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보다 더 고요하다
정승화
침묵보다 더 많은 말들이 있을까 시인이 사용하는 단어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 단어를 조합해 만든 문장에는 해석의 한계를 넘는다 그럴 때 나는 그 시를 좋은 시라 생각하고 또 수 많은 단어 앞의 시끄로운 문장을 차라리 침묵이라고 말한다 좋은 시 앞에 말문이 막히지만 마음문이 열릴 때 비로소 새로운 형태의 시세계가 구축된다 일종의 시세계만의 암호 같은 구도가 만들어 진다 물론 이것은 다분히 주관적이지만 허구는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역사를 허구라고 하지 않듯 말이다
시에 모범 답안이 있을까? 물론 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시대마다 시가 억압 받았던 순간에 시가 내 놓았던 답안은 부정처리가 되었었다 시로써의 생명을 잃었고 깊고 오랜 후유증에 시달렸었다 그랬을 때 시는 그냥 시만 살아 있는 세계로 돌아 가 동굴처럼 캄캄한 곳에서 오래 숨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의 어떤 문장들은 한 사람의 온 생을 전부 포함하고 있을 때가 있다 질문이 없이도 답이 있고 묻지 않아도 스스로 지도를 내민다 마치 내비게이션을 켜고 목적지를 찾는 것처럼 확실하게 도착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시는 원래 혼자였고 하나였으나 그 시를 찾는 사람은 헤아리기 어렵다 시라는 단어를 입안에 두고 읊조려 볼 때 차라리 시보다 내가 더 시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온통 내 안에 들어 차 있는 문장들이 걸어 나오지 않았을 뿐 얼마나 많은 빛나는 시들이 가득한지 그랬을 때 내가 시인이라는 것에 처음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시인이 바로 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시는 열쇠를 잃어버린 자물쇠이며 시인만이 그 자물쇠를 딸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는 것이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결국 시는 시인을 앞질러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시인을 통해 시는 탄생하지만 시 자체가 시인을 만들어 낼 재주는 없다는 것이다 그 후 오래 시달려 왔던 시에게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다만 독자들은 시의 통제하에 있을 수는 있다
사람이 시간의 간섭을 받는다면 시간에게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게 또한 시인이다 시 안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대하여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확실한 시대적 이데올로기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적절한 방향을 제시할 줄 알고 시가 갖는 본질을 변질시키지 않으면 된다 시의 본질이란 정직성에 있다 그렇다고 정직이 곧은 직선일 필요는 없다 돌아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옛말처럼 부드러운 회유를 통해 소통하며 변화시키면 된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바로 시인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어떤 시대이건 시인은 언행에 단정해야 하며 불의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시는 모든 것을 떠나 세상에서 사람과 평등한 관계를 맺는다 평등은 수직이 아니라 수평의 관계이다 그래서 불안하지 않다 시, 그것은 세상의 모든 감정을 다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누구에게나 원하기만 하면 기회를 준다 절망의 끝에서 선택의 기로에서 사랑의 중앙에서 맘껏 휘둘려 준다 주장하지 않으며 주장 당한다 그러면서 비굴하지 않고 빛날 수 있는 예술은 많지 않다 주인이되 주인이지 않는 거, 원하되 강요하지 않는 거 그래서 우리는 시에 기대어 위로를 받고 충고를 받아 들인다
인간이 버린 문장을, 인간이 버린 인간을, 인간이 버린 세상을 시가 치유한다 침묵보다 더 고요하게......
덧붙이는 글 - 시를 잠시 떠나 평창올림픽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그러나 최근 최영미시인의 문단 내 성추행발언으로 시끄럽고 우울한 문단에 대해서는 짧막하게 한마디 해야겠다 지금은 문단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의식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이미 그런 일들은 흔하게 일어나는 시대는 지나갔다 도제제도로인한 폐단 중 하나에서 미롯된 불미스런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젊은 시인 누가 그런 일을 가만히 당하겠는가 또한 그런 일을 용감하게 저지를 시인 또한 감히 누가 있겠는가 흔히 하는 말로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그 어떤 문학도 인간 위에 있을 수 없다
《 계간지 [시와 산문] 2018년 봄호 신작시 특집 게시물 중 시인수첩》
&.......스팀잇 kr 인명사전 시부분에 내 이름이 올려져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로 등단하고 글쟁이로 살아온 지 13년이
되는 동안 나는 나를 시인으로 소개해본 적이 없다 문화부장관상을 주는 꽤 큰 문학제단에서 심사위원으로 있었고 다른 문학제단에서 사무국장으로 오래 일을 하기도 했었고 나름 큰 상을 받거나 나의 시집이 추천도서 및 어느 해 어느 달의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었지만 나는 나를 시인이 아닌 글쟁이로 소개한다 아직 시인이란 칭호를 쓸만큼의 필력도 안 되지만 스스로 시인이라 인정하는 순간 그 책임감이 막대해지는 까닭이다
왜냐하면
시인이란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는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스팀잇 글쓰기 태그에서도 Poem이 아닌 Writing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차이코프스키의 로망스 F단조 Op.5입니다
■ 차이코프스키 로망스 F단조 Op.5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러시아 출생의 차이코프스키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처럼 작곡가이자 지휘자였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초기 나로드니키 운동 지도자 및 사회주의 혁명가이기도 했습니다 ※※아실까요? 그가 동성애자였다는 것을요...!!!
*!~ ,,,,,저는 시를 쓰며 여러장르의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고 영화와 책에 환장하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문장에 대해 공감하지 않으며 사람보다는 자연을 신뢰하고 더 친합니다 또한 영화 '어느 날 사랑이 걸어왔다'의 여주인공 '파이'와 아주 비슷한 성격이고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의 영혜처럼 나무가 되려고 사력을 다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여러가지의 별명이 있는데
사차원 도덕선생님 F.M 양파 여우 대부분이 이런류의 별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