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직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pd로 일하고 있는 anicreator입니다.
이제 경력 10년 채우려 하는 애송이입니다만.
떠드는건 얼마든지 가능하니...^^
시간 날 때 한 가지씩 떠들도록 하겠습니다.
업계에서 대놓고 하지 못하는 이야기,
그리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게 될 것 같구요.
가끔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이야기들도 조금씩 풀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누군가 저를 추적해서 제 정체가 밝혀진다면...
그때는 글이 끊어지거나 잠시 잠적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
너무 추적하진 말아주세요. ㅎㅎ
일단 간단히.
애니메이션, 각자 작업한 작업물의 가치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하고 이번 글은 마치겠습니다.
대학교 수업시간 때 있었던 일인데요.
(13년 정도 전이네요)
수업을 하시던 강사님께서 졸업작품을 하던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얼마를 주면 팔겠냐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쭈뼛쭈볏 하며 '100만원 이요', '200만원이요', '가치만 인정해주신다면 얼마든지...'등의 대답을 했습니다.
강사님께서는 학생들이긴 하지만 3명 이상의 팀이 모여서 6개월 이상 밤새가면서 만드는 작품을 너무 폄하하지 말라. 인건비만으로도 몇천만원의 가치가 있다.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졸업작품을 하는 학생들은 다 그렇겠지만
졸업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별로 경험도 없는 학생들이 모여
1년 내내 구상하고, 작업하고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합니다.
간단히 계산해봅시다.
임금 낮게 잡아서 월급 150만원으로 치고, 3명이 8개월 동안 작업을 하면 인건비로만 3600만원이 됩니다.
거기에 학생들이 등록금으로 지급한 공간 사용료, 컴퓨터 기기 비용, 전기세 등등도 영상의 가치에 들어가야 할겁니다.
적어도 4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졸업작품 안에 들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품적인 가치는 별도로 하더라구요.
상업적인 영역으로 넘어와 볼까요.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11분 30초 짜리 영상 26화로 만들어 한 개 시즌으로 만들고 방영합니다. 3D애니메이션의 경우 제작하는데 연출, 피디, 디자이너, 제작실장, 모델러, 애니메이터, 라이팅, 렌더, 합성, 편집, 음악감독, 효과음, 녹음실, 성우 등등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빨리 만들어야 1년 안에 만들어지고 길게 만들어지면 2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대략적으로 한 개 시즌을 제작하는 데 30억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광고쪽 일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이니까 싸게..."
싸게 만들 수 있는 애니메이션도 있습니다. 대학생 알바 한명 써서 대충 만든 플래시애니메이션도 애니메이션이긴 하니까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으로써 보고싶은 애니메이션, 그리고 만들고 싶은 애니메이션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많은 예산이 투여되고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보여주는 고급 문화로서의 애니메이션입니다.
과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적정한 예산은 어디에 있으며,
애니메이션의 가치는 어느정도가 있는 것일까요.
현재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이고... 앞으로 찾아나가야 할 답일겁니다.
하나 하나씩 썰을 풀면서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뵙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