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내려놓음' #4 터키여행

dgha100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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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케터를 꿈꾸는 

dgha1004@dgha1004입니다. 

지금 저는 터키여행 마지막 날, 호텔 방에 있습니다. 10박이 넘는 여행도 이제 끝이 났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에 설렘보다는 걱정이 큰 제 모습이 싫은 밤입니다. 10일이란 시간은 제게 너무 적었던 것일까요? 아직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저입니다. 10일의 시간은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제 모습을 봐온 시간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여행을 하며 제 행동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으며, 제가 살아온 길을 회고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회고하는 모습 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제가 여행에서 적는 메모는 ‘내려놓음’에 대한 것입니다. 내려놓지 못하는 제 모습을 생각하며 글을 적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요즘 제 일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많은 것을 잡고 놓아주려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다른 욕심은 없어도 적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해내려는 마음은 큰데, 그런 마음은 점점 더 힘들게 한 것 같습니다. 

저희 대표님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되, 우리 손을 떠난 것은 제어할 수 없는 것이니 먼저 걱정하지도 말고, 지나간 것에도 후회하지 말 것. 

저는 다가오지 않은 위험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지나간 일에 후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그래서 대표님한테도 많이 혼이 났습니다 :) 혼이 나도 속으로 화가 나거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저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죠. 저는 쓸데없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입니다. 걱정만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정말 어리석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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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에 대해 조금은 더 깨닫게 된 옛 이야기가 있습니다. 

군복무를 하던 시절, 10박 휴가를 즐기기 위해 먼저 전역한 친구들과 시간을 맞춰 제주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컴퓨터로 페이스북말고 크게 할게 없었기에 비행기 티켓 예약과 게스트하우스 예약을 다 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부대 내 전화로 예약까지 했지요. 최고로 잘나가는 게스트하우스들을 찾아 예약을 마쳤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휴가를 나가기 전날 오후, 갑자기 전투화를 신고 출동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아 군장을 매고 총까지 들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북한 지뢰 도발이 있었습니다. 잠깐의 사건으로 끝날줄 알았지만, 그날 자기 전까지 전투화를 벗지 못하고 방탄까지 쓰고 있으며 다음 날 제 휴가가 잘려나갈 것을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결국 제 비행기 티켓과 게스트하우스 예약은 모두 날라가 버렸습니다.

그 와중에 감사하게도 항공사와 게스트하우스에는 전화를 통해 사정을 이야기하고 환불을 받았지만, 친구들은 가야했기에 제주도로 저를 두고 떠났고 아주 아주 재밌게 놀다 왔습니다. 지금도 제주도를 다녀온 친구들은 제주도에서 재밌었던 추억을 이야기하곤 하지만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사건이 터진 날,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제주도를 가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과 불안감 때문이었지요. 계속해서 친구들에게 징징대기만 했었습니다. 그런다고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데 말이지요. 그 하루는 그냥 날린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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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행동으로 바뀔 수 없는 상황에서 걱정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일이 벌어지고 나서 후회하는 것도 정말 바보 같은 짓 인 것 같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생각하여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좋지만, 그 이상 하는 것은 소모적인 행동인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서 벌어지지 않을 일부터 현실 가능한 것까지 모두 생각하는 편입니다. 꽤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제 버릇은 정신적으로 소모적인 행동이며 시간 또한 날리게 되죠. 

이번 여행에서도 벌어지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했던 것 같습니다. 10일 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인데 저는 그 사실에 제 모습을 내려놓지 못하고 제 생각으로 저를 계속하여 조여 왔던 것 같습니다. 생각은 생각을 물고 더 큰 생각으로 이어지죠. 물론 쓸데 없는 방향으로.. :) 

여행이 10일 후에 끝나고 제가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같은데, 저는 마음속으로 ‘혹시 여권을 잃어버려서 터키에 더 오래있게 된다면 어떨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어떨까’ ‘돌아간다면 내가 여행오기 전 고민하고 힘들어 했던 부분들이 해결 될까’ 전혀 제 생각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생각을 통해서 제가 해결 방법을 찾아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생각만 한다는 것이죠 :) 

이번 여행에서도 쓸데 없는 걱정으로 진정 내 모든 것을 내려놓지 못하고 여행을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면 될 것을.. 마음 한 켠에서는 걱정과 불안으로 여행에 차질을 준 것 같아 아쉽네요.

제가 내려놓지 못한 것들로 인해 ‘현재’에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아쉽습니다. ‘과거’의 것도 정말 소중한 것이지만, ‘현재’에 감사하고 나아가야 지금의 ‘현재’가 ‘과거’가 되었을 때, 더 소중한 ‘과거’가 될 텐데요.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양보해야할 것은 양보하고,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내려놓되, 

내가 진정 붙잡아야 할 것은 끈질기게 잡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p.s 한국가면 바로 순댓국을 먹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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