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여울의 노래 가사 중,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저는 '무엇을'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정재일x아이유의 연주 배경에서 보이듯 무엇을은 추상화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각은 무엇을 경로와 어디서 경로를 가진다고 합니다. 이 경로를 가진다는 게 신기하겠지만, 우리 눈이 어떤 물체를 인식할 때, 눈이 인식하는 건 아닙니다. 그건 몸뇌에서 재해석해 내는 것입니다. 그떄 중요한 통로가 무엇을이라는 통로와 어디서라는 통로라고 합니다. 즉 어떤 물체가 있는지 파악하는 경로와 그게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통로가 분리되어서 인식되고, 최종적으로 통합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에 어떤 대상이 있는지 파악하는 거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건, 무엇을이라는 경로입니다. 이 경로를 통해서 해석이 이뤄지기 떄문입니다. 즉 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해마로부터 정보를 받아서, 그 대상이 과거의 어떤 기억에 해당되는지 분류합니다. 해마는 무엇을이라는 경로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분류해서 자기가 가진 태그를 검색해서 적절한 태그를 붙이는 것입니다. 희미했던 정보들은 해마에 저장되어 있는 태그로 분류된 정보와 만나서, 비로소 형체를 갖추게 됩니다. 무엇이 탄생하는 과정입니다.
이게 구상화와 추상화가 분리되는 지점입니다. 구상화는 우리가 해석하는 대상은 모두 같다는 전제를 암암리에 갖고 있습니다. 거칠게 말하면 말이죠. 그래서 어떤 대상을 똑같이 그려야 한다고 봅니다. 반면 추상화는 우리가 보는 대상은, 각자의 처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살아온 맥락에 따라 기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엇을은 특정될 수 없습니다. 개여울이 듣는 사람을 참여시키는 건, 그런 열린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즉 각자의 처신에 따라 곡의 해석이 달라지기 문입니다. [무엇]이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추상적으로 무엇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 무엇을 듣고 각자 기억 속에서 연상되는 것들을 해석합니다.
방송에서 아카펠라로 편곡하자는 정재일에게 아유가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즉 곡 자체가 이미 풍성하므로 더 배경을 넣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죠. 그 또한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