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m] 약 반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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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상관 없음.
기억나는 대로 적는 것이니 글에 적는 것들이 전체가 아님.
또한 기억에 의존하다보니 확대와 축소가 있을 수 있음.

1.

패드립의 대상이 대체로 어머니에 한정되는 이유에 대한 글을 썼던 적이 있음. 어머니란 존재의 이미지, 성녀와 창녀 이분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어머니 욕에 대한 미러링으로 아버지 욕인 느개비를 언급했다. 그 글을 본 한 남성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면서 "다른건 모르겠고, 느개비가 미러링이니 문제가 없는 단어라고 하더군요." 라는 식의 말을 했다.

기존의 천박한 어머니 욕과는 달리 뭔가 창의적인(?) 아버지 욕이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글에 썼던 것 같은데, 이게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인가? 전혀 모르겠다.
느금마 보지 개씹걸레 보지 vs 느개비 선미 가시나 개 열심히 췄는데 유튜브 조회수 0
뭐가 더 천박해 보이고 뭐가 더 웃긴 것 같나?

남성들(특히 남학생들) 사이에서의 어머니 욕의 심각성은 모두가 알텐데, 이런 상황에서 아빠욕이 엄마욕보다 재밌게 들린다고 하는 게 뭐가 문제인지 나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당연한 소리지만 기존의 엄마욕이 없었더라면 난 당연히 아빠욕을 재미있다고 표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할 것 같다.
"어머니 욕이 심한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미러링으로 되갚아 주는 것은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옳지 않습니다."

그래서, 느개비가 나오기 전에 남성집단이 반성은 했나?
남성 집단 내에서 패드립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남성들이 더 잘 알지 않나.
패드립을 전혀 하지 않은 남성들 중 나서서 패드립을 저지하는 자가 얼마나 됐나?

A라는 혐오 표현만 있을 때에 사회 구성원의 대다수가 이를 인지하지도, 반성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A에 대한 저항으로 B라는 혐오 표현이 나왔다. 구성원들은 그제서야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깨닫고 "A도 B도 나쁘다."고 한다.
아직도 뭐가 이상한지 잘 모르겠나?

2.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그랬던건진 기억이 안 나는데, 상대는 남고딩이었던 것으로 기억. 그는 내게 "그 예민한 군가산점 문제도 있고, 초등학생때부터 남자들이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는 것 등의 문제가 있다"고 했고 다른 많은 것들도 이야기하던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남.
그 남고딩은 여성 뿐만이 아니라 남성도 이러이러한 문제들로 힘들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았는데, 그가 언급했던 것들은 모두 맨박스였다. 댁이 말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맨박스이지, 여성들의 잘못이 아닌 남성사회가 만들어 낸 것이라 이야기 해 줬지만 여전히 같은 말만 되풀이하여 귀찮게 굴길래 차단.

3.

좀 옛-날에 썼던 글인데, 여성혐오와 남성혐오의 비대칭성을 다룬 글이었다.
여성학을 접한지 얼마 안 된 때에 쓴 글인지라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쉬운 점이 꽤 있는데, 어쨌든.
그 글을 본 한 남성이 장문의 댓글을 남겼다.
여성혐오가 실존한다 할지라도 남성혐오를 합리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여전히 그는 여성들의 목숨, 여성들의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여성혐오에 대한 일말의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남성혐오'에만 집중했다.

4.

이번 건 태그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는 페미니즘 글을 쓰면서 kr-feminism을 꼭 넣는다.
나는 저 태그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여전히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또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과 조롱이 가득한 상황에서 반년 이상 같은 곳에서 꾸준히 여성주의 글을 쓰는 것을 나는 대단하다고 여긴다.
이건 나를 과대평가하고 자만심을 불어 넣는게 아니다.
혐오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나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혹시나 소수자 혐오가 들어가 있었다면 죄송하다.) 여성주의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 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kr-feminism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몇 주 전이었던 것 같다. 내 또래의 남성이 kr-feminism 태그를 달고 페미니즘을 공격했다. 왜 공격인지는 글을 읽으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 보는데, 그는 100개의 페미니즘을 운운하며 자신이 하는 행동은 페미니즘의 한 형태일 뿐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행동이 안티페미가 아닌 페미라고 포장했다.

5.

내 또래의 어느 여성이 남녀갈등에 대한 글을 썼다.
내용은, 현재의 사회는 남성들이 이룩한 것이니 여성들이 남성들만큼 일을 잘 할 수 없고, 따라서 현재 남녀갈등의 원인은 여성들에게 있다- 정도의 글이었다.
반박글을 썼고, 그 여성과 댓글 300개를 주고받으며 긴 대화를 했다.
나를 가장 화나게 한 것은, "남성들과 사회도 잘못이 있다고 하면 기분이 좀 풀리시려나요." 라는 발언이었다. 그는 그저 내 기분을 '풀어주면' 되는 것이란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이후 그는 한동안 내 글에 나타나지 않았다가, 대뜸 내게 시비조의 댓글을 달았다.
나는 그런 그가 밉기도 했지만, 그도 나와 같은 여성이기에, 또 왠지 모를 미안함(?)에 그를 반갑게 맞았다. 왜 미안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반갑게 그를 맞았지만 그는 그 때에도 나를 조롱했다.

또 이후에 그는 스팀잇을 떠난다는 글을 썼는데, "페미니스트 상대법"이라며 나를 언급했었다.
지인이 단톡에서 언급을 해서 알 수 있었다. -_-
뭐랄까, 분노가 차오른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다. 그저 같은 또래의 여성인데도 저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이래서 교차성의 개념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6.

코르셋 글을 썼었는데, 젠더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본인이 먼저 내 글이 틀렸다는 전제가 깔린 댓글을 달아 놓고는 내 반응을 보며 '자신과는 의견이 맞지 않는 사람을 보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하더라.
무슨 말을 해도 못 알아들을 사람이라서 댓글을 달지 않기로 했고 내 정신건강을 위해 차단도 했다.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점은-
페미니즘도 여러 갈래가 있고 모든 페미니스트들의 의견이 똑같은 것도 아니며, 따라서 내 글에 동의하지 않는 페미니스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댓글을 보고 빻지 않았다고 말하는 페미니스트는 없을 것이다.

7.

그 사람의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고. 아마 30대로 추정된다.
내가 그 글을 읽었을 땐 제목이 '죄송합니다.'로 바뀌어 있었던 것 같고,
내용도 . 하나가 찍혀 있었는데 댓글 내용을 보니 나를 폄하하던 글인 것 같았다.

나는 대충 "저에 대한 글이었습니까?"라고 댓글을 달았던 것 같았고, 돌아온 대답은 없었다. 그는 나를 차단했던 것 같은데, 아마 내가 댓글을 달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글 내용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이 사이트에 메갈과 워마드를 옹호하는 자가 있다고, 그런 사람한테 보팅을 해주면 어떡하냐는 내용의 글이었단다.


그들이 보기엔 내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일 줄 모른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아니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내가 이런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단 한번도 나 혹은 여성들이 겪은 것들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젠더와 사회에 대한 이해가 없는, 혹은 알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내 경험과 글을 부정하며 나에게 "넌 틀렸어." 라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나에 대한 부정이 아니다. 여성이라는 집단에 대한 부정이며 남성집단의 행위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이 없는 행동이다.

여성들의 인생을 부정해 놓고 왜 그런 반응을 보이냔다.
왜 그렇게 치우쳐 있냐고 묻는다.
왜 남의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냐고 비꼰다.

나는 계속해서 글을 쓸 것이다.
나는 멘탈이 약하다. 눈물은 한없이 많고 여리다. 당신들을 보는 게 난 힘들다.
그래도 계속 쓸 것이다.
과거의 조금 미숙했던 글들을 보며 내 부족함도 느껴지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내가 조금 더 자라서 내 글을 읽었을 때, 적어도 부끄럽지는 않을 자신이 있다.

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겐 이게 그저 자기연민에 합리화하는 것으로 보일 테지만, 그런건 상관 없다. 나는 계속해서 글을 쓸 것이다.

[Feminism] 약 반년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