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모난 사람으로 살기

gilma(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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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30.gilma@gilma입니다.

성격의 차이이겠지만, 나는 궁금한 것이 생겨도 가급적 잘 묻지 않는 편이다. 물론, 학회나 세미나 등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에서는 절대 아니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내가 궁금한 것을 잘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그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첫째는 직업과 관련된 이유이다. 나는 무언가를 자세히 들여다보 분석하고 탐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남들은 알고 있는 무언가를 나는 모른다는 생각을 들도로 만드는 것이 두렵다. 이것은 아주 어려서부터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물어 해결하기보다는 혼자 책을 보던.. 자료를 검색하던.. 연습이 필요한 것이라면 밤새 연습을 하던... 남들만큼 알게될 때까지 혼자서 고민하는 편이다. 물론, 그래도 안되는 것은 쭈뼛쭈뼛 물어야 했던 적도 많다. 이런 유형의 것들은 대부분 학습, 지식 등과 관련된 것들이다. 사실 이런 것들은 모르는 즉시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익히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빠른 습득이 된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타인이 나를 평가할 때, 무언가를 모르는 사람...으로 평가되고 싶지 않은 욕심이 더 큰 것 같다.

둘째는 그것이 개인적인 내용인 경우이다. 나는 타인으로 부터 개인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 곤혹스러움을 자주 느낀다. 첫째 이유와 연결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남의 평가와 시선에 그 누구보다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이다. 오래도록 알고지낸 편안한 사이가 아닌 이상 누군가 내 삶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을 불편해 하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도 한해 한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은 무너지고 무뎌지고 쉬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남들보다는 그것이 확실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받았을 때 불편할 것 같은 질문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그것이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서 가끔 타인으로부터 너무 차갑고 냉정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자신에게 너무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이런 내가 편하고 좋다. 내게 소중한 것은 남에게 소중하고,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다라는 것이 내가 살면서 자주 쓰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받아 불편할 것 같은 질문들은 절대 먼저 던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물론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그 전날 밤에 익혀왔어야 할 내용들에 대한 질문은 그 누구보다 잘 던진다. 좀 나쁜가? 쨋든..

점심을 먹는데 둥그렇게 만들어져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구내식당 테이블에 다른 부서 팀원들이 합석을 하게 됐다. 그 중에 앉아있던, 아웃소싱 회사에서 파견을 나온 여직원이 곧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팀의 부서장이 던진 이런 질문 덕분이다. 신혼집은 구했어요? | 전세? 월세? | 전세!? 얼마? | 대출은 얼마나 받고? 친한 사이라면 아주 당연하게 물을수도 있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친한 친구들이 얼마짜리 집에 살고 있는지 묻지도 들으려하지도 않았던 내게는 너무 무례한 질문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물론 그 여직원분께서는 모든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하셨다. 내가 저 질문을 받는 식사자리였다면......

내가 모난 것인가..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운동복을 걸쳐주신
cheongpyeongyull@cheongpyeongyull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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