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하지夏至에는 담담한 하심下心을 기르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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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이 하지였습니다. 태양이 가장 긴 때였습니다. 양의 기운이 승하는 때입니다. 즉 화의 기운이 활발하여 위로 발산하려고 합니다. 이때 필요한 기운은 무엇일까요. 바로 음의 기운입니다. 발산하려는 양의 기운이 너무 강하다 보니 쉽게 동하여 정을 다 써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음기가 없으면 양기가 활동할 수 없습니다. 음기는 자동차 연료가 같거든요. 연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계속달리다 보면 차가 타버리고 말 것입니다. 수렴하는 기운인 음의 기운이 있어야 발산하는 양의 기운이 발할 수 있습니다. 안으로 수렴해야 외부에서 발할 수 있습니다. 주역의 괘상으로 봐도 5양 1음의 천풍구괘의 시기입니다. 5개의 양이 있지만 그 아래 하나의 음이 있는 시기입니다. 음이 미약하지만 양을 움직이는 건 이 음입니다.

양은 무엇일까요. 요즘 같은 시황에서는 자극받아 움직이는 마음이 아닐까요. 그 마음이 흘리는 땀이 양이 아닐까 합니다. 동의 보감에도 "음식을 너무 먹으면 위에서 땀이 나오고, 놀라서 정이 빠져나가면 심에서 땀이 나오며, 무거운 것을 들고 멀리 가면 신에서 땀이 나오고, 빨리 가거나 두려워 하면 간에서 땀이 나오고, 몸을 힘들게 움직이면 비에서 땀이 나온다.' 라고 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며 무리하고, 외부의 움직임에 쉽게 동하면 진액이 몸에서 빠져 나간다는 것입니다.

이 진액을 만드는 것이 정이고 정은 음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럼 음은 무엇일까요. 바로 담담함이 아닐까요. 그럴 수 있다는 바람같은 마음을 갖는 건 아닐까요. 그래 그럴 수 있어. 열을 식히는 바람 같은 마음 가짐, 그게 하지에 맞는 담담한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는 그래서 하심을 기르는 때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승하는 기운이 많으니 저절로 아래로 내려가는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아래로 흘러 흘러 갈때 더 많은 걸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팀의 하락도 우리에게 하심을 기르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요. ^^ 힘을 내세요. 아래로 흐르는 힘을. 담담한 힘을.

동티벳의 두커종(獨克宗) 고성의 백계사에서 티벳 스님들을 만났습니다. 이분들과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어느 새 눈치 채셨는지 내려갑니다. 같이 여행하는 벗은 스님들은 의도적인 건 아닌데, 사진을 찍으려 하면 사라진다고 하십니다. 사진이라는 도구에 의해 화석화되기 보다 어떤 사건과 계기를 마음에 담아두라는 뜻이 아닐까요. 라고 합니다. 우리의 감각작용은 기본적으로 화석화와 물상화를 지향합니다. 소유화를 지향합니다. 흐름에 어긋나서 말입니다. 그러나 사건과 계기는 늘 움직이는 것이라, 감각이 소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