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쯤인가 친구에게 그려줬던 고양이 그림이다. 친구가 키우는 고양이는 아주 영리하고 애교가 많다. 내가 키우는 고양이들과는 다르게 날씬하고 민첩해서 벌레를 잘 잡는다. 당연하게도 실물이 그림보다 훨씬 예쁜데, 내 고양이가 아니라서 묘권(?)을 지키기 위해 사진은 올리지 않는다.
원래는 오늘도 장문의 일기를 쓸 예정이었으나 하루종일 들떠 있는 바람에 차분하게 글을 쓰지 못했다. 그래도 매일 하는 포스팅을 빼먹고 싶지 않아서 뭘 올릴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그린 그림들이 떠올랐다.
그림은 취미로 가끔 그리는데 타블렛 펜을 오래 잡고 있으면 손이 아파서 요즘은 안 그리고 있다. 내 딴에는 그나마 제일 잘 그린 그림을 골라봤지만, 그래도 모자라서 부끄럽다. 스팀잇에 워낙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들이 많아 비교가 될 것 같다. 부족한 실력을 취미라는 말로 변명해본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그림 올리기를 포기하고 글을 쓸까, 싶은데 역시 못 쓸 것 같다. 오늘 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쓸거리도 없다. 스팀잇을 시작한 이래 가장 게으르게 보낸 날이다. 눈을 뜬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누워서 휴대폰만 들여다봤다.
그야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동으로 시간을 허비했는데도 별로 후회스럽지 않다. 오히려 행복해서 자꾸 웃음이 나온다. 왜냐고?
드디어 행운의 여신을 만났으니까.
가지고 있는 이더리움이 모자라 살 수 없었던 이오스를 마침내 샀다. 어제 보상받은 4스팀 달러로 바꾼 0.01400114 이더리움에다가 오늘 받은 6스팀 달러를 0.02225177 이더리움으로 바꾼 걸 더해 이오스를 손에 넣은 것이다. 그것도 3이오스나 된다. 1이오스만 가져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3이오스라니 기분이 안 들뜰 수가 없다.
이렇게 이오스를 갖기까지의 과정을 쓰다 보니 문득 은전 한 닢이 생각난다. 나는 그 거지가 겪은 고생에 감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하게 코인을 얻었지만, 그래도 기쁨이 남달랐다. 스팀잇에서 보낸 지난 8일간의 추억이 아주 진부한 표현-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솔직히 첫 저자 보상을 받은 어제보다 더 감격스러웠다.
가슴속에서 넘쳐나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또 고양이들과 춤도 췄고(고양이들이 짜증을 내면서 엄청 싫어했다. 나를 물려고 했다) 블랙핑크 뮤비를 보면서 노래도 불렀다(우리 사랑은 불. 장. 난!)
한편으로는 나한테 3 이오스가 있다고 사방팔방에 자랑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간절히 원하던 것을 가졌을 때의 이 황홀함! 비록 고작 이틀밖에 원하지 않았지만, 그 전엔 이오스가 뭔지도 몰랐지만, 아무튼 밖으로 뛰쳐나가 아무나 붙잡고 말도 걸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참 좋죠? 혹시 암호 화폐에 대해 아세요? 제가 바로 그 암호 화폐를 가지고 있답니다! 네, 그럼요. 3이오스나 가지고 있는걸요!
...써놓고 보니까 약간 정신이 이상해 보인다. 안 그러길 잘했다. 물론 나한테는 3이오스가 3비트코인만큼 크지만, 남들에겐 소꿉장난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아서 안 그런 거기도 하다.
짜잔! 나는 이제 암호 화폐가 총 4개다. 바이낸스에 있는 이오스와 이더리움, 스팀잇에 있는 스팀(정확히는 스팀 파워 상태지만)과 스팀 달러.
어 그런데 캡쳐를 하고 보니 이오스가 3개가 아니라 2.997이다. 0.003은 어디 갔지? 수수료로 빠졌나? 보관비인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는데 3이오스가 아니라 2.997이오스라니 갑자기 기분이 약간, 그러니까 0.003이오스만큼 저조해지는 느낌인데...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무진장 기쁘다! 오늘이야말로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안녕, 내 행운의 여신 이오스야. 널 만나서 기뻐. 우리 꿈속에서도 만나자! 꼭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