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너의 이름을'을 보면, 흥미로운 설정이 나옵니다. 바로 무녀의 침으로 만든 술이란 설정입니다. 실제로 일본이나 북유럽, 아마존 등에서는 침으로 만든 술이 있다고 합니다. 침이 당분을 분해하고 이렇게 분해된 당분이 발효되어 알코올이 된다는 것입니다. 침에는 미생물이 많으니 놀라운 설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미생물이 당분을 분해해서 술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유럽으로 눈을 잠깐 돌리면, 신들과 반스로 알려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침을 뱉어서 아주 현명한 사나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나이는 두 난장이에게 살해됩니다. 난장이는 그의 피를 세계의 항아리에 담고 다시 꿀을 섞어 벌꿀술로 만듭니다. 이 술을 마시는 사람은 시를 잘 짓게 되는 재능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시를 잘 짓는다는 표현에 주목해 줬으면 합니다. 즉 실을 짓는 것처럼 시를 짓는 것입니다. 언어는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실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침에서 생성된 발효된 술이라는 것입니다. 역시 미생물이 관련되어 있지 않나요.
'너의 이름을'에서는 이를 무스비라고 합니다. 무스비는 무속에서 쓰는 말로 시간을 뜻하며 연결을 뜻합니다.
히토하 : 이 근방의 신을 옛말로 무스비라고 한단다. 이 말엔 깊은 뜻이 있지.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전부 신의 힘이란다. 우리가 만드는 끈목도 말 그대로 신의 솜씨. 시간의 흐름 그 자체를 나타낸 거지. 더욱 모여 형태를 만들며, 뒤틀리고 얽히고, 때로는 돌아오고, 멈춰서고 또 이어지지. 그게 바로 무스비. 그게 바로 시간.
히토하 : 물이든, 쌀이든, 술이든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간 게 영혼과 매듭지어지는 것 또한 무스비. 그러니까 오늘의 봉납은 신과 인간을 잇기 위한 소중한 관례라는 거야.
우리 존재는 미생물로 이뤄진 유전자의 끈으로 되어 있으니, 그리고 그 유전자가 개체간 점프할 수도 있다고 하니,
어쩌면 술은 그 실들의 교감을 도와주는 매개체가 아닐까요. 괜한 뇌피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