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있다.
열차 입구에 서서 길을 막는 사람들을 말이다. 타려는 사람에게도 내리려는 사람에게도 매우 거슬리는 이 사람들은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재앙과도 같은 존재이다.
더구나 힘은 얼마나 좋은지 어지간 해서는 밀어내는 것도 쉽지 않다. 체구가 작아보이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자리에서 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큰 힘을 발휘한다. 마치 그 자리가 무슨 일이 있어도 사수해야 하는 고지라도 되는 듯한 간절함도 자주 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입구를 막고 있는 사람들을 이기적이라 말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이런 생각이 바뀌었다.
그 날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열차의 입구에 서서 사람들을 막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 열차에서 내리고 싶었던 나로서는 그 사람들을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아, 왜 이렇게 밀어.”
“밀지 마세요! 밀지 마세요!”
몇 가지 말은 있었지만 요지는 ‘난 가만히 있는데 내가 여기 있지 못 하게 방해를 받고 있다’라는 내용들이었다. 즉, 이 사람들은 자신을 ‘피해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기적이라는 판단은 틀렸다. 이 ‘길을 막는 사람들’은 ‘나 외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이기적이다’는 수준 이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인지 범위 자체가 극도로 좁은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제 이런 사람들을 이기적이라 욕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이것 하나만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사람들이 당신을 미는 게 아니라 당신이 사람들을 막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