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빨강 그리고 노랑

sirin4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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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응중.

2주 정도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적응도 바쁘고 배움도 바빠 푹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불안한 탓이겠지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마냥 글 쓰는 게 좋아서, 블록체인에 관심이 있어서 불나방처럼 가로등에 달려드는 것 같기도 하다. 뜬금없이, 나중에는 정말 글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록체인 관련 잡지 회사를 만들어 지금 내가 익히고 있는 지식들을 쓰기만 하면 되는 상상. 마냥 앉아서 내가 하는 생각, 지식을 매일 글로 그리는 상상. 그래도 미래에는 무엇이 있을 거라고 믿는 편이, 믿지 않는 편이 때로는 좋아서 저런 생각이 들면 초점은 항상 현재에 두는 연습을 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이렇게 글을 쓰며 생각을 하고 있다.

지방러의 서울 살이 적응은 꽤나 괜찮게 해내가고 있는 중이다. 내가 모르는 것은 내가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에, 내가 부족한 건 내가 잘 알기에 뭔가를 알고 있다고 말하기가 꺼려지는 요즘이다. 글만 쓰는 것도 다양한 걸 해보는 것도 좋다.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고 회사 상사분들도 다 좋다. 난 내가 가는 길을 닦으면 되는 것이고 굳이 다른 것에 대해 신경쓰고 싶지 않아 한다. 구별을 두는 것은 꽤나 귀찮지만 마인드 컨트롤은 공과 사를 구분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며 살아내고 있다.

긍정만 부각하기 보단 부정도 같이 보면서 긍정적으로 헤쳐나갈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은 현실이 조금 무거울 때가 있다.

앞으로 더 힘들 거야.

라는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숨어버리는 경향, 행동들. 그러나 그 뒤에 항상 따르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

남들도 나와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도 있다. 철학과 심리학, 동시에 공학을 공부하며 졸업할 수 있다. 이후에는 심리학자가 될 수도 있겠지. 또 일을 계속하다 보면 회사에서 나와 창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회사에 남아 회사가 커가는 과정을 몸소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내린 결정과 선택들 하나 하나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살면서 기계, 철학, 심리를 공부하고 이젠 컴퓨터 공학까지 공부하고 있다. 물론 전부 잘 모르는 수준이라, 누구에게 내 지식을 풀어 설명할 재주는 없어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만큼은 노력중이다.

스트레스 받으며 일하지 말자. 난 나 자신의 주체다.

-너 정말 분대장 힘들어?
-네, 소대장님. 밤을 새는 것도 힘이 들고 간부님들과 잘 맞지 않습니다.
-그래, 그래. 알겠어. 잘 안맞을 수도 있지 너무 낙심하지 마. 모든 사람들이 다 맞을 수는 없는 거야.
-네, 압니다. 근데 제가 피하려고 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왜 놓고 싶어 하는지...
-아냐, 넌 이미 충분히 잘 견뎠어. 이제는 선택해도 돼. 피하는 것도 방법이야. 너 비는 왜 피하냐, 그럼? 잠시 피했다가 다시 길 가면 되는 거야. 그게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는 거 아냐?

쉽게 뭔가를 포기할 수 없었던 사람이 해준 말이다. 견뎌내고 붙잡는 것보다 포기하는 게, 놓는 것이 때론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론 무언가를 포기해본 사람에게 '에이, 넌 더 할 수 있었어.' 이런 말 따위 하지 않는다. (물론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계기가 된 사건이기도 했다)

나는 나를 보고 나의 성장을 도모한다. 앞만 보지 않고 옆을 보며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럴만한 능력, 주변 사람들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완성된 나는 없는 것이다.

좋은 명절을 보내다 또다시 배움터로 돌아가야지.
좀 쉬다 또 달리자.

초록, 빨강 그리고 노랑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