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시간이란 개념은 참 정의 내리기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가 현재라고 부르는 시간은 너무나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인식하는 순간 과거가 되어 버린다. 과거는 오로지 우리의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며칠간의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실로 짧지만 기억 속에는 오래 남아 있다.
지나가 버린 과거가 뭐 중요하겠냐마는 그 오랜 기억의 파편이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일상과 다른 새로운 추억의 영상을 뇌의 시냅스에 쌓아 놓기 위해 전화를 들었다.
6시38분 6200번 공항버스 타고 제1공항으로 갔다. 미세먼지 잔뜩 낀 공간을 떠나 새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기대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올해 시집가는 딸과 와이프와 함께 해서 더욱 좋다. 참좋은 여행사(159만원+25000원 (환율변화분))
독일 프랑크푸르트 까지 11시간20분 걸려 14시 50분경 도착했다. 그 긴 시간이 별로 지겹게 느껴지지 않는 건 영화 때문이다. 안시성, 보헤미안럅소디, 램페이지, 암수살인에 빠져있다 보니... 공항에서 짐을 찾고 물을 한 병 (1리터 3.8유로) 사고 버스 타러 밖에 나왔다. 조금 쌀쌀한 날씨다.
8시간의 시차로 아직 날은 밝다. 5시간 반 버스를 타고 뭘도르프에 있는 Plaza 호텔로 갔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의 소개가 있었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 좋은 가이드를 만나는 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젠틀하고 얘기를 재미있게 하는 50대 초반 총각 가이드였다. 저녁은 버스 안에서 주는 김밥으로 해결해야 했다. 10일간 3500 키로를 버스로 이동해야 한단다.
항공비정도의 가격으로 10일간 6개국을 돌아다녀야 한다면 호텔을 대도시가 아닌 한적한 마을에 자리 잡을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볼거리가 전혀 없는 이 곳에 단지 잠만 자고 간다는 게 조금 억울한 느낌이 들었지만 내일 가야 하는 짤스부르크와 가까운 곳이라니 참을 수 밖에…
주변이 조용하고 거리는 한산했다. 호텔은 아담했고 작은 더블에 침대 하나를 더 넣어 공간도 별로 없다. 넉살 좋은 딸이기에 방을 같이 사용할 룸메이트를 붙여달라고 했지만 혼자 온 20대 처녀가 돈을 더 주고 독방을 사용하는 바람에 2인실 방을 같이 사용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