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챙김] 새로운 스트레스 반응과 차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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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신체는 호메오스타시스를 유지합니다. 즉 보통의 경우 항상성을 유지합니다. 평온하게 유지합니다. 그러나 어떤 과제가 주어질 때 는 스트레스 반응이 생깁니다. 알로스타시스(신항상성) 상태로 전환됩니다. 사바나에서 맹수로부터 도망할 때, 또는 사냥을 할 때, 동료를 구해야할 때 항상성이었던 몸은 신항상성으로 전환합니다. 호흡이 빨라지고 포도당의 분비는 급격하게 늘어나며 뇌와 신체는 긴장하여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제가 끝나면 스트레스 반응은 잦아듭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즉 과제가 끝나는데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반응을 지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전적 스트레스가 아닌 새로운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바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작용하는 스트레스입니다. 한가지 과제에 집중하면 되는 고전적 스트레스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화를 받아야 하고 메일을 체크해야 하며 직장에서 상사와 동료와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멀티 태스킹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끊임없이 다양한 과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야 합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과제가 아님에도 뇌는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마치 야생과 같습니다. 나무에서 내려와서 사바나 초원에서 우리 선조들은 직립했습니다. 그러나 숲으로부터 벗어난 초원은 가능성과 더불어 끊임없는 위험에 노출되어야 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나올 지 모르는 사나운 짐승들로부터 자신과 동료를 지켜야 했을테니깐요. 그래서 야생적 스트레스 상황은 우리 뇌에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회로를 전수했습니다. 이 회로를 가진 선조들이 살아남았고 이 회로가 유전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끊임없이 여러 상황에 대해 주시하고 있어야 하는 현대 사회 생활은, 야생과 다름 없습니다. 게다가 사회로부터 주어지는 평판은 실제 몸에 위해를 가하는 것과 같은 고통을 주기때문에, 우리는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인간의 에너지가 충만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디폴트 네트워크는 가만히 있어도 정이 세어나가는 것입니다. 누정이 됩니다. 60%이상의 뇌 에너지가 디폴트 네트워크로 소비된다는 연구도 있더군요. 이렇게 에너지가 세어나가면 화와 우울증에 쉽게 노출됩니다. 에너지를 이미 다 썼기 때문에 안에서 오는 화를 참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약자에게 화풀이 보복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자기 자신에게 화를 냅니다. 이게 우울입니다.

이런 환경일 수록 좀 단순해 질 필요가 있습니다. 한가지에 깊이 몰입하면서 그 한가지를 음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오늘 99년 역무 고차수 청병이란 보이차를 마셨습니다. 깊이 음미하면서 말이죠. 탑노트는 마치 삼향과 같은 향이 납니다. 그윽하면서도 생생합니다. 미들노트는 꽃향이 납니다. 그 꽃은 비 내린 흙 내음과 같이 납니다. 베이스노트는 연유의 달달함이 느껴집니다. 차의 전체적인 바디감은 충만합니다. 입안이 가득찹니다. 신맛은 경쾌함을 더해줍니다.

기운은 웅장합니다. 마치 큰 산 위에 앉아 있는 듯 든든합니다. 차가 웅장하다니 좀 이상하죠? 하지만 정말입니다. 힘이 충만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넉넉히 다 받아들이것 같은 포용력도 생깁니다. 힘이 있어야 여유가 생기나 봅니다.

비가 옵니다. 편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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