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치기 싫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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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세 번 만났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 번 마주쳤다. 그를 만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다른 이들을 만나는 자리에 그가 나타났다.

그와 나는 지금도 서로 이름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 세 번을 마주치고 난 후 어림잡아 짐작하면 그는 예술 분야 중 음악과 관련 있는 것 같다.

그는 세 번의 만남 중에서 나에게 두 번 피해를 주었다.

그는 예술가가 되고 싶은 것 같다. 그는 주변에 소위 ‘예술가적 기질’을 발산했다. 하지만 그 행동은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

그를 잘 아는, 아니 ‘잘 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그를 ‘나보다 많이 만난’ 지인이, 그가 착하고 순수하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가 열정적인(실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도 말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상대방이 모르는 사정이 있다. 잘 모르지만, 그는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악한 인간이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고, 선한 사람이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 실은 그 의도와 행동 모두가 ‘악’한 인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좀 난데없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가 착하고 순수한 사람일지라도, 세 번의 만남 중 두 번 불쾌한 경험을 겪게 되면 그의 ‘성품’이나 ‘속사정’은 별 상관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저 다시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