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빔바입니다!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라는 책의 내용에 기반한 수용전념치료 포스팅을 총 5편 연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스팅이 되기 전 전반적인 ACT의 내용이 알고싶으신 분들은 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임상심리 슬쩍 들춰보기"의 ACT 편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글보다는 좀 더 이해하기가 쉬우실 겁니다 :)
오늘의 포스팅은 ACT 시리즈 4편, 가치는 목표가 아니라 방향이다 입니다. 시작합니다!
우리가 심리적인 문제와 씨름하고 있을 때, 우리는 이런 고통이 끝나야 진정한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으며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삶을 살아가는 것을 미룹니다. 저는 이런 양상을 가장 많이 나타내는 곳이 "군대"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군대에 가면 전역 날만 기다리며 빨리 시간이 가길 바라게 되죠.
하지만 그렇게 허비하는 시간 또한 우리의 삶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과 상관없이 지금 당장 우리의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한 비유가 나옵니다.
여러분이 “인생”이라는 이름을 가진 버스를 운전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다른 버스들과 마찬가지로 이 버스에도 승객들이 탑니다.
이런 승객들은 각각 당신의 기억, 신체 감각, 감정, 자동화된 생각, 충동 등일 것입니다. 승객 중엔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불한당이 있을 수도 있어요.
우리도 이처럼 일견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들과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은 지금까지 버스에 탄 불한당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승객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거나 그 사람들의 외양을 바꾸거나, 또는 그 사람들이 내가 볼 수 없는 곳에 밀어넣기 위해 노력했을 지도 모릅니다.
마치 여러분이 심각한 불안이나 처리하기 힘든 충동, 슬픔에 몰두하고 괴로워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불한당 승객을 보이지 않는 곳에 밀어두거나 버스에서 내리게 하려고 실랑이를 하다보면 결국 버스는 운행을 멈추고 정지하게 됩니다. 운전할 사람이 없는 것이죠.
모든 가능성이 좌절되면 우리는 승객과 협상하게 됩니다. 제발 내 눈앞에서 보이지 말아달라고, 뒤에 처박혀서 고개 숙이고 있어달라고 말이죠.
협상에 성공해 그 승객이 그렇게 해준다고 해도, 결국 우리는 여전히 그 승객이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피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고 부인하죠.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자유를 포기해야합니다. 그런 감정이 뒤에 숨어있는 대신에, 우리는 그 감정이 이끄는대로 운전을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내가 발표 불안을 느끼고 그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마음이 있다면, 발표나 평가 받는 상황을 아예 피해버리거나, 부득이하게 전혀 불안하지 않은 척 사교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단지 불안이 고개를 쳐들지 못하게 막을 뿐이고, 성공적이었다고 해도 우리는 “인생”이라는 버스의 통제를 잃게 됩니다. 우리는 이 책의 제목처럼 “마음에서 나와 삶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인생이라는 버스 앞에는 “가치”라는 두 글자가 붙어있습니다. 가치라는 것은 짧은 시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을 조금 따라가 보겠습니다.
인생이라는 버스가 골짜기와 자갈길을 통과하고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버스에는 나침반이 있습니다. 당신은 “나는 동쪽으로 가겠다”라고 말하고 동쪽을 향해 운전합니다. 그러나 길은 완전히 동쪽으로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최대한 동쪽에 가까워지도록 운전을 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목적지가 아니라 단지 방향만 설정해서는 내가 가려는 곳에 ‘결코 도달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치는 그 때 그때 순간마다 의미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이는 그 순간의 나와 주변의 현상들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물건처럼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즉, 가치는 동사이며 부사지, 명사나 형용사가 아닙니다. 가치는 내가 “행하는” 것이지 “가진” 것이 아닙니다. 즉, 가치는 내가 무언가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착역 따윈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가치라면, 어떤 사람을 몇 개월간 사랑헀다고 해서 그 가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방향이지, 사물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행동을 규정하는 근본 원리라고 할 수 있죠.
자신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번 같이 해볼까요? :)
사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정서엔 잘 안맞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보통 서양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흔히 묘비에 비문을 새깁니다. “여기에 빔바가 잠들다. 빔바는 온 마음을 다해 가족을 사랑하였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당신의 묘비를 보게 된다면, 묘비에 어떤 비문이 새겨지기를 바라나요? 실제 어떻게 될지를 예측해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죽은 뒤 어떤 사람으로 남겨지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잠시 동안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당신의 내면 깊숙한 가치를 비문으로 가다듬어 적어보세요. 묘비 그림을 그려보면 더 좋습니다.
조금 어려우실 수 있으니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치 목록을 드려보겠습니다.
- 부부/커플/친밀한 관계
- 자녀 양육
- 가족 관계(부부 및 자녀 이외의 가족 관계)
- 우정/사회적 관계
- 직업/경력
- 교육/훈련/개인적 성장 및 발달
- 레크레이션/여가
- 영성
- 시민권
- 건강/신체적 안녕
아마 대충 목록 명을 보면 각각의 항목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가실겁니다.
이 목록을 참고해서 한번 각자의 묘비명을 댓글에 달아보고 소감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꼭 하진 않으셔도 좋습니다 :)
제 묘비명을 이야기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해볼게요.
저는 선배님이 진행하는 ACT 집단치료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이 묘비명 쓰기를 했었는데요, 저는 이런 묘비명을 썼습니다.
이 묘비명의 의미를 조금 설명해보면, 말 그대로 제가 태어나서 행한 일들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돌아간 뒤에 제가 이룬 성취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그것이 조금 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면 죽고나서도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떄문이죠.
저는 "죽음"을 정말 두려워합니다. 내세를 믿지 않기 때문에 제가 죽고나면 이 세상이 사라진다고 믿죠. 하지만 그 와중에 제 흔적을 세상에 남기는 방법은 결국 내가 세상에 최대한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영향력이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널리 울려퍼진다면, 그것이 나쁜 영향력이기보단 좋은 영향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위에 말한 것이 제가 말한 가치입니다. 가치는 방향과 행동이라고 말씀드렸죠? 저는 이 가치를 어떻게 따를 수 있을지 고민해봤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여러 사람과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고, 몇명이 모임을 만들어 자신이 공부한 관심사에 대해 강의를 하고,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가능한 한도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심리학의 중요성을 알리다 결국 이 곳 스팀잇에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스팀잇에도 이렇게 심리학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스팀잇에서 심리학은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고, 제가 글을 그리 잘 쓰는 편이 아니라 그렇게 영향력은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가진 영향력을 최대한 발휘해 글을 쓰고, 그것을 읽어주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것은 미미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겠지요. 이것이 저의 가치입니다.
이런 가치를 따르며 앞으로도 매일매일 글쓰고, 떠들고, 공부할 생각입니다 :)
오늘 밤 자기전에라도 잠깐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네요 :)
밤이 저물어갑니다. 이제 내일이면 기다리고기다리던 금요일이네요,
다들 피곤한 하루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빔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