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이 고운 할머니 한 분이 발돋움을 하고 사물함에
대롱대롱 매달려 애를 쓰고 계셨다.
며칠 전 샤워장에서 수건이 없다고 하시다 남의 수건을
본인 것으로 착각하고 사용하신 뒤 그대로 가져가신
바로 그 할머니였다.
키를 확인해 보니 9번 키를 들고 6번 사물함이 열겠다고
하신다. 며칠 전의 일도 있고 차마 할머니께 사물함을 잘못
찾았다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다.
할머니를 앉아서 기다리도록 하고 키를 들고 카운터로 가는
체 하다 돌아와서 9번 사물함을 열었다.
팔순이 넘은 할머니가 유치원 아이처럼 박수를 치며
좋아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