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 대학생활, 낭만, 책 ] @asbear님이 쓴 '영웅 멸종의 시대'라는 글에 내가 쓴 장문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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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론

이 글은 asbear@asbear님이 쓴 '영웅 멸종의 시대'라는 글에 제가 쓴 장문의 댓글을 옮겨적었습니다. 이 글에는 나의 주관과 편협한 생각이 들어가 있기에 부끄럽고, 발가벗겨지는 것 같아서 댓글로만 남겨두려 했으나 고민끝에 포스팅하였습니다. 너무 진지하지는 않게,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asbear@asbear님 글을 읽고나서 제글을 읽으시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의 제목은 '영웅 멸종의 시대' 입니다.
링크 : https://steemit.com/kr/@asbear/4kqnzm

  • 본론

저도 어느덧 대학교를 졸업한지 2년이 되었네요. 09학번이고 지방 국립대를 졸업하였는데, 저의 대학생활은 무난 그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그냥 적당한 학점 따고, 남들이 스펙쌓기에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불안감을 안고 저도 토익시험을 쳤지요. 안하면 도태되고, 뒤쳐지고 나만 이상한 사람처럼 비춰질 수 있으니깐요. 그래서 저의 대학생활은 그다지 낭만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대학생이 그러하지 않나 조심스레 추정해봅니다. 다들 저학년때부터 학점관리와 스펙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놈의 취업이 뭐길래.

저는 대학생때에 인생의 대부분의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바쁘다는 핑계로 거의 못읽고 있습니다. 대학교 이전에는 거의 책을 읽지 않아서, 거의 난독증이라고 해도 될만큼 글과는 익숙치 않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책 읽다가 졸기도 하고, 책 읽고 나서도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그랬죠. 그러면서 회의감도 느끼고, 책 읽어서 무엇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대학생이라면 책도 좀 많이 읽고, 생각하는 힘도 기르고, 교양을 넓혀야 할 것 같아서 닥치는 대로 책을 많이 읽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지적허영심 때문도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요즘엔 글 읽는것에도 많이 익숙해지고, 좋아하며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보의 홍수속에서도 익사하지 않고 사리분별 정도는 할 수 있게 된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 제 몸을 잘 길들인것 같네요.

대학생 때 읽었던 책 중에서 기억에 많이 남고, 인상깊어던 책이 있습니다. 바로 고려대를 자퇴했던 김예슬씨가 쓴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라는 책이었지요. 고려대생이었던 데다가 대자보를 붙이고 자퇴를 한 탓에 언론에도 많이 보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영향을 받아서 대학의 역할과 현실에 대해서 좀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읽고 나서 대학생활의 회의감도 좀 느끼기는 했죠. 거칠게 요약하자면 현재의 대학교는 졸업장 장사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되고, 열심히 학생들을 대기업에 공급(납품?)하고 있다는 글이었던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자의 사유의 깊이와 본질을 꿰뚫어 보는 힘에 감탄하고 부러워했었습니다. 그리고 용기있는 행동을 하였기에 마음속으로나마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작 소시민에 불과하기에 자퇴할 용기는 없고, 결국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졸업장을 받았지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불과 종이 쪼가리 그 이상의 가치를 하죠. 한국에서 대학교 졸업장이 없다는 것은 멸시받거나, 차별을 받을 우려가 있지요. 안타깝지만 한국의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명박근혜 정권하에서 대학교 생활을 하였고, 꽃같은(?)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제 눈에는 저의 암울한 미래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해봐야 밥먹고 살기도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죠. 요즘 적폐청산과 관련해 뉴스에서 터져나오는 비리가 입을 떡 벌어지게 할만큼 많죠. 특히 취업과 관련된 비리는 장난이 아니더군요. 우리은행, 강원랜드 비리와 같은 부정과 부패는 저의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강원랜드의 경우에는 신입사원의 95%가 부정청탁으로 입사를 하였다는 기사를 보면 알수 있죠. 또 얼마전에 '빚내서 집사라'라는 정책을 펼쳤던 초이노믹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구속되었지요. 혐의는 아마도 뇌물수수였던것 같네요. 그 사람도 당시에는 실세였기에 자신이 아는 사람을 중소기업진흥공단이라는 곳에 2천등에 불과한 사람을 슈퍼패스 시켜서 입사시켰더군요. 이런 기사를 보면 젊은 사람들은 절망합니다. 게임의 룰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사례들은 정말로정말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고,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군요. 언젠가 문득 그런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노무현 정권하에서나, 김대중 정부하에서 대학생활을 하였다면 조금 더 낭만적으로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구요. 너무 이전으로 가면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보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시대가 암울하니 그다지 원하지 않구요. 그러면 조금 더 낭만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늦은 시기에 스마트폰과 같은 고급 기술들을 누리며 암울한 대학생활(88만원 세대)을 한 것이 나았을지 아니면 조금 더 이른시기에 대학생활을 하며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하는 것이 더 즐거웠을지를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오늘은 이것으로 한탄을 마치겠습니다.

[내 이야기 | 대학생활, 낭만, 책 ] @asbear님이 쓴 '영웅 멸종의 시대'라는 글에 내가 쓴 장문의 댓글.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