려스럽다. 그 만큼 장내 마이크로바이움이 얇팍해지고 있는 것이니깐. 그렇게 되면 비만, 당뇨, 충동적 행동, 우울, 자폐적 성향 등을 낳는다고 한다.
험준한 지형 덕분에 이제야 그 가치를 발견하고 있는 곳 운남. 이곳에 두딸과 함께 왔다. 이 여성들이 다른 마이크로바이움이 있다는 걸 체감했으면 한다. 그녀들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풍성해 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