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이슬람 나스르왕조에 의해 건축된 이 왕궁은 유럽에 있는 이슬람 궁전 중에는 제일 크다고 한다. 크게 4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나스르 궁전, 헤네랄 리페, 찰스5세 궁전, 알카사바 인데 나스르 궁전은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고 따로 입장권을 발부 받아야 한다.
카톨릭인들에 의해 나스르 왕조가 함락된 후, 16세기에 지어진 찰스 5세 궁전은 다른 건축물과 달리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져 있어 완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크고 웅장하지만 왜 이 건물이 여기 있지? 잘 조화가 되지 않는다.
11월 스페인 그라나다의 날씨는 추위를 느낄 정도인데 비까지 내리니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다. 우산을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한 가랑비가 오락가락했다. 화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궁전을 찍고 싶었는데 렌즈에 비가 튀기지는 않을지를 걱정해야 하니...
100명이 넘는 후궁들이 거처했고 왕자나 공주는 9세가 되면 그들만의 궁에서 생활해야 했단다. 궁전을 돌아보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멋지고 하늘로 쏟아 오른 키 큰 나무가 보였다. 사이프러스 나무(Cypress)였다. 궁 내부엔 마치 수목원을 연상시킬 만큼 이 나무들이 무성하다.
한 종류의 나무의 이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삼나무, 실편백나무, 측백나무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피톤치드 함량이 높다. 서양 사람들이 부르는 더 정확한 이름은 Itailan Cypress다.
이 나무는 보통 나무들과 달리 가지가 거의 옆으로 퍼지지 않는 홀쭉이 키다리형태로, 고흐 편지에서 뾰족탑으로 표현한 것처럼 아주 독특한 모양을 갖는다.
10시45분에 마드리드로 출발하여 12시 30분 휴게소에 도착하여 규모가 제법 큰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대구스테이크요리였는데 맛있었다. 스페인 사람들은 대구를 정말 좋아하는 모양이다. 바칼라우(Bacalhau)라고 쓰인 식당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