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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글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장문의 글을 네개나 썼는데 그중 하나도 올리지 않았다. 특별히 시간이 없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스팀잇을 하는 것이 허무했다. 이 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는 것이 다 무슨 의미인가 싶었다. 너무나 간단히 전원을 끌 수 있는 관계와 세상이라는 것을 실감(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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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시에 그 반대의 경험도 하고 있었다. 온라인(스팀잇)에서 알게 되었지만 오프라인에서도 진심어린 대화가 가능하고,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사람들도 있었다. 나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인지도 모른다. 내려놓은 만큼 가벼워진 것도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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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올릴 수 없었던 또다른 이유는 이처럼 ‘오프라인의 나’ 를 아는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평소에 드러내지 않는 나의 이면을 이곳에 꺼낼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익명이라는 안전장치의 보호를 받았기 때문인데, 나의 실물과 성격을 아는 이들 앞에서 글을 쓰려니 어쩐지 ‘온라인의 나’ 로 컴백하기가 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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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나의 글이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존재했다. 예전에 @cagecorn 님이 달아주셨던 댓글 원본을 찾는다고 몇달 전 글을 뒤적일 기회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일상, 남미여행기, 짧은 고찰이나 추억 이야기 등... 요즘 올리는 글과 달랐다.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었다. 스팀잇 초창기에는 ‘읽고 싶은’ 글을 쓰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살만하니 ‘쓰고 싶은’ 글만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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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내가 열심히 찾아다닌 댓글이다.
넷상에서의 타인을 향한 헌신은 마치 허상처럼 순식간에 잊혀지기에 다신 그런 거 하기 싫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재밌죠. 데이터로 남지 않는 현실관계는 오히려 몇십년 후에도 재회하면 고스란히 그곳에 남아있는데. 모든 게 싸그리 기록으로 남는 넷상의 인간관계는 하루 아침에 지워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하지만 이곳은 다르네요. 몇몇 정말로 가까이 다가가 친구가 되고 싶은 분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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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음가짐을 다잡을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나는 스팀잇에서, 글을 업으로 삼을 수 있을 지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했다. 이곳에서의 관계와 소통이 내게 큰 부분을 차지하기는 해도, 2번에서처럼 그것에 일희일비하고 있을 수는 없다. 글쓰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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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기는 마저 써야겠다. (@골뱅이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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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girina79 님(이하 기리나님) 이 후원하시는 보육원에 다녀왔다. 늘 마음만 있거나 계좌이체를 하는 정도였는데 직접 아이들을 만나고 오니 하루의 의미를 찾은 것 같다. 선뜻 불러주신 기리나님,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고맙다. 조용한 진심과 열정이 느껴지는
@etainclub 님과의 만남도 인상적이었다. 본인과 닮은 설이 곁을 떠나지 못하는
@roychoi 님과 웃는 모습이 너무 이쁜
@sujisyndrome 님도 만났다. 세상 맛있는 자몽에이드와 그리웠던 쌀국수를 먹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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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콘 아트페어를 빼놓을 수 없다. @zzoya 님(이하 쪼야님) 과
@sunshineyaya7 님을 응원차 간 것인데
@thecminus 님,
@soyo 님을 득템했다. 다들 매력 터지는데 설명할 길이 없다. 설명할 길이 없으니 안하도록 하겠다. 나보다 먼저 와계신
@maanya 님(이하 마아냐님) 은 관계자도 아닌데 나처럼 꿋꿋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 또 보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또 갔다. 마아냐님도 또 왔다. 내가 보고 싶어서 오신 것이 틀림없었다. 기다리던
@lanaboe 님과 깜짝선물 같았던
@grapher 님을 만난 것도 큰 소득이었다.
@glorias 님의 밝은 에너지가 좋았고
@zenigame 님은 연예인같았다. 도연이 손 붙잡고 오신
@talkit 님은 어찌나 인상이 좋으시고 부녀지간에 꿀이 떨어지는지 보는 내내 흐뭇했다. 오랜만에 만난
@chocolate1st 님도 참 반가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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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얼떨결에 고팍스 밋업까지 갔었다. @romi 님을 실제로 만났는데 듣던대로 사랑스러우셨고 쪼야님 신도자&전변협 임원진
@gochuchamchi 님과
@room9 님도 만났다. 점점 초딩일기가 되어가는 것 같지만 이건 써야겠다.
@lekang 님과
@segyepark 님을 만나서 너무 좋았다. 숨어 있으려고 해도 반가워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기리나님도 이날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나는 건데 어쩜 이렇게 편하고 자연스러운지 신기한 노릇이었다. 아참,
@wony 님도 만났다. 어떻게 알아 보았냐며 놀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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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서로 어색하기도, 정신없기도 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만났더라면 좋았겠지만 어긋나 아쉬운 사람들도 많다. 이 곳에 쓰지 않은 만남도 있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온라인의 인연을 오프라인으로 가져오는 것에 대한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여전히 걱정되기는 하지만 고마움이 훨씬 많이 남는, 좋은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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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