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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두국수
꼴두국수 거친 메밀반죽 홍두깨 잡은 어깨로 숨을 쉬며 달덩이처럼 밀어 첩첩산골 가득 꼴두국수 끓는 연기 보름달이 기울어 그믐달 굴뚝에 걸터앉은 저녁 여지없이 꼴두국수도 문지방을 넘는다 꼴두국수 밖에 먹을 줄 모르는 촌뜨기들이 꼴두국수 보다 더 꼴 보기 싫어 깜장고무신을 양손에 쥐고 무작정 큰 길로 달렸다 서당개만큼도 아는 게 없는 처지 곱씹어 삼킨 밥 한 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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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치면 우리 유명산에 오르자
비 그치면 우리 유명산에 오르자!! 도시의 불빛에 유린당한 눈 날이 선 삶에 쫓겨 우리에게 주어진 날들이 서서히 부식되고 있는 것을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산마루 넘어오는 햇살에 서러운 낙화를 잊어버리자 초록 춤사위를 따라 낯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어깨를 들썩여도 좋으리. 흙을 먹이고 숲을 기르는 유명계곡 맑은 물 한 올 속눈썹 적시거든 은비늘 반짝이며 날아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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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 열전(列傳)
땡삐 열전(列傳) 뉘엿뉘엿 해가 진 여름 어둑한 사랑채에서 주인영감님이 저녁상을 받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부잣집이니 어른 저녁상은 진수성찬이라는 상상과는 달리 달랑 죽 한 그릇에 열무김치 한 보시기에 간장 한 종지가 전부였다. 행랑채 툇마루에 걸터앉은 머슴에게도 저녁상이 도착했다. 거무스레하게 보리가 섞이긴 했어도 사발위로 수북이 쌓인 밥상이다. 이상하게 생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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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논
다랑논 비탈진 산의 옆구리를 후벼 파 하루를 열었다. 조알 한 됫박 묻고 돌아오는 길에 열 손가락에 간신히 붙어살던 손톱들은 대꾸도 못하고 따라 묻혔다. 콩밭 사이에 듬성듬성 심은 수수 이삭이 몇 해 자란 소나무보다 커갈 무렵 그의 뼈마디에서 떨어진 자식들이 밭두렁처럼 늘어섰다. 어쩌다 천행으로 비 한 방울 떨어져 모 한 포기 꽂는 날 논두렁보다 먼저 구부러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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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가 아니라 세곡이라구요.
쇠고기가 아니라 세곡이라구요. 무릇 세상의 모든 존재에는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모든 것에는 다 이름이 있다. 동식물도 그렇고 무생물에게도 자기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이름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그 대상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하게 된다. 별은 보는 순간 꿈을 꾸게 하고 꽃은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게 하며 돌은 벌써 단단함을 느끼게 한다. 불은 다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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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
파꽃 귀퉁이에 싹 틔워 한 생을 기울여 꽃 대궁 하나 세상에 내면 꽃이라 불러줄까 살포시 접은 날개 팔랑이는 이별 앞에 태연히 역류하는 정을 삼키고 수 없이 뇌어 보던 인사말도 떠올리지 않으련다 물기 걷어가는 뼈를 파란 오월 바람에 기대 까맣게 쏟아내는 응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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